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상에 차려지는 제물의 의미
굿을 준비할 때 가장 정성을 들이는 부분이 상차림이다.
예로부터 신께 바치는 제물은 가장 좋은 상품으로 값도 깎지 않고 구입하던 풍습에 따라 물건을 구입한다. 그만큼 신께 바치는 음식은 신성시하기 때문에 입씨름을 하는 등 부정한 것들을 일찍이 차단하는 이유에서다.
어느 굿이든 상차림 모양에는 차이가 있어도 바치는 제물의 종류는 별 차이가 없다.
보통 과일과 떡 그리고 나물, 전 등은 반드시 전물상에 올려진다.
굿상에서 가장 많이 차려지며 중요한 제물은 바로 떡이다.
먼저 떡의 종류를 보면 일월떡 · 칠성떡 · 별상떡 · 대감떡 · 감응떡· 해떡 · 달떡 · 천두떡 등이 있다.
떡의 어원은 바로 덕德에서 나왔다. 덕이란 어진 행동으로, 많은 사람에게 이롭게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덕德은 단군왕검이 조선을 다스린 기본 통치철학으로 홍익인간 · 이화세계를 말하여 단군왕검께서 덕德으로 백성들을 교화하고 다스렸기에 이것을 덕치德治라 한다. 덕치는 바로 덕교德敎에서 비롯되었으며 단군왕검의 사상인 홍익인간 · 이화세계는 덕德으로 다스릴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덕교德敎는 바로 단군왕검의 크고 넓은 덕의 가르침으로, 덕은 단군왕검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아라고 하는 말은, 덕德이 두꺼비같이 두터운 후덕한 자식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 풍습에 떡은 혼자 먹지 않고 반드시 이웃들과 나눠 먹었다. 이렇게 나눠 먹는 것이 바로 덕德을 베푸는 것으로 덕교德敎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다.
홍인인간 ․ 이화세계의 뜻은 인간과 인간 사이를 크게 이롭게 하면,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진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을 덕德으로 표현하였다.
그렇다면 단군왕검의 사상인 홍익인간 ․ 이화세계를 실현하는 방법은 나눔과 베품으로 이것을 실천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수단은 바로 떡을 하여 나누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단군왕검의 덕은 四德으로 나타나는데 천부경의 일석삼극一析三極의 사유체계가 운삼사성환運三四成環이 되어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 원형이정은 춘하추동 사계절의 원리와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되었다.
즉, 원형이정은 사물事物의 근본 원리로, 원元은 만물의 시始로 춘春에 속하고 인仁이며, 형亨은 만물의 장長으로 하夏에 속하고 예禮이며, 이利는 만물의 수遂로 추秋에 속하고 의義이며, 정貞은 만물의 성成으로 동冬에 속하고 지智가 된다고 하였다.
원형이정, 춘하추동의 원리를 알고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네 가지를 알고 실천하는 인간을 사람四覽이라 한다.
원형이정과 춘하추동을 살피고 인의예지를 아는 인간들을 사람이라고 하였으니, 사람이란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한 가운데 믿을 신信이 존재하는 것이다.
떡을 찌는 시루는 나라의 국경을 의미하고 붉은 팥고물은 치우천왕의 기운을 의미하여 벽사의 힘을 나타낸다. 떡시루의 모양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둥근 모양의 시루와 네모난 모양의 시루에 올리는 경우가 있다. 둥근 시루는 천신께 바치고, 모난 시루는 조상께 바치는 것이다. 세 쾌의 떡은 천 · 지 ·인의 삼신께 바쳐 올리고, 오쾌는 오방을 관리하는 신께 바치고, 칠쾌는 7백 세계에 계시는 신들께 바치는 것이다.
해떡과 달떡은 둥근 접시 모양으로 만드는데 태양과 달을 의미한다.
천두떡은 복숭아와 같은 형상으로 만드는데, 바로 하늘의 별떡이란 의미이다. 즉 천두天斗나 천도天桃나 같은 말로써 북두칠성을 의미하는 떡이다.
나물은 송이채 〮더덕채 〮도라지채 라고 하여 3가지를 바치는데 일반 들판에서 거름을 주고 키우는 채소는 사용하지 않았다.
떡에는 꽃을 꽂는데 지금도 황해도굿에서는 흰서리화를 직접 만들어 떡시루에 꽂고 굿을 한다.
서리화란 말은 서리가 나뭇가지에 내렸을 때의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서리라는 말속에는 세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서리라는 어원이 ‘설’에서 나왔으며 ‘설’은 세운다는 의미로 서리화는 단군이 세운 나라라는 의미가 된다.
