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음식과 의미
우리 무당들이 굿을 할 때나 신당에 진설하는 음식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무당들이 전물상이나 신당에 바치는 음식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왜 바쳐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
물론 일반인들이 명절 때 차례상에 진설하는 음식도 같은 의미가 부여된다고 볼 수 있다.
무당들이 정성을 드릴 꼭 바치는 음식이라면 먼저 과일과 떡, 그리고 쌀을 생각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쌀이라고 할 수 가 있다.
쌀은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가장 중요히 생각하여 쌀을 중심으로 농경문화가 형성되었으며 우리 민족의 생명 줄이라고 할 수 있다.
쌀은 한 톨의 씨앗으로부터 시작되며 봄에서 가을까지 정성을 다하여 보살피고 키우는 이유가 바로 우리네 삶과 직결되기 때문이라 하겠다.
쌀은 우주의 근원으로 씨앗의 원천이라고 한다. 쌀은 인간이 재배하는 곡식 중 가장 으뜸으로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작용에 의하여 자연이 만들어 낸 최고의 걸작품으로 껍질은 노란색이나 속 알은 흰색으로 되어있다. 흰색이란 지구의 모든 색깔을 혼합하여 만들어 낸 완성된 색으로 우주본연의 무시無始를 의미하기도 한다.
땅은 대표적인 음의 기운으로 색으로는 모든 색이 혼합된 검정색이다. 그래서 모든 기운이 결집된 고단백질로서 검정콩이 몸에 좋다 하여 우리는 섭취한다.
인간이 죽으면 망자의 몸을 깨끗이 정화시킨 후 우주의 완성 된 색, 쌀과 같은 색인 흰옷을 입힌 후 삼베옷을 다시 덧입히는 것은 완성된 쌀알을 감싸고 있는 볍씨를 뜻한다. 다시 말해 하늘이 주신 은혜에 감사를 드리며 하늘의 뜻대로 도와 덕행을 다하고 한 점 부끄럼 없이 천명을 다하여 삶을 마치고 본래 왔던 칠성으로 다시 되돌아간다고 표현한 것이다.
쌀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떡이다.
우리 민족이 먹어 온 떡의 종류가 달별로 12가지가 넘는다. 떡의 의미는 한마디로 바로 단군의 덕을 일컫는 말로 단군의 덕을 널리 실행하기 위하여 우리는 떡을 하면 이웃과 나눠 먹는 것이다.
우리나라 떡의 시작은 청동기 시대의 유적인 나진초도 패총 및 삼국시대의 고분 등에서 시루가 출토되면서 떡 문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사실은 떡이란 단어가 바로 단군 왕검의 큰 덕德이란 말의 된 소리로 덕이 떡으로 된 것으로 단군시대부터 떡 문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떡시루는 바로 나라의 국경을 의미하고 붉은 팥은 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기운을 나타내는 것으로 바로 치우천왕의 붉은 기운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수많은 백성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떡은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우리 조상들은 달별로 매번 다른 종류의 떡을 해서 신께 바쳤는데 정월 초하루에는 흰떡을 만들어 떡국을 끓이고, 이월 초하루 중화절(中和節)에는 노비 송편을, 삼월 삼짇날에는 두견화전, 사월 초파일에는 느티떡, 오월 단오에는 수리취절편, 유월 유두에는 떡수단, 추석에는 송편, 구월 구일 중구절(重九節)에는 국화전, 음력 시월에는 시루떡을 하여 동네 도당이나 성황당 집안의 성주신께 바치고 난 뒤 동리 이웃과 나누어 먹는 세시 풍습이 있다.
십일월에만 떡을 대신하여 팥죽을 쑤어서 성스럽지 못한 것을 제거하고 다가오는 새해에 집안 식구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십이월에는 천지산령에게 1년의 은덕을 감사하기 위하여 골무떡을 해서 바치기도 하였다.
또한 어른의 생신, 회갑, 아기의 백일, 첫돌, 생일, 혼례, 제사상 등에도 빼놓지 않는 것으로, 신성하고 편안함을 비는 마음과 함께 오랜 평화가 두고두고 깃들기를 바라는 풍습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떡사루의 모양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둥근 모양의 시루와 네모난 모양의 시루에 올리는 경우가 있다.
원 모양은 하늘에 바치고, 네모난 모양은 지상에 바치는 것이다.
3쾌의 떡은 천, 지, 인의 삼위삼천에 계신 신께 바쳐 올리고, 5쾌는 오방을 관리하는 신께 바치고, 7쾌는 7백 세계에 계시는 신들께 바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전물상에 올리는 것이 바로 과일이다.
과일의 종류와 의미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으나 태양을 상징하는 사과, 달을 상징하는 배, 우두머리를 상징하는 대추, 삼권 즉 입법, 사법, 행정을 상징하는 밤, 그리고 6부를 상징하는 감과 그 밖의 과일을 올린다.
먼저 감을 바치는 의미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이 천지의 이치이다. 그러나 감만은 그렇지 않다. 감 씨앗은 심은 데서 감나무가 나지 않고 대신 고욤나무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3~5년쯤 지났을 때 기존의 감나무 가지를 잘라 이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그 다음 해부터 감이 열린다. 이 감나무가 상징하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을 겪으며 선인의 예지를 이어 받을 때 비로소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밤의 의미는 다른 식물의 경우 나무를 길러낸 첫 씨앗은 땅 속에서 썩어 없어져 버리지만, 밤은 땅 속의 씨밤이 생밤인 채로 뿌리에 달려 있다가 나무가 자라서 씨앗을 맺어야만 씨밤이 썩는다. 그래서 밤은 자기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한다. 자손이 수십 수백 대를 내려가도 조상은 언제나 자기와 연결되어 함께 이어간다는 뜻이다. 신주를 밤나무로 깍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대추다. 대추는 대추의 특징은 한 나무에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열리며 꽃 하나가 피면 반드시 열매 하나가 열리고 나서 꽃이 떨어진다. 헛되게 핀 꽃은 절대 없다. 즉,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고서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제사상에 대추가 첫 번째 자리에 놓인다.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뜻에서이다
밀양 박씨 문중 제사에서는 이 과일들을 다르게 풀이하기도 한다.
대추는 씨가 하나인 과일인데, 열매에 비해 그 씨가 큰 것이 특징으로 왕을 상징하고, 밤은 한 송이에 씨알이 세 톨이니 3정승을, 배는 씨가 6개로 6판서를 감은 씨가 8개이니 8방백(方伯, 관찰사)을 의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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