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風物과 사물四物
요즘은 조금 시들해 졌지만 한때는 사물놀이가 많은 인기를 끌어 김덕수 사물놀이 패라고 하면 모르는 젊은이가 없을 정도였다. 김덕수의 장고 연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전해졌다. 그 당시 함께 공연했던 꽹과리 즉 상쇠가 바로 이광수다. 이광수야 말로 아버지 때부터 내려온 광대패의 상쇠로 그 실력이 누구도 따라오지 못했다.
여기서 누굴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사물이란 말은 공연을 하기 위하여 네 가지 악기라는 뜻으로 만든 말이고 원래 말은 풍물이다.
풍물이란 바로 한웅천왕이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신시를 여실 때 풍주 배곡에서 시작하였기에 그때부터 한웅천왕의 성씨는 風씨가 되었다. 이 풍씨는 구이九夷의 한 분파인 풍이風夷가 된다. 즉 풍이족의 문물이 풍물이란 말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풍물은 한웅천왕의 문물이란 뜻이며 이 말은 풍씨 집안의 문물이란 말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풍물 굿을 하는 것을 보면 저절로 흥이 나고 어깨가 들썩여진다. 풍물 굿에는 여러 악기가 사용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네 가지 있다.
바로 징과 북 그리고 장고와 꽹과리다. 이것을 두고 사물四物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나금추 선생님의 '춤추는 바람꽃' 상모 모습>
예부터 이 4가지 악기가 어우러져 가락을 맞추면 능히 천지만물을 움직이게 하고 신령한 기운을 돋우고 신바람을 일으켜 사특한 기운이 저절로 사라지게 하였다.
그리고 풍물을 울릴 때면 모든 농작물에 병해충이 사라지고 풍년을 기약할 수 있었기에 이것을 농악農樂이라고 일제강점기에 폄하하여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 풍물은 농사를 위하여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바로 하늘에 바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한웅천왕이 이 땅에 내리시어 나라를 여시고 가장 먼저 한 것이 바로 하늘을 섬기는 일이 었다. 그때 제사장인 한웅께서 모우旄牛라는 흰털이 많이 난 소를 잡아 콩과 함께 하늘에 바치고 그 꼬리를 잡고 춤을 추면서 하늘에 제사를 드렸다.
그때 그 꼬리를 잡고 춤을 춘 사람이 임금이란 뜻으로 지금 남은 속담 중 “소꼬리 쥔 놈이 임자다.”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바로 소꼬리 쥔 사람이 제사장으로 임금이란 뜻이다.
지금은 이 모우라는 소꼬리가 풍물패 모자 위로 올라 앉아 온갖 묘기를 부리고 있다. 풍물패의 모자 위에 올라간 소꼬리를 상모象旄라고 한다. 풍물패들의 상모돌리기 또한 소꼬리를 쥐고 춤을 추던 그 당시의 풍습이 전해진 것이다.
풍물패들 중에 가장 우두머리가 꽹과리로 상쇠라고 한다. 풍물패 중에 상쇠의 모자에만 모旄가 올라가 있다. 흰소꼬리를 상징하는 상모가 달린 모자를 쓴 사람이 우두머리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웅천왕이 천신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춤을 출 때 흥을 돋우고 신명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만든 것이 바로 악기다. 악기란 하늘의 소리 즉 율려를 대신하는 것이라고 한다.
바람을 상징하는 징은 풍백지제씨風伯持提氏가 만들고, 비를 상징하는 장고는 우사악저씨雨師渥沮氏가 만들고, 천둥번개를 상징하는 꽹과리는 뇌공숙신씨雷公肅愼氏가 만들고, 구름을 상징하는 북은 운사수기씨雲師守己氏가 옛것을 두루 살펴 하늘의 소리인 율려를 대신하여 악기들을 만들었다.
이 사물은 지금도 굿을 할 때 중요한 악기로 빠지지 않고 사용하고 있으며 그 당시의 악기를 가지고 그때의 음악을 재현하여 모우라는 소꼬리 대신 긴 천을 달은 부채를 들고 무당들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악기가 내는 소리는 바로 하늘의 소리 즉 율려를 대신하는 것으로 다른 말로 공수라고도 하였다. 공수는 한자로 공수(貢壽)와 공수(供授) 두 가지로 나타내고 있다.
<태백일사/소도경전본훈>에 보면, 신시의 음악을 공수라 한다고 기록 되어있다.
공수를 다른 말로는 두열(頭列)이라고도 하기도 하였다.
무리는 둘러서서 줄지어 합창으로써 삼신으로 하여금 크게 기쁘시게 하고, 나라가 번영하여 민심이 윤택해질 것을 빌었다고 하였다.
사물은 풍백, 운사, 우사, 뇌공 등 네 신인이 하늘의 소리를 만들어 낸 악기이기 때문에 자연히 신령함과 아울러 만물을 감동시켜 흥을 북돋우고 사특한 기운들을 저절로 사라지게 하니 백성들 사이로 널리 퍼져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사물놀이나 풍물패의 공연을 보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흥이 나는 것은 바로 하늘의 소리 인 율려를 재현하고, 하늘의 소리는 바로 인간 본성의 소리로 인간의 참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일 것이다.
천부의 소리 율려는 바로 인간의 본성으로 나타나 사람의 마음을 맑게 하고, 인간 본연의 성품을 깨달게 하고, 숨을 고르게 쉬게 하고, 원기를 길러 불로장생하게 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은 바로 삼신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수행하게 하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사물은 그냥 악기이기 전에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사상이 담긴 아주 중요한 악기로 우리 민족의 심성을 대변하는 악기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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