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 ‘한가위’와 ‘추석’
추석은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로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 한다. 한가위의 ‘한’은 '하다'의 관형사형으로 ‘크다’ ‘넓다’ ‘밝다’ ‘높다’란 뜻이 있다. 그리고 가위란 '가운데'란 뜻이다.
그러니 한가위란 밝고 넓은 가운데를 위미하는 것이다. 지금도 경상도 지방에서는 '가운데'를 '가분데'라 하며, 8월 초하루에서 보름까지 부는 바람을 ‘8월 가부새 바람’이라고 한다.
그러니 한가위란 8월 중에서도 한가운데란 뜻이다.
한가위를 추석, 중추절(仲秋節·中秋節) 또는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한 것은 훨씬 후대에 와서 생긴 것이다. 한자가 문자로 널리 사용되고 있을 때 중국에서 '중추(中秋)' 혹은 ‘추중(秋中)'으로 부르면서 중추의 ’추秋‘와 월석의 ’석夕‘을 붙여 추석秋夕이라 부르게 되었다.
고전문학을 통하여 보아도 ‘한가위’가 먼저 생기고 훨씬 후대에 ‘추석’이라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추석에 저녁 ‘석夕’자가 들어가는 이유는 달을 여신으로 생각하는 신앙에서 그 뿌리를 유추할 수 있다. 상고시대 해와 달리 한 달에 한 번 만월(滿月)을 이루는 달은 신기하고 고마운 존재였다. 깜깜한 밤은 인간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만월은 인간에게 있어 고마운 존재였고, 그 결과 오곡이 풍성한 8월의 한가운데 날에, 만월 아래에서 축제를 벌인 것이 민속놀이로 전승되고 있다.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 제3대 유리왕(儒理王) 9년(서기 32년)에 왕이 육부를 정하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 각 부내(部內)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두 패로 가른 뒤, 편을 짜서 7월 16일부터 날마다 육부의 뜰에 모여 길쌈을 하는데,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이 많고 적음을 살펴 승패를 가린다. 이때 진편에서 술과 밥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사례하면서 함께 어울려 놀면서 온갖 유희가 일어나니 이를 가배(嘉俳)라 한다."는 기록이 있다.
추석에 행해지는 세시풍속으로는 차례(茶禮) · 벌초(伐草) · 성묘(省墓) · 씨름 ·강강수월래 ·소놀음 · 반보기 ·거북놀이 · 원놀이 · 가마싸움 · 올게심니 · 밭고랑 기기 등을 들 수 있다.
소놀음
추석날 차례를 마치고 난 뒤 소놀이는 진행된다. 먼저 농악대가 풍물을 울리면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한바탕 신나게 풍물을 울리며 어우러져 놀고 난후 소놀이가 시작된다. 소놀이는 두 사람이 소가 되는데, 뒷사람은 큰 새끼줄로 꼬리를 달고, 앞사람은 막대기 두 개로 뿔을 만들어 소의 시늉을 한다. 소를 끌고 농악대와 마을 사람들은 그 마을에서 가장 부농집이나 그 해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사람의 집으로 찾아간다.
대문 앞에서 '소가 배가 고프고 구정물을 먹고 싶어 왔으니 달라'고 외치면 주인이 나와서 일행을 맞이한다. 소를 앞세우고 일행은 앞마당으로 들어가 농악을 치며 신나게 한바탕 놀고 나면 주인이 마련한 술과 떡과 찬을 먹고 한참을 놀다가 다시 소를 끌고 다른 집으로 향한다. 이렇게 여러 집을 찾아가 해가 질 때까지 어울려 논다. 소놀이를 할 때는 당년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 머슴을 상머슴으로 뽑아 소등에 태우고 마을을 돌며 시위하는 경우도 있다.
원놀이 · 가마싸움
옛날 서당에서 추석날이 되면 훈장은 고향으로 성묘를 가기 때문 서당이 며칠 쉬게 된다. 이때 학동들은 자유롭게 놀면서 하는 놀이가 원놀이와 가마싸움이다.
원놀이란 요즘 대학에서 하는 모의재판으로, 학동들 중에서 공부를 많이 했고 재치있는 사람을 원님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학동들은 백성이 되어 원님께 소장을 내어 그 판결을 받는 놀이이다.
가마싸움은 학동들이 가마를 만들어 이웃 마을 또는 이웃 서당의 학동들과 달음질해서 가마끼리 부딪혀 승패를 가리는 놀이인데 이긴 편에서 당년에 등과가 나온다고 한다.
반보기
추석이 지난 다음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끼리 일자와 장소를 미리 정하고 만나는 것을 반보기라 한다. 옛날에 시집간 여자들은 마음대로 친정 나들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모녀 사이에 중간지점을 정해서 서로 즐기는 음식을 장만하여 만나 한나절 동안 그 동안 나누지 못했던 회포를 푸는 것이 반보기인 것이다.
반보기란 길 가운데서 상봉했으므로 회포를 다 풀지 못하고 반만 풀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올게심니
추석을 전후해서 잘 익은 벼, 수수, 조 등 곡식의 이삭을 한 줌 베어다가 묶어 기둥이나 대문 위에 걸어 두는데 이것을 올게심니라고 한다. 올게심니한 곡식은 다음해에 씨로 쓰거나 떡을 해서 사당에 천신하거나 터주에 올렸다가 먹는다. 올게심니를 하는 것은 다음해에 풍년이 들게 해 달라 는 기원의 뜻이다.
밭고랑 기기
전라남도 진도에서는 8월 14일 저녁에 아이들이 밭에 가서 발가벗고 자기 연령 수대로 밭고랑을 긴다. 이때에 음식을 마련해서 밭둑에 놓고 하는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그 아이는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고 밭농사도 잘된다는 것이다.
추석의 대표적인 절식으로는 송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열 나흗날 저녁 가족들이 모여 송편을 만드는데,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며, 잘못 만들면 못생긴 배우자를 만나게 된다고 하였다.
또 임신한 여자가 태중의 아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궁금할 때에는 송편 속에 솔잎을 가로 넣고 찐 다음 솔잎의 마디 쪽을 깨물면 딸을 낳고 솔잎의 끝쪽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이를 점치기도 한다. 특히 올벼로 만든 송편은 올벼 송편이라 부른다.
신에게 바치는 술을 조라술이라고 하고, 추석에 조상님께 바치는 술은 백주(白酒)라고 하는 데, 햅쌀로 빚었다고 하여 신도주(新稻酒)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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