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서울무역전시관에서 <사주박람회>가 열렸다.
행사개최 며칠 전에 행사전체를 지휘하는 대회장을 잠깐 만난 자리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들으면서도 잘되기를 기원하였다.
그 자리에서 필자는 <사주박람회>란 대회명칭이 못마땅하다고 이야기하였고, 공연도 한 사람에게 지우 쳤다는 지적을 하였지만, 이미 결정된 사항으로 돌이킬 수 없는 쓸데없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박람회는 결과적으로 실패라고 생각한다.
첫날부터 지켜본 필자의 눈에는 여러 가지 아쉬운 점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관객 역시 기대이하의 숫자가 입장하였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은 좀 다르지 않겠냐는 필자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박람회 개최 알리는 홍보가 미흡하였다는 것과 더불어 입장료 9,000원은 너무 비싸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박람회에 볼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지 하지 못하여, 관람객들에게 흥미를 끌 수 없는 따분한 박람회가 되어버렸다.
"가면 볼 것도 없는데 뭐 하러 가니"
라는 말이 다녀온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게 되어, 엎친데 덥친 격으로 홍보부족으로 관람객들이 없는 박람회를 더욱 썰렁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제1관은 동양의 신비 점술관으로 관람객들이 역학을 비롯하여, 관상, 수상, 풍수, 타로점, 등 다양한 점술을 관람객들이 1만원이라는 소액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무교인들도 약 50명 참여하였다.
많은 관람객들은 그 많은 점술 중에서도 무교인들의 신점을 가장 선호하고 많이들 보는 것 같아, 역시 우리 민족의 심성에는 무교의 기운이 본인도 모르게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이런 흐뭇한 기분도 잠시 후에 엉망이 되었다.
여기에 나와 있는 무교인들의 신점 능력이 너무 평균이하라, 무교인들의 신점의 신뢰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염려다.
많은 사람들이, 필자와 동행한 몇 사람들이 무교인들의 신점을 신비스럽게 생각하면서 많이들 보았다. 심지어 그곳에서 명리와 풍수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점을 봐주는 사람까지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신점을 테스트도 할 겸 많이들 보았지만, 하나같이 전부 실망이라는 것이다.
어떤 철학하는 분은 "동양점술이 서양 점술에 밀리게 생겼다."라고 하였다.
신점이 타로점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타로점도 육효나, 주역을 카드로 변형한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수 천 년 우리 할머니 어머니들이 상담하고 의지하며, 믿고 따랐던 무교인들의 점술이 <사주박람회>에서 엉터리가 되었으니,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가?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그곳에서 점을 본 명리, 풍수, 관상을 보는 분들이 무당들의 신점은 우리보다 못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돌아갔을 것이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들은 엉터리로 하나도 맞지 않으니 무당집에 가지 말라고 할 것이다.
신점의 신뢰를 떨어트린 책임 추궁보다는, 한번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데 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그 사람들이 영검한 무교인을 만나 다시 점을 보기 전에는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간이 급하여 마구잡이로, 일괄적으로 아무나 모집한 책임을 무교 전체가 져야하는, 무교의 신점을 망친 박람회가 되어 버렸다.
제 2관 공연관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이다.
천신굿이라고 하여 굿판이 펼쳐진 것이 그나마 다행으로, 굿판이 펼쳐질 때 박람회 참관 관람객들이 굿판에 몰려 그나마 자리를 채웠다는 것만 보아도, 역시 우리 민족의 정서에는 굿이 딱 어울리는 모양이다.
그러나 다양한 굿을 올리지 못하고 한사람에게 의존하여 그 사람의 무대만을 만들어 준 것 또한 박람회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제3관은 기업 교류관으로 볼거리가 전무한 곳이다. 그러나 달마도를 현지에서 직접 그려주는 것이나 <사주카페>가 흥미를 끌었다.
제1관에서 신점에 대한 실망감을 사주카페를 운영하는 <백산의 소도> 소속 무교인들이 그나마 신점의 신뢰를 만회하였다고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분들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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