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칠성과 뱀
우리 민족 최고의 조상 중 한인천제라는 분이 있다. 한인천제는 9900년 전 풍주배곡에서 한국桓國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사용하는 풍이족시대를 열었다.
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사용하였다는 근거는,
『설문해자』에 ‘虫曰巳’라고 하는 데서 비롯된다. 즉 풍이족의 ‘풍風’자는 안석 ‘궤几’자안에 벌래 ‘충虫’자가 있는 문자이다.
안석案席은 벽에 몸을 기댈 수 있도록 세워놓은 방석이다. 충虫자는 뱀을 의미하는 문자라고 했으니 안석에 뱀을 모셨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풍이족은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풍성에서 사巳성이 나왔다고 문자학회에서는 말한다.
‘사巳’자의 형상이 북두칠성을 닮았기 때문에 북두칠성을 의미하고, 북두칠성은 곧 뱀으로 형상화되었으며, 그때부터 인류는 뱀을 창조의 신 등 다양한 신격을 부여하고 받들었다.
그러므로 사巳는 삼신의 날인 삼짇날을 의미하기도 한다.
삼짇날을 상사(上巳)·원사(元巳)·중삼(重三), 또는 상제(上除)라고도 쓴다.
『복희문화伏羲文化/ 곽상유주편霍想有主編』를 보면, 중국 고대에 뱀蛇이 적지 않았다. 뱀(虫,巳)이 씨족의 성이 되었다.
이리하여 뱀을 족표로써는 씨족을 숭상하게 되었다.
고대의 치우蚩尤, 축융祝融, 우禹가 고루 충虫자를 따랐다. 복희伏羲 여왜女媧의 풍성風姓도 역시 충虫자를 따랐다.
뱀 토템(蛇図騰)이 모계씨족에 고르게 퍼져나가는 것이 가능하였다.
옛글에 “성은 여자의 출생을 따른다.” 했다. 즉 성은 모계씨족사회의 산물이다. 풍성, 즉 뱀 계열 씨족 여자가 낳아 기르는 여자라는 의미라고 기록되어 있다.
『설문해자』에
<풍동충생 고충팔일이화風動蟲生 故蟲八日而化>란 구절이 있다.
이 말은 “바람이 움직이면 벌레가 태어나며 벌레는 8일 만에 변한다.”란 뜻이다.
충蟲의 충虫은 사巳를 의미하고, 巳의 형상은 북두칠성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뱀과 칠성을 동일시하고 신성시한다.
북두칠성이 8일 동안 자미원을 순행하면 8번 바람이 불다. 이 바람이 바로 우주의 소리 율려가 진동과 파장으로 변한 바람이다. 여덟 번 부는 바람을 팔선녀가 타고 오는 것이다. 이 바람은 칠성이 순행하며 발생한 바람으로 팔선녀는 칠성굿에서 여덟 방위에서 하강하는 것이다. 흔히 선녀는 무지개 타고 내려온다는 말은 인간의 상상력이다.
선녀가 칠성굿에서만 하강하는 것은 바로 북두칠성이 자미원을 순행하면서 발생한 바람, 즉 율려에서 선녀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뱀과 북두칠성을 동일시 하기에 칠성굿에서 뱀을 먹었는지 무녀들은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풍이가 뱀을 종족의 아이콘으로 삼았다.
한인천제의 풍이족은 12 제국이라 하여 멀리 수메르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으며, 이 12 제국을 하나로 모아서 한국桓國이라고 하였다. 12 제국 역시 뱀을 아이콘으로 사용하면서 뱀을 숭상하는 문화가 전 세계에 퍼졌다.
남미의 잉카문명의 ‘쿠쿨칸’역시 깃털 달린 뱀이란 뜻이다.
캄보디아 앙코라왓 사원의 정문을 머리가 일곱 개인 뱀이 지키고 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역시 뱀이 등장한다. 아스클레피오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술의 神으로서 아폴론의 아들이다. 두 마리의 뱀이 감고 날개까지 달려 있다.
