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할미 이야기

해맞이의 의미와 시작

愚悟 2008. 12. 27. 16:22

 

 

기축년새해를 맞아 동해에 자리 잡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해맞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 독도를 제외하면 울주군 간절곶으로 아침 7시31분 31초에 기축년 새해의 장엄한 해가 떠 오른다고 한다.

언제부터 새해가되면 해맞이로 온 난라가 떠들썩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면서 더욱 알차고 보람된 한해가 되길 기원하는 것이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해 첫날은 단순한 숫자개념에 의한 새해라는 의미외엔 특별한 의미가 없다.

그럼 우리 조상들은 언제 해맞이를 하였을까 생각해 보면 그날이 바로 동짓날이 아닌가 한다.

동짓날은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짧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 세오녀 편을 보면 신라 8대 임금 아달라 시대에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일본으로 건너간 후 신라에서는 태양과 달이 빛을 잃게 되었다. 아달라왕은 사신을 보내 연오랑 부부가 돌아오기를 청하였으나 그들은 벌써 일본의 왕이 되었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다고 하며 세오녀가 짜준 명주 한필을 들고 돌아온다. 아달라왕은 그 명주를 바치고 제사를 드리니 해와 달이 그 정기를 찾아 다시 빛을 발하였다고 한다.

그때 그 명주를 보관하는 창고를 귀비고라 하였으며 제사를 지낸 장소가 오늘의 영일만이다. 영일만迎日이라는 말이 바로 해를 맞이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것이 해맞이에 대한 유일한 기록이다.

 

그러나 해맞이는 우리의 조상인 한인천제를 맞이하는 우리의 풍습인 것이다. 우리 민족 최고(最古) 조상 중에 한 분인 태양의 신 桓因天帝를 맞이하면서 일 년 동안 자기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는 것이다,

한인천제는 휘가 부해이고, 호가 축융이다. 부해라는 말은 해가 둥글게 떠오르는 것을 뜻한다. 부상(扶桑)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해가 바다에서 떠오르는 것이 부상이다. 또 부해(復解)는 무엇인가 용서를 구하기 위하여, 하늘로부터 무엇인가 얻기 위하여 잘못된 일이나, 노여움을 푸는 일을 되풀이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또한 사찰 등에서 많이 켜는 因燈이라는 것도 역시 한인천제의 불이라는 의미로 한인천제에게 길흉화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축융(祝融)은 신을 섬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신의 노여움을 녹이고 인간들 상호간에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맡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보면 바로 한인천제가 제사장이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즉 한인천제는 태양을 신으로 모시는 최초의 우리민족 제사장이었던 것이다.

그때 한인천제가 모셨던 태양의 신을 지금 우리가 신년 초하루에 맞이하러 가는 것이다. 그러나 옛날에는 바로 태양의 정기를 잃어버린 동짓날에 제사를 드리며 해를 맞이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해맞이는 신년 정월 초하루 보다 동짓날에 하는 것이 그 의미가 더 깊다고 할 수가 있겠다.

 

우리 조상들은 음양관에 의하여 태양이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날이 동짓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짓날을 아세라고 하여 실질적인 새해로 여겼던 것이다.

동짓날이 되면 먼저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끓여 집안에 골고루 뿌리며 닥아 올 새해에 집안의 편안함을 기원하다. 팥죽에 넣어 먹는 새알심이 태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새(鳥)의 알을 나타내기도 한다. 새의 알은 바로 염제신농의 자손이라는 말이다. 염제란 바로 불의 황제란 말이기 때문이다. 즉, 불알은 염제신농의 씨를 뿌리는 즉, 자손을 번창시키는 우리말 부랄로 변한 것이다.

 

불의 시조는 한인천제이며 그를 이어 염제신농도 불의 신이다. 염제 신농은 봉황으로도 나타난다. 봉황은 상상의 새다. 그래서 팥죽에 넣어 먹는 새알심이 바로 불알로 새의 알이 되는 것이다. 즉 불(火)의 씨라는 의미이다. 이 불의 씨인 새알심을 하나 더 먹어야만 비로써 나이가 한 살 더 먹게 되는 것이다.

 

우리 건국신화에 새의 알에서 태어나 왕이 되는 난생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옛날에 했듯이 해맞이를 양력 정월 초하루 날에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동짓날에 해맞이를 해야 한다. 해가 가장 짧은 동짓날은 역으로 다음날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태양은 잃어버린 정기를 되찾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바다 속에 빠졌던 태양이 다시 부상하는 것이다, 다시 살아나는 태양을 향하여 우리는 소원을 빌며 찬란한 태양의 정기를 받아들이기 위하여 해맞이를 하는 것이다.

 

옛날 한인천제가 동짓날에 해를 맞이한 것처럼  우리의 조상 한인천제를 맞이하여 우리의 뿌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우리의 조상, 한인천제에게 새해의 행운을 기원하는 것이 바로 해맞이의 진정한 의미이며 참뜻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양력 정월 초하루날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단순히 한해를 시작한다는 숫자의 시작에 불과한 날이건만  해맞이를 하러 너도나도 동해로 몰려가는 것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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