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국사성황당 영신제
지난 음력 4월 15일(6월4일) 대관령국사성황당에서 성황님을 모시는 영신제가 있었다.
대관령국사성황당은 김유신이 장군이 산신으로 모셔져 있으며 신라의 국사인 범일국사가 성황신으로 모셔져 있는 대표적인 무교의 성지로 무교인이면 반드시 들려서 인사를 드리는 곳으로 평소에도 많은 무교인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강릉단오제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옛날 神市에서 거행된 축제의 형식인 제사와 난장이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제다.
그에 걸맞게 이날도 강릉시민들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든 가운데 허경태 동부지방산림청장이 초헌관이 되어 산신께 가장 먼저 유교식 제사를 올리고, 이어서 성황신께도 최명희 강릉시장이 초헌관이 되어 유교식 제사를 올린 후, 부정굿을 시작으로 신을 청하여 좌정시키는 청좌굿과 당맞이굿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 빈순애 만신이 김명대 명인의 장고를 비롯한 악사들의 장단에 맞춰 진행하였다.
이어서 성황님을 모실 신목을 고르기 위하여 신목잡이를 선두로 악사들과 만신들이 장단을 치며 뒤를 따른다.
산 중간에 도착하면 신목잡이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신목으로 가장 적합한 단풍나무를 선택한 후 갑자기 달려가 단풍나무를 잡고 마구 흔들기 시작하면 만신이 옆에서 두 손을 비비며 신이 하강하심을 기원하며 축원 덕담을 한다.
신목잡이는 계속 나무를 흔들고 만신이 비손으로 빌고 있는 동안 따라온 보조자들이 톱으로 단풍나무를 자르면 신목으로 모셔지는 것이다.
왜 신목을 단풍나무로 하는지는 미처 여쭤보자 못하여 자세하는 알 수 없지만 역사적으로 단풍나무는 신들이 좋아하는 나무라고들 한다. 또 단풍나무는 14대 한웅천왕인 치우천왕과도 많은 연관성을 가진 나무라는 것을 <산해경> 등의 기록으로 알 수 있는 신목이다.
이어서 신목을 들고 신목잡이가 앞장서서 하산을 한 후 성황당 앞에 도달하면 잠시 성황님께 고한 후 예단을 건다.
예단은 신께 바치는 비단을 이야기 하는 것인데, 이날도 관광객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오색천에다 자신의 생년월일과 이름 그리고 소원을 함께 적어 신목에 걸었다.
너무 많은 예단이 걸리면 신목이 너무 무거워 신목잡이가 힘이 들기 때문에 예단 거는 것을 제한하기에 먼저 걸기 위한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이어서 예단이 다 걸리면 신목을 앞장세워 산을 넘어 대관령 고개로 넘어 온 후 ‘반정’이라는 곳에서 잠시 쉰다.
‘반정’은 국사당에서 명주까지의 거리 중 반 정도 되는 곳이라는 뜻으로, 예전에 신을 모시고 명주까지 걸어갈 때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었다.
이어서 구산성황당에서 다시 제사를 드린 후 대관령 성황신인 범일국사의 고향이 학산마을로 가서 학산마을 성황당에서 다시 제사를 드린다.
범일국사는 학산 마을이 고향인데 마을처녀가 우물에서 물을 길을 때 바가지에 태양이 떠서 그 물을 마신 후 태기가 있어 14개월 만에 태어난 아기가 범일국사라는 설화가 전해오는 마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대천에 자리 잡은 대관령국사여성황당에 대관령국사성황신을 모신 신목을 모셔두고 제사를 드린 후 단오제까지 합방을 하게 하는 의식이 끝이 난다
대관령국사여성황신은 정씨 처녀로 전해지는데 그녀의 부친이 꿈을 꾸는데 범일국사가 딸을 달라고 하였다. 그러나 무남독녀 외동딸을 줄 수가 없어 거절하였더니 어느 날 호랑이가 나타나 그 처녀를 물려갔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이 한참을 찾던 중 대관령국사성황당 앞에서 성황신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대관령국사성황신의 부인인 여성황신으로 모시게 되었다.
이렇게 부부 성황신은 일 년에 한 번씩 단오 날을 맞이하여 4월15일부터 단오제까지 합방시킨다는 것은 바로 생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아주 중요한 의식이다.
이렇게 대관령국사성황당 영신제는 강릉단오제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의식인 동시에 단오제가 추구하는 생산과 풍요의 결실을 기원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로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는 강릉지방의 중요한 민속행사로 세계가 인정한 인류의 중요한 무형문화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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