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양절重陽節이란?
오늘은 음력으로 9월 9일 중량절인 동시에 상강霜降이다.
상강은 음력 9월에 드는 24절기의 하나로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인
상강霜降은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있으며, 태양의 황경이 210도에 이를 때로 양력으로 10월 23일 무렵이 된다.
이 시기는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대신에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라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대관령국사당 산신당>
상강 즈음에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단풍구경을 떠나기도 한다.
또한 가을의 꽃인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의 계절로 국화주를 즐겨 마시는 이유도 동한東漢 때 내려오는 비장방費長房이라는 도인道人의 전설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한다.
앞날을 잘 맞추는 도인의 도움으로 9월 9일에 산에 올라 수유茱萸를 담은 배낭을 메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면서 재난을 면할 수 있었다는 전설이다.
조선시대에는 중양절엔 국가의례인 둑제纛祭를 행하기도 했다.
둑제는 조선시대 군대를 출동시킬 때 군령권軍令權을 상징하는 둑纛에 지내는 국가 제사로, 경칩(驚蟄, 음력 2월)과 상강일(霜降日, 음력 9월)에 병조판서가 주관하여 제사를 지낸다. 둑제는 국가의 군사권을 상징하는 제사로서 고려시대부터 그 기록이 나오기 시작하여 조선 성종 때 편찬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는 소사小祀로 규정되었다.
둑纛은 바로 독의 변음으로 도깨비를 상징하는 것으로 둑제는 유일하게 무관武官들이 주관하여 지내는 제사로 도깨비대왕으로 전쟁의 신으로 추앙받는 치우천왕에세 드리는 제사이기도 하다.
예부터 전쟁을 하기 전에 임금들과 장군들은 북두칠성의 마지막별인 요광성搖光星 또는 파군절명성破軍絶命에게 제사를 드렸다. 이것을 초제醮祭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기운을 관장하는 별로서 특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별이기 때문이다.
둑제를 지낼 때는 반드시 소꼬리 혹은 장끼의 멋진 꼬리털을 가지고 만든 깃발을 세워놓고 제를 지냈다. 이것을 둑기纛旗라고 한다.
소꼬리는 모우旄牛라는 털이 긴 흰 소의 꼬리를 이야기 하는데, 상고시대에는 제단에 모우旄牛의 뿔을 올리고 꼬리를 들고 여무女巫가 춤을 추었다. 이 춤을 모무旄舞라고 하였는데, 이 모무旄舞를 무무巫舞라고도 한다.
이 모우는 천자의 상징으로 후대에 풍물패 상쇠의 모자 위로 올라가 상모가 되었다.
그리고 음력 9월 9일은 9가 두 개 겹쳐 중양절 또는 중구절이라 부른다.
특히 이날은 산신님의 탄신일이라고 하니 우리 무교인들에게는 특별한 날이 아닌가 한다.
<단군세기>기록을 빌리면, 47세 마지막 단군 ‘고열가’께서 조선을 폐관하시고 산으로 들어가 산신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날이 바로 9월 9일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중양절에는 여러 가지 행사가 벌어지는데, 국가에서는 고려 이래로 정조正朝, 단오端午, 추석秋夕과 함께 임금이 참석하는 제사를 올렸고, 사가私家에서도 제사를 지내거나 성묘省墓를 하였다
중양절의 시제時祭는 조선 후기 이후 특히 영남지방에서 부조묘不祧廟를 모신 집안들을 중심으로 행해져 왔다. 유교 제례에서는 사대봉사四代奉祀라고 하여 4대가 지나면 사당에 모시던 신주를 묘에 묻게 되어 있다. 하지만 나라에서 특별한 공로를 인정하여 부조不祧, 즉 묘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이 있어야 사당에 신주神主를 두고 계속 기제사로 모실 수 있었다.
이 부조가 인정된 조상에 대한 시제는 각별히 중일을 택하여 삼월 삼짇날이나 구월 중양절에 제사를 지내는데, 특히 중양 때가 되어야 햇곡을 마련할 수 있었으므로 첫 수확물을 조상에게 드린다는 의미도 지닌다.
영남지방에는 중양절에 불천위제사를 지내거나 성묘를 하는 집안들이 간혹 있지만 날이 갈수록 사라져가는 풍습이다.
중양절은 무교인들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다. 산신님이 탄신일이기도 하지만 조상을 섬기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양절이 가지는 의미와 풍습을 대부분 무교인들이 무지하여 모르고 지나치면서 요즘은 사찰에서 기일을 알지 못하는 조상들을 위한 제사 지내는 날로 전락하였다.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무교인들이나, 본래의 중양절 뜻을 왜곡하여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찰이나 모두 중양절을 맞아 다시 한 번 중양절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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