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천 리포트

명도암 최광자 선생 진적

愚悟 2009. 3. 7. 00:03

 

부천 심곡본동에 자리잡은 명도암의 을화보살 최광자 선생의 진적이 3월 6일 부평 철마산 굿당에서 있었다.

많은 신도들이 참석하여 굿당이 비좁을 정도였지만 염치 불구하고 비비고 들어가서 한귀퉁에 자리 잡았다.

신을 받고 만신이 된지 6년으로 아직 애동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굿하는 솜씨는 절대 애동이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신의 어머니 유경심 만신으로부터 굿을 배운지 9개월 되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잘 할 수 가 없었다.

굿을 잘하는 만신이 갖추어야 하는  요소가 몇가지 있다.

 

첫째, 굿을 할 때 사람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둘째, 현란한 춤사위와 동작으로 사람들을 시선을 사로 잡아야 한다.

셋째, 황해도굿은 다른 지방굿과 달라서 힘이 넘치는, 강렬한 기운을 발산하며 춤을 춰야 한다.

넷째, 위엄있는 표정과 코믹한 모습 등 순간 그 굿거리에 맞게 다양하게 얼굴 표정과 춤동작이 변해야한다. 아울러 공수도 능수능란하게 잘 주어야 한다.

 

9개월 밖에 되지 않은 만신이 위의 네가지를 다 충족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광자 만신은 모두 충족하여 놀라게 하였다.

작년 가을 경에 잠시 굿당에서 군웅거리를 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너무나 놀라웠던 것이다.

 

 

 

오늘 이 진적을 보면서 세 번 놀랐다.

처음 방에 들어 갔을 때 이광자 만신은 앉은 경을 읽고 있었는데 고장 치는 솜씨와 경 읽는 목청에 처음 놀랐고, 두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어 놀랐고, 세번째로 굿을 너무 잘해 다시 또 놀랐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황해도굿의 찌릿한 맛을 느꼈다.

처음 굿을 황해도굿을 보면서 공부를 했어인지 아무래도 황해도 굿을 보면 저절로 신명이 나고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 할 수 없다.

남들은 징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하지만 징과 장구의 멋진 조화는 황해도굿의 엄중하고 신명나는 춤 사위를 만들어 내는데 가장 적합한 악기이기도 하다. 

 

그동안 신에 어머니 유경심 만신의 지도와 을화보살 이광자 만신의 많은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이렇게 훌륭한 재주를 배웠으니 더욱 겸손하게, 불쌍한 이웃들과 항상 함께하며 같이 아파하는 진정한 민족종교의 사제로서 그 소명을 다하는 참된 만신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다른 약속이 있어 끝가지 함께 하지 못하고 일찍 굿당을 나왔지만 돌아 오는 차 안에서 귓전에 울리는 삼현장단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 것은 멋진 굿판의 여운이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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