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할미 이야기

장승이 가지는 의미

愚悟 2010. 7. 5. 20:44

 

장승은 본래 장생長栍이란 명칭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이 명칭은 신선사상에서 나온 명칭으로 본래 사찰에서 먼저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고려 말과 조선시대로 들어오면서 그 명칭이 변화하여 長栍 · 長承 · 長丞 등으로 불러졌다고 한다.

 

장승이라 하면 우리는 흔히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생각하지만, 초기에는 한 개의 목주로 이루어졌으며 명칭도 <獨벅수>라고 불렀으며, 중국의 음양사상이 들어오면서 쌍으로 세우게 되었다.

 

장승은 여러 가지로 불리고 있는데 재질을 무엇으로 만들었나에 따라 목장승과 석장승으로 구분하며, 기능에 따라서 이정표로써의 장승과 수호신으로써의 장승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장소에 따라 사원寺院 입구에 세운 장승과 마을입구 동구의 장승, 그리고 마을과 마을의 경계를 표시하는 장승과 노방路傍의 장승 등으로 구분하였다.

 

목장승에 새겨 넣는 글자로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 대부분이며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과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 또는 갈장군葛將軍 또는 주장군周將軍 이라고 적었다.

이들은 도교에 나오는 신장의 이름으로 벽사辟邪의 의미로 세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교가 고려 예종이후 활발하게 전파되었기에 장군이란 명칭이 붙은 것은 고려 예종 이후로 보는 견해가 많다.

 

장승은 머리 부분이 남근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많은데, 이것은 성기性器가 가지는 상징성인 생명과 창조를 의미하며 신선사상의 장생(불로장생)의 영향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도 장승을 많이 세웠다.

 

사찰 입구에 장승을 세워두고 <대가람수호신大伽藍守護神> 즉, 절을 보호하는 수호신이라 는 문구를 적어 넣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이렇게 사찰에서 장승을 세우게 된 때는 통일신라 내지 고려시대에 무불습합이 이루어지면서 불교가 무교의 산신신앙 사상을 받아들인 결과물로써 사찰이 망하지 않고 영구 불멸할 것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당시 불교가 국교로 보호를 받고 있지만 민중들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여 언제 사찰이 경제난으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나타낸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면 역으로 그 당시 무교는 많은 민중들이 믿고 따르는 민족종교로써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불교가 무교의 많은 부분을 습합하던 시대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던 것이 후에 사찰이 부유해지면서 소유의 토지나 산림 주위에 노방 등에 세워지면서 사찰의 경계를 나타내는 표식 또는 이정표가 되었다.

장승이 이정표의 기능을 하였다는 것은 조선시대 성현의 수필집인 <慵齋叢話>와 최세진의 <訓蒙字會> 등에 기록되어 있다.

 

장승은 솟대와 함께 동네 입구에 서서 동네로 들어오는 잡귀와 액을 막는 수호신으로써의 기능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기에, <수살목守殺木> 또는 <厄매기>라 칭하였다.

장승과 솟대는 매년 정월에 무녀를 동원하여 장승을 위하는 동내굿(洞內 神事)를 지냈는데 이것을 변신굿이라고 불렀다.

 

<구포별신굿>을 할 때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먼저 산신을 위하고 다음으로 솟대와 장승을 위하는데 별신굿 3일 전부터 솟대와 장승의 주위를 청소하고 황토(禁土)를 뿌리고 금승禁繩이라는 금줄을 이들 신체에 둘러 묶어서 부정을 막고 당일에는 금줄을 떼고 그 앞에 제상을 차리고 제물을 갖추어 마을의 안과태평을 무녀가 기원하며 굿을 하였다.

 

또 목장승일 때 남자장승은 적색으로 여자 장승은 청색을 칠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석장승은 매우 드물었지만 <증보문헌비고> 기록을 보면 황해도 연안 해주 지방에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제주도의 돌하루방 역시 석장승으로 보고 있다.

풍습에 장승의 눈을 깎아서 가루를 내어 물에 타 마시면 아기가 낙태(墮胎藥)된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 민족과 함께 지내온 장승이 귀신이 붙었다고 하여 수난을 당한 시대가 바로 해방 이후부터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온 선교사를 비롯한 외국인들은 장승을 악마의 말뚝이라는 뜻으로 <devil post>라고 부르면서 어리석은 한국 기독교도에 의하여 무차별적으로 잘려나가고 불태워졌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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