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려를 재현하는 방울소리
<마고시대의 유물로 여겨지는 팔주령과 평안도 무당들의 방울 모습>
무당들이 사용하는 무구의 종류는 무수히 많이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무당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방울이라고 생각한다.
방울은 옛말 상고시대에는 왕권과 제사장의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아주 중요하게 사용되었다는 것을 문헌이나 고분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방울은 왕권과 제사장의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신물이기 전에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마고 삼신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아주 중요한 신물神物이다.
<부도지>를 보면 “오직 8여呂의 음만 하늘에서 들려오니 실달성과 허달성이 모두 이 음에서 나왔으며, 마고대성과 마고 또한 이 음에서 나왔다. 이것이 짐세다.” 라는 기록이 있다.
즉, 마고삼신은 율려라는 소리에서 탄생하였다는 것이다.
8여呂는 팔음으로 팔풍이며 율려律呂를 의미한다.
율려는 우주의 원초적인 소리이며 천부의 가르침이다. 소리는 바로 울림이고 이 울림을 통하여 천부의 소리를 듣고 깨우쳐 인간 본연의 참 마음을 찾고자 하는 것으로 마고삼신의 뜻을 이어 받는 것이다.
또 울림은 파장으로 파장은 바람을 일으킨다. 마고시대는 율려가 한인시대에 풍으로 바뀌게 되었다. 즉 울림을 바람으로 표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무당들의 신을 청배할 때 방울과 부채를 동시에 드는 이유가 나온다.
율려는 천부의 소리로, 그 율려를 재현하기위하여 방울을 만들어 방울의 울림으로 율려를 탄생시키고 신을 청배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방울은 팔방에서 들여오는 천부의 소리를 재현하기 위한 도구다.
방울의 의미는 팔방에 울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즉, 동서남북 팔괘방위로 이 팔괘는 팔풍에서 나오고 팔풍은 팔려八呂에서 나오며, 이 팔려는 바로 율려律呂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방울은 율려를 재현하기 위한 도구로 율려가 운다는 뜻이 담긴 우리 민족의 아주 귀중한 도구다.
1971년 화순 대곡리에서 발견된 팔주령은 우리 민족 최초의 방울이라 할 수 있다.
이 팔주령의 모습은 바로 팔려八呂의 소리를 재현하려는 인간들의 노력을 볼 수 있다. 즉 팔려八呂의 소리를 재현함으로써 천부의 소리인 율려가 재생되고 그 율려를 들음으로써 마고삼신이 후손에게 유시한 해혹복본解惑複本을 이루고자하는 우리 조상들의 노력의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고문화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해혹본복解惑複本과 천부삼인天符三印으로. 해혹복본은 의미의 표현이고 천부삼인은 이미지의 표현이라고 한다.
바로 무당 방울의 울림에는 해혹복본과 천부삼인의 울림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천부를 소리를 듣기 위한 도구인 팔주령이 지금의 방울 모양으로 형태는 많이 변하였지만 평안도 무당들이 사용하는 방울은 팔주령과 많이 닮았다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이렇게 방울의 모습은 변하였어도 방울이 가지는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 아니 방울이 가지는 의미는 변할 수도 없고 변하여서도 안되는 우리 민족의 단단히 지켜야 할 페레다임이다.
지금 방울의 모양은 우리 민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콩의 모양을 딴 것이다. 어떤 이는 방울을 목탁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말은 잘못된 이야기다.
불교보다 무교의 역사가 수 천 년이나 앞서는 것을 생각하고 방울이 천부의 소리인 율려를 재현하기 위하여 만든 신물인 것을 안다면 그런 이야기는 처음부터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방울이 콩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이유는 콩은 천신에게 처음으로 받쳐졌기 때문에 아주 신성한 곡물로써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콩은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믿었기 때문에 콩 모양으로 방울을 만들고 또 콩을 이용하여 부정을 쳐내는 등 콩은 많은 곳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방울은 굿을 하면서 신을 부를 때나, 잡귀를 쳐 낼 때 또 무꾸리(점사)를 할 때 반드시 사용하는 무당들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무구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밝히는 아주 귀중한 유물이기도 하다.
<출처를 밝히지 않는 무단사용 절대 금지>
'무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당이 고깔을 서는 이유 (0) | 2009.10.20 |
---|---|
동이의 음악 (0) | 2009.09.22 |
무당이란 호칭이 가지는 의미 (0) | 2009.08.18 |
진적이 가지는 의미 (0) | 2009.08.04 |
천수天水와 성수聖水 (0) | 2009.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