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2일 한겨레신문 인터넷 공간인 休心井사이트에 글을 쓰시는 분들의 송년모임이 있었다.
송년 모임 후기를 올려주신 임락경 목사
휴심정 필자 송년모임
休心井(휴심정) 송년의 밤에 갔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모인 날은 12년 12월 12일이다. 십이 십이 십이이다. 십이가 세 번 겹치는 시비가 많은 날이다. 역사에 기록할만한 날은 아니어도 이날이 우리나라 역사를 한번 크게 전환시킨 날이었다. 지금부터 20여 년 전에 과속운전을 그만두게 하고 대리운전을 시키는 중에 어느 난폭운전자가 큰 시비를 건 날이었다.
올 모임은 지난해보다 참석자가 더 늘었다. 지난해는 글의 주제를 기싸움으로 정했었다. 모인 이들 모두가 기가 넘치는 이들이었다. 꼭 기싸움 하려고 모여든 사람들 같았다. 수신(修身)은 기본이고 제가(齊家)는 가정이 있는 이들은 잘하고 있고, 가정이 없는 승려 귀신애비(神父)들은 일찍이 치국(治國)을 논하고 있었다.
그 때 내가 쓴 ‘기싸움’ 글에 어떤 불심이 강하신 불자께서 댓글을 달았다. 임락경 목사의 글은 휴심정에 싣지 말아달라고. 그래서 한동안 글을 올리지 않았다. 그 불자님이 내 글을 잘못 이해했다. 내 글을 다시 읽어 주시고 오해는 풀고 살고 싶다.
한동안 글을 안 보냈더니, 모인 이들이 인사차 글이 안 올라온다고 야단이다. 여기서 내 글이 필요한 것처럼 인사차 지나가는 말로 했으나 여러 명이서 짜고 한 인사인지라 나는 또 속아서 역시 인사차 그동안 못 올린 글을 올리려고 한다. 원래 원고란 투고해야 하고 투고까지 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고 쓰리고까지 가려면 조현 기자가 쓰리고를 해주어야 된다. 내 글은 무식하기로 유명한 글이었고 글다운 글이 아니니 읽지 않아도 좋고 내 글을 가지고 문장이 어떻고 단어가 어떻고 문맥이 어떻고 트집 잡지 말았으면 한다. 모두가 농담이다. 나는 조상 대대로 농사짓고 살았고 나 또한 아홉 살 때부터 지게지고 농사지으며 살았다. 농사꾼이 하는 말은 모두 농담(農談)이다.
조계종 교육부장 법인 스님
살레시오수도회 김인숙 글라라 수녀
전북 장수 논실마을학교 이사장 이남곡 선생(왼쪽)과 인천 밀들레국수집 서영남 대표
무교연구가 조성제 무천문화연구소장
우리시대 춤 힐러 이애주 서울대 교수
기통차다는 말은 기맥히다는 말의 반대말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기를 같이 가지고 태어난다. 보이는 기는 숨 쉬는 기가 있고 한편, 보이지 않는 기가 있다. 물론 숨도 보이지 않으나 나타나게 느끼는 것이 숨이다. 날숨 들숨이 있고 이 숨은 역시 기도를 통해서 호흡을 하게 된다. 이 숨이 막히거나 쉴 수 없으면 죽게 된다.
다음,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있는 기가 있다. 천기가 있고 지기가 있고 천기와 지기를 잘 모아 인기를 가지고 살아간다. 사람마다 노력에 따라 인기는 세고 약하고 하는 차이가 있다. 천기를 부처님을 통해서 받은 이들도 있고 부처님께 받았어도 원하나 둥글게 그려놓고 받은 이들도 있고 하느님께 받은 이, 하나님께 받은 이 그리고 천주님께 받은 이들도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가톨릭재단 어느 대학이사장 신부님도 오셨고 글쓰기를 많이 하신 수녀님도 오셨고 전직 수사로서 환속한 전 수사님도 참석하셨고 가톨릭언론의 기자도 참석했다. 모두가 천주님의 기를 받고 살아오신 분들이다. 여기서 하느님 쪽 목사 두 사람이 있고, 하나님 쪽에 목사가 없어서 구색 맞추려고 나를 불러들인 것이다. 같은 기 같지만 천주님 기와 하느님 기와 하나님 기는 다르다고 했더니 가톨릭계에서 왜 다르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천주님과 하느님과 싸우면 천주님이 이긴다. 백전백패다. 똑같이 문신부님과 문목사님이 이북에 갔었는데 천주님 기를 받으신 문 신부님은 돌아다니고 하느님 기를 받으신 문 목사님은 감옥에 있었다. 같은 때 북한에 같이 있었던 임수경 양은 돌아다녔다. 그이 역시 천주님 기를 받았기에 그렇다.”
