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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마주하는 두 가지 시선

과거를 마주하는 두 가지 시선‘왜 신화는 금기시하고, 무당은 뒤돌아보게 하는가’ 무교의 '상생지생(相生之生)'과 우주적 유기체 존재론무교의 세계관은 우주 만물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생명의 그물망으로 치밀하게 얽혀 있다는 '유기체적 존재론'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연결을 넘어 영적, 감정적 차원의 결속을 의미한다.서구적 이분법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 인간과 자연, 성(聖)과 속(俗)을 철저히 분리하지만, 무교에서는 이 모든 것이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연속선상에 있다고 본다. 이 거대한 그물망 속에서 누군가가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거나 깊은 상처를 입어 '한(恨)'이 맺히면, 이는 개인의 소멸로 끝나지 않는다. 맺힌 한은 생명망의 흐름을 막는 영적 응어리가 되어, 산 자들의..

무속 이야기 2026.09.08

일월조정(日月調整) 신화와 생생지생(生生之生)의 생태학

일월조정(日月調整) 신화와 생생지생(生生之生)의 생태학‘두 개의 태양을 쏘다.’인류의 창세 신화에는 흥미로운 공통점이 하나 있다. 태초의 하늘에는 지금처럼 하나의 해와 하나의 달이 있지 않았다는 기억이다. 중국의 예(羿) 신화에는 열 개의 태양이 떠올랐고, 아메리카 원주민 신화에도 다수의 태양이 등장한다. 우리 민족의 무가(巫歌)인 이나 역시 마찬가지다."그 시절에는 해가 둘이요, 달이 둘이라. 낮이면 해가 둘이 떠서 만물이 타 죽고, 밤이면 달이 둘이 떠서 만물이 얼어 죽어 인간이 살 수 없었네."천하궁 당칠성과 지하궁 매화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선문이와 후문이 형제는, 천근 활과 만근 화살을 들고 산봉우리에 올라 넘쳐나는 해와 달을 하나씩 쏘아 맞춘다. 우리는 이 장엄한 영웅 서사를 ‘일월조정(日月調..

무속 이야기 2026.09.02

북두칠성이 두드린 새벽의 소리‘매구(昧扣)’혼돈을 깨우는 하늘의 음악​

북두칠성이 두드린 새벽의 소리‘매구(昧扣)’혼돈을 깨우는 하늘의 음악​오늘날 우리는 꽹과리를 치고 장구를 두드리며 신명 나게 노는 판을 흔히 ‘풍물(風物)’이나 ‘농악(農樂)’이라 부른다. 그러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 음악을 부르던 이름은 풍장, 두레, 걸궁, 걸립 등 무척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현대인들에게 가장 낯설고 생경한 이름이 바로 ‘매구’다. 도대체 매구란 무엇이며, 이 이름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 어원을 추적하다 보면 우리는 땅의 진동을 넘어, 까마득한 우주의 별자리와 맞닿아 있는 우리 민족의 거대한 우주관을 마주하게 된다. 자미원(紫微垣)의 시계바늘과 어둠을 가르는 별, 매(昧)한자에서 ‘매(昧)’는 해가 뜨기 직전의 어스름한 새벽, 혹은 만물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미명(..

무속 이야기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