이것 역시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의 지팡이'로 불리는데, 의사 가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장사하는 상인들의 수호神이 된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지팡이와 두 마리의 뱀은 훗날 상업과 교역의 상징이 되었다. 세계보건기구의 앰블런 역시 뱀이 등장한다. 기독교의 프란치스코 교황 정교회 대주교들이 뱀이 감고 있는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뱀은 이렇게 전 세계 종교의 수호신으로 사용되고 있다.
잃어버린 뮤대륙의’의 저자 <제임스 처치워드>의 뮤대륙 점토판 ‘나칼’의 해석에 우주 공간을 7개의 머리를 가진 뱀이 헤매고 다닌다. 머리가 일곱 개인 뱀은 뛰어난 일곱 개의 두뇌로 일곱 가지 명령을 내려 지구를 탄생시킨다고 하였다.
이후로 뱀은 풍이의 아이콘을 의미하게 되었으며, 한웅천왕 때까지 풍이족은 계속되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풍물이란 말도 풍이족의 문물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풍물패들이 풍이족의 아이콘인 뱀이 움직이듯 노는 것이다.
뱀이 하늘로 오르면 용이 된다. 반대로 용이 땅으로 내려오면 개구리나 지렁이가 되는데, 개구리용을 와룡蛙龍이라고 한다.
와룡, 즉 개구리가 황제가 된 사람이 북부여를 세운 금와왕金蛙王이다.
후백제를 세운 견훤은 지렁이의 아들이다. 지렁이는 뱀과 같이 북두칠성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견훤은 칠성의 자식이란 뜻이다. 이렇게 용과 개구리와 지렁이가 황제가 되는 것은 바로 풍이족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몽골인들은 뱀을 '아브르가'라 부르며 지방 신이나 용왕을 대표하는 성물로 간주하여 죽이지 않는 습속이 있다.
이렇게 뱀은 우리 민족과 칠성을 상징하는 영원불멸의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기에 무교에서는 뱀을 칠성으로 섬기고 있다. 또 뱀을 업신으로 모시기도 한다.
이건(李建)의 『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
섬 사람들은 뱀을 보면 ‘부군신령(府君神靈)’이라 하여 쌀과 정수와 술을 뿌리면서 빌고 죽이지를 않았으며, 만일 뱀을 죽이면 재앙이 내려 “발꿈치도 움직이지 못하고 죽는다고 알고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가정에서 기제사를 지낼 때도 제사에서 모시고 있는 신위와는 별도로 ‘안칠성’이라 해서 사신을 위한 제상을 설비하기도 한다.
특히 제주 표선면 토산리 지역에서는 세습적으로 뱀신에 대한 신앙이 전해지고 있다.
이 신앙은 여계(女系)로 전해지는 것으로 이곳 여자가 다른 마을로 시집을 가도 반드시 뱀신을 모시고 가야 한다. 따라서 이 지방 여성들은 결혼에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같이 뱀을 신성시하여 조선시대에는 수경면 고산리의 차귀당(遮歸堂), 대정읍의 광정당(廣靜堂) 등 많은 당이 사신(蛇神)을 숭배하고 있었다. 오늘날에도 사신에 대한 신앙이 일상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뱀이 사탄이 된 이유는 신화 속 이야기가 원인이다.
허물을 벗고 새로워지는 능력은 불사의 상징이다. 반면, 음험한 외모, 비밀스러운 움직임, 무서운 독, 친친 감아 으스러뜨리는 힘 등은 괴물로 묘사되면서 악마의 상징이 되었다.
이집트 신화에서 태양신 ‘레’를 괴롭히는 역할로, ‘레’의 영원한 적 ‘아페피’도 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펩(Apep)·아포피스(Apopis)·아포피(Apopi) 라고도 한다. 흔히 저승을 위협하는 악마, 질서를 어지럽히는 거대한 독사로 불린다.
