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원래 힌두교를 믿는 나라였지만 앙코르 제국 당시 12세기 초반에 불교가 유입된 것으로 추측된다.
캄보디아 불교는 대부분 소승불교로 승려들의 계율이 엄격하고 사유제산을 인정치 않는 것이 통례이다.
대승불교인 우리나라의 승려들이 화려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과 달리 캄보디아 소승불교 승려들은 모두가 무소유의 이념을 굳게 믿고 지키고 있다 할 수 있다.
만약에 승려가 사유재산을 숨긴 것이 발각이 나면 주민들에게 맞아 죽는다고 하니, 우리나라 승려들은 감히 흉내도 내지 못할 엄격한 계율이다.
또한 이들은 아침 고양을 11시 전에는 절대로 먹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날 먹을 공양은 탁발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에 탁발하여 사원으로 들어오면 그 시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중앙공원(Central Park) 앞에 있는 사원을 방문하였다.
이 공원에는 사원의 성소에 살던 박쥐들이 사원이 관광지로 개발되자 이곳으로 이동하여 살게 되었는데, 큰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박쥐를 볼 수 있는 도심 속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사원 입구는 사원으로 들어오는 악귀, 잡귀를 막는 수문장인 <쎄나>가 양 옆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이어서 하늘의 신 인드라가 타고 다니는 흰 코끼리가 양 옆에 세워져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바로 사원에서 봉사하는 할머니 두 분이 흰 옷을 입고 앉아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사원으로 들어가 죽을 때까지 허드렛일을 도와주며 여생을 살아간다. 이 두 분의 할머니를 처음에는 점을 봐주는 무당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사원에 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탁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두 분께 1달러씩 드렸더니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을 것이라는” 덕담을 해주었다.
이 사원에는 캄보디아 말로 <뻐리아 앙제이>과 <뻐리아 앙정>이란 두 분의 신상이 모셔져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지장보살이나 관세음보살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힌두교의 <비쉬누>신이 관세음보살로 변하였다고 믿는 캄보디아 사람들은 신상을 발과 손을 씻어주고 그 물로 자신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으며 행운과 잡귀 소멸을 기원하는 듯 하였다.
사원에서 부러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신께 자신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고 있는 모습들이
신전 앞에는 사람의 운명을 예언해주는 점술사, 즉 무당들이 앉아 있었다.
캄보디아에서는 무당을 <끄루띠>라고 부른다.
그러나 점은 우리네 무당들과 달리 점보는 책인 <남부라꿈비>라는 것을 머리에 올리고 소원을 기원하고 난 뒤, 책에 달린 대나무 가지로 책의 아무 곳이나 찌르면 된다.
그러면 점술사들이 대나무로 갈라 논 페이지를 펴고 그 곳에 적힌 이야기를 읽어주는 형태로 점을 보는 것이다.
옛날 우리의 당사주나, 길거리 새점과 같은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필자도 운명을 기록한 책이라는 <남부라꿈비>를 정중하게 머리 위로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대마누로 책의 한쪽 부분을 찔러 책장을 열었다.
통역이 뭐라고 하는지 잘 알아듣지 못하여 무슨 점괘가 나왔는지 모르지만 나쁘지 않다는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승려 세 분이 앉아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축원 덕담을 하여 주었다.
사람들은 세 번 가볍게 절하고 자리에 앉으며 돈을 놓으면 승려들은 합창으로 주문을 외우며 우리네 굿거리에서 볼 수 있는 천수, 즉 성수를 뿌린다.
그들은 성수를 홀리워터<Holy Water>라고 영어로 말해주었는데 캄보디아어로 뭐라고 부르는지 묻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쉽기만 하다
이 성수는 우리네 옥수그릇과 같은 모양의 그릇에 물을 담고 그곳에 연꽃과 자스민꽃을 함께 풀어 넣어 사용하였다.
특히 승려들이 합창을 하며 성수를 뿌리는 행위에 필자는 소름이 돋아나는 듯 한 전율을 느낀 것은 바로 부도지에서 마고삼신이 더렵혀진 마고대성을 천수로 청소하면서 시작된 천수, 즉 성수를 뿌리면서 행하여지는 정화의식이 우리 굿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행하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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