천도교에서는 천기 지기 다 받고 또 천기 지기 모아 살아온 인기마저 다 받고 살아온 이들이다. 그중에 단군의 기를 5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아 살아온 이들이다. 지난해와 달리 금년에는 무속 종교지도자도 참석하셨다. 어릴 때 굿판에 갔다가 뿅 갔었고 그 때부터 무속종교에 빠져들었고 이제는 정식으로 무속에서 속자 빼내고 무교라고 정식종교로 만들어낸 이다. 분신자살한 열사의 장례식장에서 무속 춤을 추셨던 교수님도 함께 하셨다. 지난해는 종교 비빔밥에 고추장이 빠진 기분이었으나 금년에는 두루 갖춘 비빔밥 상을 차렸다. 비빔밥을 미리 비벼놓고 인사 끝나고 갖고 오니 다 식었다. 맛없이 먹었다. 그래도 인기(人氣)는 있었다.
내가 이처럼 글을 쓰고 있으면 하나님 기를 받고 예수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밥 굶을 속 좁은 목사들은 비난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다. 그 중에서도 더 좋은 나라인 것은 좁은 나라에 종교가 다양하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종교가 들어와 있는 나라는 별로 없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은 종교전쟁이 없는 것이 자랑스럽다. 다른 종교에서는 종교가지고 싸움은 안 하는데 기독교계 종교인들이 많이 싸운다. 중동이나 유럽에서는 종교전쟁 때문에 역사적으로 사람 많이 죽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종교전쟁이 난다하면은 좁은 국토에서 큰일 난다. 종교는 각양각색이면서 종교전쟁이 없는 자랑스러운 나라다.
도교인 최상용 기천무학연구소장
오른쪽 행복공장 대표인 권용석 변호사와 노지향 연극인
원불교 김제원 교무
수도원장 출신의 서강대 이사장 유시찬 신부
주역 연구가인 청고 이응문 동방문화진흥회장
<한겨레> 권태선 편집인
종교 전쟁은 불교에서는 없다. 불경에 있는 가르침이다. ‘교외별전(敎外別傳) : 불교 외에 다른 경전도 있고 좋은 책도 있다. 불입문자(不立文字) : 불경 외에도 다른 문자도 있다. 직지인심(直指人心) : 교리를 캐거나 모든 계행을 닦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지도해 불과를 얻을 수 있음. 견성성불(見性成佛) : 진리만 바로 보면 성불할 수도 있다.’ 이를 다시 풀이하면 불경이 아니고 아무 경전이라도,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라도 진리는 있고 진리만 바로 찾아 실천하면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니 싸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유일신 가지고 싸우고 있다. 그나마 보수적인 기독교에서 맨 처음 최흥종 목사님이 탈퇴하셨으나 알려지지 않고 영향은 미약했다. 그 다음 다석 유영모 선생님께서 종교 사이의 화해를 시작하셨다. 대를 이어 김흥호 목사님이 하셨고, 이화여대 교목으로 계시면서 다석 선생의 글을 풀이하시면서 종교 사이의 화해를 위해 앞장서신 큰 인물이셨다. 그 분이 목사가 아니고 기독교대학의 교수가 아닌 처지에서 같은 이론을 떠들었으면 한쪽에서 이단으로 몰리고 끝났을 것이다. 다행히 다석선생 강의는 YMCA에서 허락해주었고 기독교 명문대학 교수이고 교목인 김흥호 교수 때문에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화해할 수 있었던 큰 공로자였다. 그나마 금년(2012년) 12월 5일 93세의 일기로 생을 마치셨다.
우리나라에 종교전쟁이 없는 것은 비빔밥문화 때문인 것으로 안다. 각 종교마다 기맥힌 종교지도자들이 있고 기통찬 종교지도자들이 있다. 기맥히면 죽고 기통차야 산다. 이렇게 각 종교마다 기통찬 이들이 있어 싸우지 않고 종교를 유지할 수 있었고, 그 기통찬 이들이 모여 있어 활기찬 송년의 저녁이 되었다. 하느님과 천주님 기를 받으시고 지난해 참석하셨던 김경재 교수님과 박기호 신부 그리고 이정배 교수가 참석하지 않았다. 기통차고 활기찬 분들이었다.
이글을 쓰신 임락경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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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목사. ‘맨발의 성자’로 불렸던 이현필(1913~64)과 류영모의 제자인 영성 수도자이다. 30년째 중증장애인들을 돌보는 사회복지가이자 유기농 농부 겸 민간요법계의 재야 의사. 군인으로 복무했던 강원도 화천에 터를 잡아 1980년부터 시골교회를 꾸려가면서 중증장애인 등 30여명을 돌 보는 한편 유기농 된장과 간장을 만들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이메일 : sigolzz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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