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명두明斗 가 가지는 의미

愚悟 2013. 2. 27. 14:04

 

명두明斗

 

무당이면 누구나 명두를 한두 개는 가지고   있으며 명두를 달리 명도, 동경銅鏡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엄격히 구분하면 동경과 명두는 사용 방법이 확연히 구분된다. 또 명두를 비롯한 여러 무구를 신기물이라 하는데 기물을 다른 말로 귀명鬼明 또는 기명이라고도 한다.

 

무당들은 명두를 다른 기명들보다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여 조심스럽게 다루며 오래된 만신일수록 명두의 숫자가 많이 있다. 또 무당들이 죽으면 자신이 가장 아끼는 제자에게 자신의 명두를 물러주기도 하는데 크기는 대, 중, 소로 구분이 된다.

명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지방 샤만들에게 공통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황해도 무당들은 가슴에 거울을 달고 굿을 한다는 옛말도 있다. 또 배 굿을 할 때 돛대에 명두를 걸고 굿을 하기도 한다. 그 외 농악 풍물패의 상쇠 등에 명두를 대신하여 해, 달, 별이 그려져 있으며 송파산대놀이의 선두에 해가 박힌 모자를 쓰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또 일월은 임금의 자리 뒤쪽을 장식하는 일월오악도도 명두를 대신하여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시베리아 무당들의 무복에 해, 달, 별로 장식하였으며 몽고의 무당들은 우리와 흡사하게 신전에 명두를 걸기도 하고, 무당 가슴에 명두를 걸고 굿을 하기도 한다. 또 무복에 해, 달, 별을 새겨 넣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의 명두는 우리와 조금 다른 것이 있는데 명두에 해와 달은 있는데 북두칠성 즉  별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명두의 쓰임새는 우리처럼 다양하다고 할 수가 있다.

일본의 많은 신사에는 신체 神体로써 명두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가 있다. 우리의 예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종이의 모형물을 늘어뜨린 후 그 뒤에 명두를 걸어 두었다.

명두 뒤에 새겨진 그림은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별이 빠져있다. 또 일본 천황가에 대대로 내려온 가보 중의 하나가 바로 동경이라는 설도 있다 

 

보통 명두는 놋쇠로 만들어졌는데 앞면은 밥뚜껑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와 반질반질하게 되어있고 뒷면에는 반대로 안에로 패여 들어가 있으며 거칠게 제작되어 있다.

명두明斗라는 한자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명두에는 반드시 해와 달, 그리고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어야 하며, 이것들을 천부삼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요즘 제작된 명두들은 천부삼인이라는 해, 달,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지 않는 명두가 많이 있으며 또 어떤 학자들은 명두의 종류에 따라 해, 달, 별이 없는 명두도 있다고 하지만 해, 달, 북두칠성이 없는 명두는 명두라고 이름을 붙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경은 양면이 다 거울처럼 평평하게 되어 있는 것과 한쪽 면만 되어 있는 것이 있으며 한쪽 면만 빛나게 되어있는 동경의 뒷면은 십장생 그림이나 한자를 새겨 넣었다. 크기는 명두보다 훨씬 적으며 보통 손거울 정도 크기를 한 것이 보통이며 쉽게 잡을 수 있게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이 명두와 다르다. 

 

명두의 종류에는 일월명두日月明斗, 삼불제석명두, 칠성명두, 성주명두, 산신명두, 동자애기씨명두, 성수명두, 장군명두, 군웅명두, 부인마마명두, 서낭명두, 걸립명두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어떤 신명위에 명두를 걸어두느냐에 따라 명두의 종류를 구분한다.

 

명두를 거는 방법은 신당 벽면에 원색의 천을 연결하여 그 위에 걸기도 하는데 세 개를 걸면 삼불제석명두, 일곱 개를 걸면 칠성명두라고 한다.

또 대신발(大神撥)끝부분에 매달아 모든 신명의 뜻을 명두를 통하여 전달 받기도 한다. 또 명두는 명두쇠라고하여 무당들의 아흔아홉상쇠방울에 작게 만들어 매달아 신령과 교감을 하는 통신수단이나 잡귀를 쫓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명두를 걸땐 반드시 예단이라고 하여 흰 한지를 접어 명두 위에 씌워두고 지폐를 끼어 놓기도 한다.

 

또 굿을 할 때 신당 중앙인 감응당에 놋그릇에 쌀을 담아 두고 부채를 뒤로 꽂고 난 뒤 부채 앞에 동경을 꽂아두기도 하는데 여기에 꽂힌 명두는 모든 신령의 신체를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경은 대신상위에 작은 그릇에 담아둔 쌀에다 꽂아두면서 점사를 보는데 신령과 교감을 하는 통신수단으로써 이용되어 점을 보기도 한다.