아페피는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로, 칼이나 창으로 찔러 죽여도 다음 날 밤이면 다시 살아난다.
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 뱀은 우주를 장악한다.
뱀은 바다 깊은 곳에 살며 땅을 휘감아 황폐시키는 존재로 나타난다.
그리스 신화에서 악역은 뱀으로 묘사했으며, 9마리 뱀의 머리 ‘히드라’가 있다.
힌두교 신화에서 뱀은 악마로 묘사 되어있다.
고대 신화에서 우주와 우주의 창조자를 함께 드러내는 대표적 상징 중 하나는 자기 꼬리를 먹는 뱀인 우로보로스(uroboros)다.
이 신화는 세계 전 지역에 퍼져 있다.
에리히노이만(Erich Neumann)은 이 우주적 뱀에 각 지역의 우주 창조 신화가 들어 있다고 평가한다.
“원, 구, 둥긂은 자기 충족의 모든 형태로써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이다. 그 자체의 이전 세계적 완전성에서 이 원은 어떤 다른 과정보다 선행하는 것, 즉 영원이다.
이전도 이후도 없는 것, 즉 시간이 없음이며, 위도 아래도 없는 것, 즉 공간이 없음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아직은 현실화되지 않은 의식의 빛의 도래에서 시작되며, 원으로 상징되는 창조자의 지배하에 달려 있다”라고 그는 역설한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우로보로스가 “새로운 피부를 만드는 능력과 끊임없이 자신을 먹어 치우는 뱀”으로 순환을 상징한다고 했다.
뒤랑은“시간 변형의 상징은 파충류 안에서 다원 결정되는데, 파충류는 스스로 껍질을 벗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라고 말했다.
융 역시 우로보로스를 소멸과생성, 자신의 삶을 삼키면서 비옥하게 하고, 다시 죽인 다음에 새롭게 삶 속으로 가져오는 용이라고 정리한 바 있다.
우로보로스가 상징하고 있는 이 원은 시간적인 형태의 순환을 공간적인 형태로 현시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공간과 시간 밖에서 공간과 시간을 영원히 만들며 지속시키고 있는 우주 창조자의 현현이다.
‘신은 원이며, 그 중심은 어디에나 있다’, ‘신은 알파이자 오메가다’라는 문구들도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 있다.
원이 상징하는 비주얼 텍스트는 이처럼 대부분 신, 우주 등과 관련되어 있지만, 때로는 비밀결사 조직의 상징, 악의 상징 등으로도 간주 된다.
巳 1. 뱀, 여섯째 지지(地支) 2.삼짇날 3.자식(子息) 4.태아(胎兒) 5.몸기(-己: 부수(部首)의 하나)
우리 선조가 북두칠성을 형상화한 글자로 뱀 巳라는 문자를 만들었다. 이 巳가 발전하여 子라는 문자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뱀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는 신화적 상상과 문자적 발전을 가져왔다.
‘巳’는 삼짇날과 자식, 태아라는 의미를 지닌 문자다. 아기를 배다의 ‘배다’는 뱀에서 나왔다고 한다.
창자를 의미하는 ‘배알’도, 강을 건널 때 타는 배, 동물의 배 등은 모두 뱀이란 글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뱀은 우리 민족과 칠성을 상징하는 영원불멸한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기에 무교에서는 뱀을 칠성으로 섬기고 있다. 또 뱀을 업신으로 모시고 있다.
이렇게 신성한 동물을, 풍이족을 상징하는 동물인 뱀을 잡아먹는다는 것은, 바로 우리 조상을 해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에 뱀을 우리 무교에서 금기시한다고 할 수 있다.
무교 속에는 잃어버린 우리 상고시대의 의식과 풍속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무교를 단순히 전통문화의 보존 차원에서 바라볼 것이라 아니라 무교는 바로 잃어버린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우리 상고사를 되찾는 아주 중요한 ‘게놈(genome)’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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