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2월 영등할머니

愚悟 2014. 3. 13. 23:05

2월 영등할머니

 

해마다 음력 2월이면 영등할미의 심술로 바람이 많이 불어 분다고 한다.

그 결과 영등할머니는 바람이라 부르며 영등제를 바람 올린다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바닷가에선 2월 바람으로 출어를 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 영등할미에게 한해의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올렸다.

특히 제주도 영등굿이 유명하여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데, 2월 초하루 영등할머니를 맞이하는 환영제를 하고 13일부터 보름까진 영등할머니를 보내는 송별제를 지낸다.

 

할머니 고사를 지내는 2월에는 집에 상주喪主를 절대 들여서도 안되며 심지어는 초상이 나도 곡소리를 내지 않는다.

동네에 상이 나면, 이웃에서는 할머니에게 올리는 물을 긷지 않고 사발을 엎어 버리고 고사를 미룬다. 빈소가 있는 집에서는 빈소를 닫고 메도 올리지 않을 정도이다.

 

영등할미의 기원은 마고삼신할미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지리산의 노고단과 서울의 노고산, 고창의 방장산, 영해의 영주산, 부산 금정산의 고당봉 등이 마고삼신과 관련 있는 산으로 바로 영등할미가 거처한 산이라고 할 수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2월에는 집집마다 영등신靈登神에게 제사 지낸다'고 하였다.

이것은 비와 바람의 신에게 그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이었다. 지금도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지방에서는 영등할미에게 제사지내는 풍습이 남아있다.

 

영등할미는 음력 2월 초하루에 내려왔다가 220일에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고 있다. 영등할미가 하늘에서 내려올 때 며느리와 함께 오면 비와 바람을 몰고 와 흉년이 들고, 딸을 대동하면 비바람도 없어 풍년이 든다고 한다. 특히 며느리와 올 때 비바람이 거세진 것은 며느리의 치마가 비에 젖어 밉게 보이도록 하기 위한 영등할미의 심술이라고도 한다.

 

할머니가 내려올 때에는 대문 양쪽에 황토를 모두 일곱 군데 놓고 문 앞에는 작대기를 세워 놓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부정한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함으로 무교에서 굿을 할 때 세우는 송침문과 황토배설과 같은 것이다.

영등할머니는 조왕에 모시는데, 대나무를 세우고 오색 천과 솔가지를 매달아 신체로 삼는다. 대 밑에는 황토를 한 무더기 놓는다. 그 옆에는 대나무를 여러 갈래로 쪼개어 그 위에 짚으로 만든 받침대를 놓고 물그릇을 세워 놓는다.

가정에 따라 물그릇을 살강에 올려놓기도 한다.

이 물그릇은 할머니 물사발이라 부르며, 매일 새벽 일찍 첫 우물물을 길어 바친다.

 

할머니 물을 떠 올 때는 동이에 바가지를 띄운 채 이고 오지 말아야 하며, 물그릇도 새것으로 사다 써야지 집에서 쓰던 것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할머니 신체에 꽃을 만들어 실로 매달거나 골무(골미)를 매달기도 한다.

또 한복을 아주 조그맣게 만들어서 달기도 하며, 오색 천으로 꼭두각시 인형처럼 만들어서 물사발 옆에 두기도 하였다.

 

할머니를 맞이하는 고사는 2월 초하루에 지내는데, 두 번째 고사는 아흐레 날에 올린다.

정성을 많이 들이는 집은 스무날에도 송신送神 고사를 지내므로 모두 세 번의 고사를 지내게 된다.

지방에 따라 합동 분신제를 지내는 곳도 있다.

제물로는 메, , 나물, 생선을 갖추어서 올리는데, 메는 수수밥이나 찰밥으로 만들며 큰그릇에 식구들의 숟가락을 모두 꽂아둔다.

떡은 시루떡과 송편으로 장만하는데, 특히 송편은 섬떡이라고 부른다.

제물장만이 끝나면 그렁지(짚으로 만든 오쟁이)’에 밥과 나물을 담아서 살강에 올려두고 고사를 지낸다.

 

고사는 대부분 안주인이 직접 비손으로 지내며 집안 식솔들의 건강과 태평을 기원한다.

그리고 집안 식구수대로 소지에 소원을 담아 태우면서 하늘에 청원을 한다.

고사가 끝나면 식구들과 음복을 하는 것으로 마치는데, 지방에 따라 이날 팥밥을 해 먹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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