 

무당들은 명두 중에서도 일월명두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무당이 되기 위하여 신을 받는 내림굿을 할 때 일월대日月擡 제일 위에 매달린 일월명두를 통하여 신을 받아 드리고 신과 처음으로 교감했기 때문이다.

일월대에 매단 명두는 신을 받는 사람이 신령들과 교감을 잘하게 하는 안테나 같은 역할을 하여 참된 신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사용되기도 한다.

보통 일월대는 소나무를 많이 사용하는데 반드시 동쪽으로 뻗은 솔가지를 꺾어다가 사용한다.

솔가지 형체는 몸체와 양팔 그리고 머리 부분을 구분할 수 있는 즉 사람 형상을 닮은 사람의 키보다 조금 큰 것을 선택하여 자른다.

그리고 솔가지에다 홍색치마와 노랑저고리 입히고 겉옷으로 남쾌자를 입힌다. 때에 따라 도포를 입히기도 하는데 신목에 옷을 입히는 사례는 지금도 강릉단오굿에 남아있으며 이런 풍습은 한웅천왕 때 소도에 웅상을 세워 옷을 입힌대서 유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남쪽지방에선 소나무외에 대나무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소나무와 대나무는 부정한 액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무당들은 믿고 있기 때문이다.

명두는 이렇게 무당들에 의하여 신령의 형체인 동시에 무당이 신령과 교감을 하는 통신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절대신을 나타내는 징표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삼환관경본기>를 보면 「한웅천왕이 천제를 드리기 위하여 산에 행차할 때 풍백은 천부를 거울에 새겨 앞서가고, 우사는 북을 치면서 돌아가며 춤을 추며, 운사는 백검으로 호위하였으니 」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서 풍백이 천부를 새긴 거울을 들고 앞서간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여기서 나오는 천부를 새긴 거울이 바로 동경, 즉 명두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울이 최초로 등장하는 것이다.

천부를 새긴 거울을 앞장세운 것은 바로 하늘의 대리자인 천제天帝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아울러 절대권력을 나타내는 상징이라는 것을 거울이 말해준다고 하겠다.

 

천부의 상징으로 거울과 북 그리고 방울을 말하는 설과 거울, 방울, 칼을 이야기 하는 설이 있다. 그러나 명두에 새긴 천부란 바로 명두 뒤에 새겨져 있는 해와 달, 그리고 북두칠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여기서 우리는 한웅천왕이 행차할 때 천부를 새긴 거울 즉 명두를 들고 풍백이 앞장을 섰다는 것은 그때부터 모든 명두는 놋쇠 즉 청동으로 제작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며 거울을 들고 앞장 선 풍백은 그 시대의 무당이 아닌가 한다.

 

명두의 용도와 의미를 다시 정리하기 전에 명두明斗라는 한자를 파자하면 명두라는 말 자체가 해와 달, 그리고 별 즉 북두칠성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면 명두는 해와 달과 그리고 북두칠성의 빛을 명두로 받아들여 만신들에게 천지의 정기와 교감을 할 수 있게 하여주는 안테나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신령들의 몸체가 되기도 하며, 사제자의 표시나 왕권의 상징이기도 하다. 또 만신들이 신령과의 영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통신수단이기도 하다.

 

명두는 절대권력의 상징으로써 명두에 햇빛이 반사되어 빛을 발할 때의 눈부심은 감히 누구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

이런 현상은 곧바로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절대자로서의 위력을 발휘하는 절대신의 상징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밤에 비치는 달의 빛과 북두칠성의 빛을 받은 명두의 빛은 자비로움과 은은함, 그리고 포근함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절대 신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신의 신비스러움을 더해주게 하는 것이 바로 명두이기도 하다.

 

즉 명두에 해와 달과 북두칠성이 비추면 그것은 바로 명두 자체가 우주가 되는 것으로 명두를 거는 순간 거대한 우주는 명두로 옮겨지고 무당들이 신당에 앉아 기도를 할 때도 그 명두를 통하여 우주의 파장 즉 기와 통신을 하고 더 나아가 우주를 가슴에 안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무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 궁중의 산실産室 준비  (0) 2013.03.18
무신도가 가지는 의미  (0) 2013.03.13
정월 대보름  (0) 2013.02.22
巫와 仙의 개념과 차이점  (0) 2013.02.18
백샤먼과 흑샤먼  (0) 201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