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무당과 의사

愚悟 2024. 2. 21. 14:22

무당과 의사

 

의사들을 과학자라 한다. 그러나 얼마나 과학적인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겠다.

예전에는 의사들도 환자의 증상을 참고하여 진단하고 처방하였는데, 그것도 과학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

 

지금은 최첨단 장비에 의존함으로써 과학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예전엔 과학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곤란하다고 생각된다. 최첨단 장비를 가지고 진단 하여도 의사들의 오진은 어쩔 수 없는 한계라 생각한다.

 

의사 중에 정신과 의사는 정말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일까? 최첨단 의료 장비가 있다고 한들 정신병은 무용지물이다. 설문조사 몇 장과 질문으로 병을 진단하고 처방하고 있으니, 병역을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이다.

 

한자로 의사를 의미하는 ‘의醫·毉’는 두 가지가 있다. 이 ‘의醫·毉’자를 보면 무당‘의’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굳이 무당들을 무시하고 있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의’ 자가 무당이란 뜻을 가진 데 대하여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희남자 설산훈』에 「醫師在女曰巫 의사재여왈무」라는 기록이 있다.

이 말은 무녀가 의사라는 기록이다.

『산해경』<해내남경>에도 무당들은 불사약을 가지고 있다는 기록들이 나온다.

다. 이뿐만 아니라 조선시대는 무당들을 활인서에 배치하여 병을 고치게 하는 등 의사로서 역할을 하였다는 기록들이 많이 있다.

 

지금은 현대의학의 발달로 무당들이 병을 고치는 의사의 역할은 극히 일부만 남아있다. 그것은 바로 정신병이다. 복잡한 현대인의 삶에서 겪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생기는 정신질환은 당연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귀신에 의하여 발병한 정신병은 정신과 치료로는 완치할 수 없다.

 

현재 폐쇄된 정신병원이나 기도원에서 치료받는 많은 환자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의사들이 과학적으로 치료하고 있지만 잘 낫지 않는다.

정신과 의사 중 소수는 굿을 하면 정신병이 낫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치료에 접목해야 한다는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의사들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의사는 무당들의 치료는 미신이므로 의사들만 정신병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모 방송국에서 왜 굿을 하면 정신병이 낫는가에 대한 탐사 다큐를 제작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필자가 가이드를 하였다.

인천기독병원 정신과 과장이던 김 박사는 “정신병으로 시달리며 고통받는 환자들을 생각한다면 정신과 의사들은 왜 굿을 하면 병이 낫는가를 연구하고 과학적으로 밝혀내어 치료에 접목해야 함에도 미신이라고 외면하고 무시해 버리는 행동은 의사로서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정신병은 발병한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야 한다. 귀신에 의한 정신병이면 당연히 굿을 해야 병이 낫는다. 이런 초과학적인 현상을 믿지 못하니 미신이라고 치부하고 외면하는 것이다. 필자는 현장을 다니면서 굿을 한 후 제정신으로 돌아온 경우를 많이 보았다. 물론 대부분 귀신이 빙의되어 생긴 병이다.

현대의학에서 진단하는 정신병의 원인과 무당들이 진단하는 정신병의 원인은 완전히 다르다. 정신병은 마음과 정신이 피폐해졌을 때 생기는 병이다. 무당은 정신병을 귀신병으로 본다. 즉 조상이나 잡귀신들이 빙의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굿을 하여 조상을 달래고 잡귀를 쫓아내어 귀신들로부터 지배당한 몸과 마을을 되찾아 주는 것이다. 그러니 현대의학의 정신병과 무당이 진단하는 정신병은 치료 방법이 달라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귀신에 빙의되었다고 굿을 하면 다 낫는 것이 아니다. 병이 깊으면 오랫동안 치료해야 하듯이 귀신병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즉 굿할 시기를 놓치면 굿을 여러 번 해야 한다. 찌든 때를 한 번에 벗겨내기 힘든 것과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굿 한 번에 낫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굿을 해도 낫지를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는 무당의 잘못도 있다. 굿 한 번에 낫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무당이 정신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함께 노력하고 연구하여 정신병으로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