즉, 떡은 단군왕검의 사덕四德을 나타내며 시루는 조선을 의미하므로 나라를 세운 단군왕검이 동이족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하여 상징물이 서리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일월시루 안에는 세발심지를 놓는다. 세발심지는 칠성님께 혹은 불사님께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세 발을 새발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새는 즉, 조鳥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세발심지는 바로 삼족오의 발로 볼 수가 있다.
삼족오는 고구려 벽화에 나오는 태양의 새로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길조다. 바로 삼신의 뜻을 알리는 태양의 새로 삼신의 사자라고 볼 수가 있다.
그러니 세발심지는 바로 삼신을 기리는 등불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불기 3개에 생미를 담고, 흰 고깔을 3개 접어 올려놓는다. 3이라는 숫자는 삼신의 후손으로 삼신의 기리고 삼신의 뜻을 받들겠다는 의미이다.
굿상에 두부를 꼭 바치는데 두부를 그냥 바치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는 팔각모양으로 만들어 바쳤으며, 그 위에 세발심지를 올렸다. 팔각은 하늘의 의미하는 것으로, 지붕이나 정자는 팔각으로 짓지 못하였다. 그 시대의 제일가는 세도가나 제일가는 부자도 팔각지붕을 한 정자나 집을 짓지 못하였는데, 팔각지붕의 정자나 집은 천자가 사는 집이나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장소에만 사용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두부를 바치는 이유는 부정을 없애기 위하여 바친다. 두부의 원료는 콩이다. 콩은 인간들이 처음으로 천신께 바친 신성한 음식으로 스스로 부정한 것을 물리치는 힘을 가졌다고 믿기에 부정을 칠 때 콩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교도소에서 출소할 때 문 앞에서 가장 먼저 먹는 음식이 두부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굿상에 올리는 것 중 가장 소박하지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 바로 옥수다. 보통 옥수를 3잔 바치는데, 3이라는 숫자가 들어가는 것은 모두 삼신과 직결된다고 생각하여 삼신에게 바치는 옥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행위는 하늘의 물을 생산하는 북두칠성의 천일생수를 나타내는 뜻이다.
일월마지를 할 때는 반드시 물동이를 타고 굿을 한다. 물동이는 영웅의 씨앗인 정자가 담겨 있다는 의미로 무당이 물동이에 오르는 것은 영웅의 정자로 새 생명을 잉태한다는 의미이다. 동이는 단군왕검의 후손인 동이족이 만들고 사용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굿상에 차를 바치기도 하였는데, 특별히 후추차․대추차․황율차를 바쳤다.
한양굿에서 불사삼전이라는 것이 있다. 불사삼전이란 불사전과 고비전과 넋전을 말한다. 불사전은 바로 번개를 형상화한 것으로 굿청에 부정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한다. 일본 신사 본전 앞에 매달려 있는 흰종이 카미나리(かみなり)와 같은 개념이다.
황해도 굿상에 펼쳐지는 전발 역시 부정한 기운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전발은 바로 법사들이 앉은경을 할 때 사용하는 설위설경 중 철망이라 할 수 있다.
굿상에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과일이다. 예전에는 삼색실과라 하여 밤 · 대추 · 감만 올렸다. 지금은 세월이 좋아져서 가지 수도 무척 많아졌다.
먼저 감을 바치는 의미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이 천지의 이치이다. 그러나 감만은 그렇지 않다. 감 씨를 심은 데서 감나무가 나지 않고 대신 고욤나무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3~5년쯤 지났을 때 기존의 감나무 가지를 잘라 이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다음 해부터 감이 열린다. 이 감나무가 상징하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른다. 그 아픔을 겪으며 선인의 예지를 이어 받을 때 비로소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밤의 의미는 다른 식물의 경우 나무를 길러낸 첫 씨앗은 땅 속에서 썩어 없어져 버리지만, 밤은 땅 속의 씨 밤이 생밤인 채로 뿌리에 달려 있다가 나무가 자라서 씨앗을 맺어야만 씨 밤이 썩는다. 그래서 밤은 자기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한다. 자손이 수십 수백 대를 내려가도 조상은 언제나 자기와 연결되어 함께 이어간다는 뜻이다. 신주를 밤나무로 깎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대추다. 대추는 대추의 특징은 한 나무에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열리며 꽃 하나가 피면 반드시 열매 하나가 열리고 나서 꽃이 떨어진다. 헛되게 핀 꽃은 절대 없다. 즉,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고서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제사상에 대추가 첫 번째 자리에 놓인다.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뜻에서이다
그리고 태양을 상징하는 사과, 달을 상징하는 배 등이 있다. 한과와 약과와 약식 등도 굿상에 올린다. 이 풍습은 먹을거리가 화려해진 고려시대의 풍습이며, 굿상에 올리는 나물은 인체의 뼈와 살과 체모 등을 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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