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천 리포트

황해도 해주본영 대동굿 전판 펼쳐져

愚悟 2012. 4. 23. 13:20

황해도 해주본영 대동굿 전판 펼쳐져

김정숙 큰만신 기량 마음껏 펼친 발표회

 

 

지난 422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부터 인천 화도진공원에서 황해도해주본영대동굿 보존회(회장/김정숙)가 주관한 대동굿이 회원 20여명이 중심이 되어 관객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화력하게 펼쳐졌다.

 

14세 어린 나이에 무당의 길을 들어서 어느듯 44년이란 세월을 맞이한 김정숙 큰만신의 발표회를 겸하는 굿이다

김정숙 만신은 이구만신으로 이름을 떨쳤던 김용애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굿을 배웠고, 석바위 만신 박선옥 선생과 원곡동 만신 유옥선 선생에게 춤과 소리와 탈굿, 재담 등을 익혔다.

 

대동굿은 일 년 동안 마을 사람들 간에 알게 모르게 쌓인 반목과 갈등을 굿판을 통하여(和解同參) 해소하고 마을의 발전과 개인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여 모두 함께 잘살자는(解寃相生)는 사회적 기능을 지닌 마을 굿이다

 

              <세경돌이>                                                                 <감응사슬 세우기>

 

황해도 해주본영 대동굿은 매년 두 차례 행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일 년에 한 번 또는 두 해를 묵었다가 삼 년째 되는 해 하기도 한다.

대동굿은 매년 정월 보름을 전후해서 하는데, 이때 하지 못하면 팔월 한가위 전 후 또는 10월 상달 중 택일 하여 한다.

 

굿은 보통 3일이 소요되며, 길게는 5일 또는 7, 때에 따라 보름동안 하기도 한다.

대동굿을 하기 위해 경관만신은 3일 전, 아침 일찍 목욕재개한 후 만신들과 잽이(악사)를 대동하고 광대산에 올라 광대신당 앞에서 내림을 받는다. 신대를 잡고 청배를 하여 신이 내리면 남광대 · 여광대 가면을 쓰고 복색을 입고 춤을 춘 후, 광대신을 모시고 내려와 대동굿을 할 굿청에 모셔둔다,

 

그리고 마을 원로 토박이를 대상으로 소염을 뽑는다, 소염으로 선정되는 사람은 자손을 많이 두어야 하고 집안에 부정한 일이 없어야 한다. 소염은 최소 3명이상 9명 이하로 홀수로 구성한다. 이들은 추렴을 하여 굿에 쓰일 제물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일 등을 맡을 상소염과 중소염 그리고 하소염을 3명씩 선출한다.

소염들은 대동굿에 쓰일 재정을 관리하고 제물 장만뿐 아니라 마을사람들이 대동굿에 참석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하는 일도 담당한다.

 

이렇게 대동굿을 하기 위해선 옹진 본영에 있는 광대산에 올라가 남녀광대신을 모셔 온다. 해주뿐만 아니라 황해도 일대의 여러 마을에서도 대동굿을 하기 위해서는 광대산에서 내림을 받아 남녀광대신을 모셔놓고 굿을 하였다.

 

이 사당에서 광대신을 모셔와 굿을 하지 않으면 심술궂은 남녀광대신이 해코지를 하여 굿이 잘 진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굿을 해도 굿의 효험을 보지 못한다고 믿었다.

작두를 타고 내려온 만신은 광대복장을 하고 가면을 쓴 후 덕담과 타령을 하면서 굿청에 모셔놓은 광대신을 놀리기 시작한다.

 

20자 정도의 길이로 된 삼베를 길게 펼쳐놓고 남광대 여광대 복장을 한 만신들이 줄타기를 하면서 광대 춤을 춘 후 공수를 내린다.

대동굿에서는 쌍작두, 쌍장구, 쌍징, 등이 동원되며 무당도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20~30명이 참여하였다. 낮에는 굿을 하고 밤에는 마을 주민들이 밤새도록 무감을 서며 한바탕 신명나게 놀았다.

 

해주본영대동굿은 탈굿놀이라고 불려지기도 하는데, 굿에서 탈을 쓰고 재담을 하는 굿판은 해부본영 대동굿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굿이다.

이날 굿판에 참가한 서울 월계동 거주 김영숙(/53)은 우리 굿이 이렇게 다양한 재담과 놀이가 포함되어 있는지 몰랐다며, 굿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날 대동굿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황해도굿 24거리 전판을 김정숙만신을 비롯한 보존회원들이 펼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장군거리에서 김정숙 만신이 5미터 높이 위에 올려둔 외작두를 타면서 대동굿은 절정을 이루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참가자 전원이 한자리에 어울려 화합과 상생을 의미하는 대동놀이로 화련한 굿판은 막을 내렸다.

 

이날 펼쳐질 해주본영대동굿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신청울림  2. 당산굿(상산맞이)  3. 세경돌기  4. 문들음  5. 초부정굿  6. 초감흥굿  7. 영정물림  8. 복잔내림  9. 칠성제석거리  10. 소대감굿  11. 성주굿  12. 사냥굿  13. 성수굿  14. 토일성수굿  15. 도산말명굿 

16. 타살감흥굿  17. 먼산장군굿  18. 대감굿.  19. 장군굿  20. 광대굿  21. 조상굿  22.목신서낭굿 

23.사신굿(호영산마누라)  24. 대동마당굿(뒷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