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천 리포트

굶는 사람이 없는 세상

愚悟 2013. 1. 22. 15:10

 

 

 

 

12월 19일 아침입니다.
문 여는 시간이 되기도 전에 국수집에 배고픈 손님들로 꽉 차버렸습니다.
배고픈 손님들이 애타게 자리가 나길 기다립니다. 
그런데 손님들이 줄을 서지 않습니다. 
줄을 서면 꼴찌부터 식사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손님들이 황당해 하다가도 이제는 받아드립니다.
 
어르신들이 민들레국수집에 가면 기다리지 않고 언제든지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소문에 주변의 경로식당을 다니시던 분들이 점점 더 찾아오십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르신들께 내년 1월부터는 어르신들은 이곳을 이용하실 수 없다고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너무 많이 오셔서 정작 노숙을 하는 어려운 처지의 젊은이들이 밥을 먹을 수 없어서 내년부터는 어르신을 위한 조그만 식당을 새로 열려고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고개를 끄덕이시면서도 '여기가 좋은데' 아쉬워 하십니다.
 
겨우 조그맣게 "어르신들을 위한 민들레국수집"을 차릴 집을 구했습니다.  내년 1월중에는 어르신들을 대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어제 갈데가 없어서 버려질 지경의 강아지 한 마리가 왔습니다. 
이름은 '까미'입니다.  생후 18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목욕시키고 강아지 집과 사료 밥그릇 등을 마련했습니다.  7-8만 원이나 들었습니다.
 
민들레의 집 동물가족은 마스코트인 고양이 나비와 강아지인 민들레, 다롱이, 꾸미, 아지, 백구, 까미가 있습니다.  이제 더는 아기들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합니다.  더는 받아드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도 애처로운 강아지를 보면 모른 척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안젤라자매님께서 한우 소머리 세 개를 잘 손질하셔서 보내주셨습니다.  찬물에 담아 피를 빼고 끓여서 고기는 썰어놓고, 뼈는 푹 끓여서 소머리 곰탕을 만들려고 합니다.  고기 듬뿍 넣고 파 송송 썰어서 얹어드리면 손님들이 참 맛있게 드실 것입니다. 
 
배 곪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면 참 좋겠습니다. 
 
 
한계레 수행, 치유 웹진 휴심정에 글을 싣는 서영남 선생님의 글이다.
우리 무교인들은 조금만 자리잡아도 초하루 보름을 지내는 동안 신도들로부터 많은 쌀이 들어온다.
우리가 직접 이런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는 일이니 간접적으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한다고 생각하고 남아 도는 쌀 등을 지원해 주었으면 어떨까하고 올려본다.
제가 직접 쌀을 거둬 드리고 싶지만 그보다 무교인들이 각자 동참한다는 의미로 개인적으로 보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내가 집접 도우지 않더라도 나의 도움이 배고픈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고 신령님들께서도 분명히 좋아하실 것이다.
 
이 글은 서영남 선생님의 동의를 받지 않고 올리는 글이다. 혹,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무료급식소를 하나 더 여신다는데 더 많은 운영비가 들어갈 것이 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서영남 선생님과는 같이 한계레 휴심정에 글을 쓴다는 것 이외 인연은 없다.
그러나 배고픈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데 누가 반대를 하고 종교가 틀린다고 거부하겠는가?
우리 무교인 중에는 개별적으로 불쌍한 이웃을 많이 돕고 있는 무교인들이 많이 있다. 
좋은 일은 하면 할수록 더 행복하고 기쁨은 배가 된다고 하였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써 민들레국수집에도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었으면 한다.   
 
서영남 선생님은 전직 가톨릭 수사로, 인천에서 노숙자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국수를 나누는 민들레국수집 운영하고 있다.
1976년 가톨릭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해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니다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출소자들과 함께 살았다.
지금은 인천시 동구 화수동 266-61에 위치한 민들레 국수집에서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락처는 017-722-0349
 

한계레 휴심정  http://we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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