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에서 사용하는 돼지의 의미
굿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희생양은 바로 소와 돼지다.
이렇게 소와 돼지가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풍습으로 문헌에 많이 등장한다.
소를 제물로 하늘에 바치는 이유는 바로 뿔이 있기 때문으로, 중동에서는 양을 바쳤다.
하늘의 노여움을 풀기위해선 소를 잡아 바쳤다는 의미의 글자가 바로 풀 ‘해解’자다.
解를 파자하면 뿔角+칼刀+소牛가 되는데, 이것은 소를 잡아서 하늘에 뿔을 바쳤다는 의미다.
뿔이 가지는 의미는 여러 가지다.
첫째는 동방창룡칠수인 각항저방심미기角亢氐房心尾箕의 첫 번째 별이 바로 각수이다. 이 각수에게 바치는 재물이 바로 뿔이라는 것이다.
또 예전에는 동물의 뿔로 술잔을 만들어 칠성에게 바쳤는데 소와 양의 뿔은 술잔을 만들기 위해서 희생되는 첫 번째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돼지는 소와 달리 地神에게 올리는 제물로 알려져 있다.
그 까닭은 돼지가 지니는 다산성으로 다산은 풍요를 뜻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소수민족 중 묘족들은 지금도 치우천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이들은 매년 고사절鼓社節이라는 제사를 지내는데 한족들을 피하여 서쪽으로 이동할 때 목고木鼓를 울리면서 행동을 통일하는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조상님께 풍년을 기원하거나 감사하다는 의미로 올리는 제사가 되었다.
이 고사절 때 반드시 돼지를 잡는다. 이때 잡는 돼지는 반드시 검은 수퇘지를 목을 따서 잡는 다는 것이다. 또 잡은 돼지의 털은 불로 태웠다. 그리고 돼지 머리를 잘라 피와 함께 조상님께 바친다.
그리고 가슴에서 복부까지 도려낸 고기를 열 두 덩어리를 만들어 나누어 먹는다.
또 꼬리가 달린 뒷다리는 전체 돼지를 대표하는 것으로 가장 귀한 손님으로 분류되는 어머니나 며느리의 남자 형제들이 가지고 간다.
우리도 굿을 하고 난 뒤 돼지를 나눠가질 때 꼬리가 달린 돼지 뒷다리는 반드시 당주 무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무당이 몇 명이나 될까?
이러한 풍습은 모계사회 때부터 비롯된 것으로 그 당시는 여자가 중심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풍습이다.
묘족들은 고사절에 돼지에 대한 금기어가 있다.
돼지를 돼지라고 부르지 않고 “관인官人”이라고 부르는데 돼지라고 부르면 조상님이 화를 낸다고 한다. 또 돼지 잡는 것을 ‘관인이 절을 한다.’고 하며, ‘장원급제하였다’고도 한다. 돼지털을 태우기 위하여 볏짚에 불을 붙이는 것을 ‘해가 뜬다.’라고 말하며 피는 ‘부초’ 소금은 ‘재’라고 한다. 또 돼지가 살이 쪘다면 ‘목화가 폈다’고 한다.
묘족 중에는 단풍나무는 마을을 지켜주는 조상신으로 섬기기도 한다.
저 멀리 그리스인과 로마인들도 돼지는 자연의 풍요와 비옥함의 상징으로 신에게 바쳐졌다.
특히 로마인에게 들돼지나 멧돼지는 자신이 위험할 때만 공격하기 때문에.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대담무쌍함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다. 또 그리스에서는 제물에 쓰인 돼지의 피로 살인범의 죄를 정화시키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