무속 이야기
2025 을사(乙巳)년의 뱀이야기
愚悟
2024. 12. 30. 00:33
2025 乙巳년의 뱀이야기
2025년은 푸른 뱀의 해다. 뱀은 12지의 여섯 번째로 육십갑자에서 을사 · 기사 · 계사 · 정사 · 신사 등이 있다. 시각으로는 오전 9시부터 11시로 사찰에서 부처님 공양을 올리는 시간이다. 방향으로는 남남동, 달로는 음력 4월에 해당한다.
뱀 ‘巳’는 삼짇날 · 자식(子息) · 태아(胎兒)란 뜻도 가지고 있다. 뱀 꿈은 재수 · 재물 · 태몽으로 인식한다. 뱀이 남근을 상징하기에 뱀 꿈은 임신을 예견해 준다. 반면 뱀이 주위를 떠난다든가, 뱀을 죽이거나, 기분 나쁘게 기어다니든가,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꿈은 재수 없는 꿈이다. 반면 구렁이가 자기를 무는 꿈, 구렁이가 몸을 감는 꿈, 집안에 들어오는 꿈, 구렁이가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꿈 등은 비범한 인물, 튼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태몽이다.
뱀과 가장 관련이 있는 민족은 바로 우리 동이족일 것이다. 그 예로 고구려 고분에 인두사신을 한 복희와 여와 벽화가 있듯이 뱀을 신으로 숭배하는 사상이 널리 펴져 있다. 뱀에 관한 기록들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많이 나온다. 신라의 나해 이사금 때 뱀이 사흘을 울고 난 뒤 큰 지진이 있었고 다음 해 3월이 죽었다는 이야기며, 박혁거세 죽음에 대한 예견하는 등 다가올 재앙을 미리 알려주는 신령스러운 동물이다. 뱀의 눈초리가 기분 나쁜 것은 눈꺼풀이 없기 때문이다.
뱀과 같은 파충류는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민간신앙에서는 업신으로 모셔지기도 한다. 뱀은 곡간이나 마루 밑에서 복과 재물을 상징하는 신이다. 그리고 불사(不死)와 재생 그리고 많은 알과 새끼를 낳기 때문에 풍요의 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혜와 예언, 생명의 탄생과 치유의 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뱀은 의술의 신이다. 그리스신화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의 신’이다. 이 의술 신이 들고 다니는 단장에는 언제나 뱀 한 마리가 말려 있다. 이 뱀은 의신의 진정한 하인이었고 해마다 다시 소생하여 탈피하므로 새로운 정력을 소생시키는 정력의 심벌로 간주돼 왔다. 세계보건기구나 의사의 엠블럼이 바로 이것이다. 장사하는 상인들의 수호신이 된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지팡이와 두 마리의 뱀은 훗날 상업과 교역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스 도자기 그림에는 마이나스(Maenads) 여신이 양손에 뱀을 잡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스 신화의 펜테우스(Pentheus) 양손에 두 마리 뱀을 잡고 있다. 크레타 문명 시대의 크노소스 신전에서 발굴된 유물에서 여신이 두 마리의 뱀을 양손에 쥐고 있다. 여기서 두 마리 뱀은 해와 달을 상징하는 것으로 음양을 의미한다. 또 추분과 춘분을 의미하기도 한다.
『산해경/해외서경』의 기록을 보면 무함국(巫咸國)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무함국은 여축의 북쪽에 있다. 오른손에는 푸름 뱀을 왼손에는 붉은 뱀을 쥐고 등보산에 있는데, 이 산은 여러 무당들이 하늘로 오르내리는 곳이다.”
이 기록에서 푸른 뱀과 붉은 뱀은 크노소스 신전에서 발굴된 유물과 같이 해와 달을 상장하는 것으로, 무당이 음양의 조화를 알고 적절히 대처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