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정성이란?

愚悟 2007. 1. 22. 13:08
 

너희들이 경신을 알아?

무당은 많은 신령님들을 모시고 있다. 그러나 무당들은 자신들이 모시고 있는 신령들을 어떻게 받들고 예의를 갖춰 모셔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

어떤 이는 나름대로 정성을 다하여 모시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무당들은 경신(敬神)의 자세로는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은 그의 저서 <조선의 귀신>에서 「신은 양이다. 양은 곧 하늘을 뜻하며 하늘은 원만하고, 청정하고, 광명 서러운 곳이기 때문에 신들도 이러한 곳을 좋아 한다.」 라고 적고 있다. 과연 무당들의 신당은 청정하고 광명 서럽게 하여 신들을 즐겁게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신과 무당이 관계를 맺게 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무당들이 원하여 신을 청하는 경우이고 또 한 가지는 신이 인간들의 잘못을 깨우쳐 주고자 스스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그러나 신은 공손함과 예의를 좋아하기 때문에 공손함과 예의에 벗어난 경우에는 아무리 무당이 간절히 빌어도 감응을 하지 않으시니 아무런 효험이 없다.

또한 신은 부정을 꺼리기 때문에 신에게 정성을 드릴 때 부정이 타면 강림하지 않으며 강림을 한다고 하여도 그것은 신의 노여움에 의한 벌로 대신하게 된다. 그러므로 제사를 드릴 때 온갖 정성으로 음식을 장만하고 각종 의식을 행하여 제물을 바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무당들의 현실이 이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여기서 우리의 치부를 낱낱이 밝히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행동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민족의 3대 경전 중 하나인 <참전계경> 제 2조 경신(敬神)을 보면 어떻게 신들을 모시고 받들어야 하는지를 설명하였다. 즉 「경(敬)은 지극한 마음을 다한다는 것을 말한다. 신(神)은 곧 하느님이다. 해, 달, 별과 바람, 비, 우뢰는 형상이 있는 하나님이요, 물건을 보지 않음이 없으며, 소리를 듣지 않음이 없음은 형상이 없는 하나님이다.

형체 있는 하늘의 중심에 형체 없는 하늘이 있으며 하늘에 계시는 분이 하느님이라고 한다. 천(天)은 공간적인 우주 전체이고 천신(天神)이란 그 우주 전체의 주재자이신 하느님이다. 인간이 하느님을 공경하지 않으면 하느님도 사람에게 응대하지 않으며 마치 만물이 하느님의 혜택인 햇빛과 비와 이슬과 서리와 눈을 받지 못함과 같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교인 들은 태풍의 눈과 같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느끼지 못하고 태풍의 형상이라고 할 수 있는 돈벌이에 관련된 신들만 두려워 호들갑을 떨고 있다.

무당들은 형상이 없는 하느님을 인정치 않고 정성을 다하여 공경치 않으면 하느님께서 어찌 무당들에게 감응(感應)하시겠는가? 하느님을 느끼지 못하고 외면하여 하느님의 감응을 못 받은 무당들이 어찌 신의 제자라 할 수 있겠는가?

신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한 삶과 안녕을 가져다주지만 인간을 괴롭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무당들은 신벌, 또는 신의 벌전이라고 한다. 즉 신의 노여움을 산 것이다. 이런 경우는 인간이 신에 대하여 공손하고 예의에 벗어난 불경스러운 짓을 하였거나 신의 존재를 욕되게 하였을 때 신은 노여워하며 그 사람을 혼내주고 그 죄를 추궁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고통과 어려움을 주어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인들보다는 신과 접촉이 잦은 무당들에게 더 많이 볼 수가 있다. 그 예로 무당들을 보면 하나 같이 멀쩡한 것 같으나 병원에 가도 병명이 나오지 않는 병 아닌 병에 시달리고 있다. 왜 자기들에게 이러한 고통이 따르고 있는지를 모르고 엉뚱하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탓하고 있다.

지금 무당들은 신을 모시고 있으면서도 신에게 기본적인 공손함과 예의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신은 공손함과 예의를 중히 여기고 좋아한다고 하였는데 무당들은 공손함과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 때문에 스스로 모시고 있는 신의 노여움을 사서 신의 벌전으로 여러 가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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