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할미 이야기

해맞이와 해돋이

愚悟 2009. 12. 31. 14:08

해맞이와 해돋이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다가오는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기 위하여 해마지 명소로 떠난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면서 새해에는 자신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어떤 이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어떤 이는 사업의 번창을 저마다 가지고 있는 소원을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마지하면서 기원하는 행렬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해마지의 시초는 바로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설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한 제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라 8대 임금 아달라阿達羅이사금 즉위 4년 정유(A.D 157년)년 때의 일로 신라에서 잃어버린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하여 일본으로 건너간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짜준 명주를 들고 아달라이사금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후 해의 정기를 다시 찾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 명주를 국보로 모시고, 그 창고를 귀비고貴妃庫라 했고, 제사지낸 곳을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이 바로 문헌상 기록된 최초의 해마지이며 그 날은 바로 동짓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삼국유사>에서 동짓날 해마지를 한 곳이 영일현迎日縣이라고 하였다. 영일현迎日縣이라는 뜻이 바로 해를 맞이하여 매달아둔다는 뜻이다.

또 도기야都祈野 라는 말 역시 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세오녀가 짜준 명주를 가지고 아달라이사금이 제사를 지낸 들판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혼란을 주고 있는 해맞이와 해돋이라는 명칭을 해마지로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날을 동짓날로 규정하는 것은 동짓날이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 때문에 태양이 정기를 잃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동짓날이 지나면 해가 매일 1분씩 길어지므로 동짓날 영일현에서 해마지를 한 후 태양의 정기를 다시 찾았다고 믿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동짓날 이렇게 태양의 정기를 찾기 위하여 해마지 굿을 하는 동안 남미 페루 잉카제국에서는 일 년 중 가장 해가 길고 바로 머리 위에 와 있는 해를 묶어두기 위한 제사를 하늘의 도시 ‘미추픽츄’에서 ‘인티와나타’라는 태양을 묶는 기둥이란 제단에서 제사를 드렸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해맞이와 해돋이라는 두 말이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해맞이나 해돋이나 어느 말을 사용하여도 무방하겠지만 지방자치단체들 마다 다르게 호칭을 하고 있으니 혼란을 막기 위하여 용어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해맞이와 해돋이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금방 해답이 나온다.

 

마지는 어떤 대상을 우리가 맞이하러 간다는 의미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니 새해 첫날 동해로 해맞이를 간다는 것은 바로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러 가는 적극적인 행동인 것이다.

그러나 해돋이는 우주의 원칙에 의하여 태양이 스스로 떠오른다는 개념이외 다른 뜻은 없다. 해돋이는 누가 맞이 하러온 사람이 있건 없건 자기 혼자 그냥 떠오른다는 의미로 방관자적인 뜻이 담겨있다.

 

즉 해맞이는 <삼국유사>에 나오듯 아달라이사금이 태양의 정기를 되찾기 위하여 해를 맞이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면 당연히 해돋이가 아니라 해마지라고 불러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매년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행사인 해마지를 해돋이라고 부르는 어리석음을 접을 때가 된 것 같다.  

 

또한 해마지를 좀 더 체계적으로 기획하여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해돋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광 상품화 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우리들의 독특한 해마지 행사를 전 세계인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시킨다면 국익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