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삼칠(3,7)일 기도의 시작

愚悟 2024. 4. 2. 13:10

삼칠(3,7)일 기도의 시작

 

- 신왕종전의 도(神王倧佺之道)에서 비롯된 3, 7일 기도

- 3, 7일 기도는 완전한 사람이 받는 계명, 전계(佺戒)

 

보통 기도는 3일을 최소 단위로 홀수일로 거행한다. 5721일 등이다. 그러면 3일을 기준으로 하는 기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아본다.

 

부루 단군은 태자 시절 때부터 왕검으로 올라 붕어하기 전까지 뛰어난 능력과 위엄을 널리 떨치면서 백성들을 위하여 너무나 많은 선정을 베풀어, 온 백성들이 추앙하였다.

 

BC 2183년 부루 단군께서 붕어하시니 이날 일식이 있었다. 산짐승도 무리를 지어 미친 듯 소리를 지르고 백성들은 심하게 통곡했다. 그 후 백성들은 집안에 땅을 골라 단을 설치하고 흙 그릇에 쌀과 곡식을 가득 담아 단 위에 올려놓았다. 이를 부루단지라 부르고 업신으로 삼았다. 또 완전한 사람이 받는 계명이라고 전계(佺戒)라고도 불렀다.라는 구절이 단군세기에 나온다.

 

여기서 전계란 7일을 기한으로 삼신께 3번 빌었는데 이것을 임금이 시행했으므로 신왕종전의 도(神王倧佺之道)’라 부르고 임금들은 제사를 지낼 때 3, 7일을 기한으로 삼신께 빌었다고 한다. 신왕종전의 도란 신선이 되기 위한 도란 뜻이다.

 

태백일사/신시본기를 보면 칠회제신(七回祭神)의 책력이 있었다.

 

첫 회 날엔 천신(天神)에게 제 지내고, 2회의 날엔 월신(月神)에게 제 지내고, 3회 날에는 수신(水神)에게 제 지내고, 4회 날엔 화신(火神)에게 제 지내고, 5회 날에는 목신(木神)에게 제 지내고, 6회 날에는 금신(金神)에게 제 지내고, 7회 날에는 토신(土神)에게 제를 지냈다.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하늘의 칠정(七政)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칠정을 달리 칠요(七曜)라고도 부르는데 지금 일주일의 기본이 7일인 것이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모두가 7일을 기한으로 삼신님께 나아가 세 번을 빌고 모든 사람이 모여 계를 지켰다. 이 계를 지켜야만 온전한 사람이 된다고 하여 전계(佺戒)라고 하였다.

 

이것이 오늘날 무당들이 기도할 적에 3, 7일 기도를 드리는 시작이 된 것이다. 우리는 3, 7일을 21일이라 한다. 7일간 기도를 세 번 드리니 21일이 되는 것이다. 무가에도 삼일입시三日入侍 찰일제배七日除拜라는 구절은 전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아기를 낳고 난 뒤 3, 7, 21일이 지나야만 방문한다. 이것 또한 전계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3, 7일이 지나야 아기가 완전한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우리는 계()와 유사한 말로 계불(禊祓)이 있다.

 

계불(禊祓)<부도지> 10장에 나온다. 유인씨가 천년이 지내고 나서 아들 한인(桓因)씨에게 천부를 전하고 곧 산으로 들어가 계불(禊祓)을 전수하며 나오지 아니하였다.란 대목에서 처음으로 계불이 나온다. 게불은 계()와 그 의미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계불(禊祓)이란 소도(蘇塗) 제천행사(神市, 朝市, 海市)를 지내기 전 먼저 목욕재계하는 유습으로 아직도 우리 민족의 제사 의식에 남아 있다. 계불은 후에 계욕(禊浴)이라고 하였다. 계욕이 처음 나오는 곳은 <삼국유사/가락국기>. 이것은 계불과 계욕이 비슷한 의미로 같이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계불은 수계제불(修禊除祓), 계사(禊事), 불제(祓除), 제불(除祓) 등의 말과 함께 쓰이고 있는데 이것은 박달나무에 신시(神市)를 열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하늘에 제사 지내는 의식 일부라고 하였다.

계불 의식은 종교적인 행사로 시작하였으나, 신시시대에 인간들이 어육(魚肉)을 많이 먹었기에 인간으로 하여금 반성하고, 조상에 대하여 기른 공을 보답하기 위하여 희생제(犧牲祭)를 올리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희생제를 올릴 적에는 피에 손가락을 꽂아 생명을 성찰하고, 땅에 피를 부어, 기른 공을 보답하게 하였는데, 여기에는 물체(物体)가 대신하여, 오미(五味)의 과()에 보상함으로써 재앙을 멎게 하려는 육신고충(肉身苦衷)의 고백이 있었다고 부도지를 해석한 김은수 선생은 말하였다.

 

이러한 희생제는 전 세계로 전파되어 신에 대한 제사 의식으로 행하게 되었으며, 지구상의 모든 종교에서 제사 의식의 한 부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무교에서 하는 군웅굿은 바로 계불 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군웅굿이 가장 그 시대의 맥을 이어가는 원초적인 제사 의식이 아닌가 생각된다.

 

계불(禊祓)이란 뜻을 한자어로 풀어 보면, 부정을 씻기 위하여 목욕하는 것을 계()라 하였고, 부정을 없애기 위하여 푸닥거리하는 것을 불()이라 하였다.

그러면 계불은 부정을 씻기 위하여 목욕재계한 후 푸닥거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계불은 부정한 것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푸닥거리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지금의 푸닥거리는 무당이 하는 굿의 하나로, 간단하게 음식을 차려 놓고 부정이나 살 따위를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

 

무당들은 기도의 완성은 100일 기도라고 여긴다. 100일 기도만 하면 무당으로서 영적 능력이 향상되어 무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민간설화에도 아홉이란 숫자는 자주 등장한다. 여우가 천일을 채우면 사람으로 변신하는데 구백구십구 일을 채웠지만 하루를 버티지 못해 사람이 되지 못하는 이야기 등 910에 관련된 설화들이 있다. 여기서 아홉이란 숫자는 바로 절정의 수이다. 아홉에서 하나를 더하면 십()이 되므로 창조의 수가 된다. 창조는 신들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러므로 아홉()이라는 숫자는 현재 상황에서 최고 절정 수 또는 완성 수이다. 결국 하나를 더 하면 본래 가지고 있던 본성이 다른 것으로 변하게 된다. 아흔아홉 칸 기와집을 지닌 사대부가 한 칸을 더 짓지 못하는 것은 사대부의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만약 한 칸을 더 짓게 되면 사대부에서 제왕이 되는 것으로 원래 가지고 있는 정체성인 본성(本性)이 변하게 된다.

 

무당들은 99일 기도 후 하루를 더 하여 100일을 채우는 것은 인간이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즉 신의 능력을 직접 받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기도라 생각된다. 하지만 신과 소통하는 무당으로서 도전해 보는 것도 신을 받드는 사제로서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닌가 한다.

'무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석날은 생산과 화합의 날  (0) 2024.08.09
굿에서 사용하는 돼지의 의미  (0) 2024.05.21
굿의 성패를 좌우하는 조상거리  (0) 2024.03.19
탑 속 봉안물이 가지는 의미  (1) 2024.03.05
무당과 의사  (0)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