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집에 꽂는 깃발의 의미
사람들은 삼색 깃발에 꽂혀 있는 집은 점을 보는 무당집으로 알고 있듯이 신 내림굿을 하고 신당을 꾸밀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대문에 깃발을 꽂은 것이다.
무당들은 이것을 천왕기 또는 서낭기라 부르지만 왜 꽂는지 모른다.
그냥 선배무당들이, 또는 선생들이 꽂으니까 아무런 생각 없이 긴 대나무에다 붉은 천과 흰 천 또는 청색 천을 매달아 꽂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깃발을 꽂는 것은 한웅천왕시절에 어떠한 지역을 성역화하기 위하여 소도라는 것을 설치하였는데 소도의 가운데 모(旄)라는 깃발을 세운데서 유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모(旄)를 불교에서는 당(幢)이라고 부른다.
오래된 고찰을 가보면 반드시 절 마당에 철물로 높은 깃대 모양으로 세워 놓은 당간지주를 보게 될 것이다. 당간지주가 높을수록 그 절의 위상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당간지주는 불교 본래의 풍습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소도에 모(旄)를 세우는 것에서 비롯된 하늘을 숭상하는 순수한 우리 민족의 풍습인 것이다.
몽골인들은 중요한 손님이 올 때 또는 축복을 전할 때 ‘하닥’이란 천을 사용한다.
지금도 몽골이나 만주에는 대문에 천을 매달아 두었는데, 우리 무당집에 깃발을 꽂아 둔 것과 같다.
몽골이나 우리가 대문에 꽂는 길발은 보통 세 가지 색으로 되었다.
붉은 천과 푸른 천, 그리고 백색 천이다. 물론 두 가지색만 사용하는 곳이 있다.
그러나 원칙은 세 가지색을 사용해야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삼색 깃발에서 붉은 색은 태양의 기운을 나타내는 것으로 태양의 밝은 기운으로 가득하다는 뜻이 된다.
푸른 천은 달의 기운을 나타내는 것으로 달의 맑은 기운이 가득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흰 천은 하늘의 은하수를 상징하는 것으로 은하수는 바로 무지개발이 되어 해와 달 그리고 별의 기운이 은하수 다리를 타고 내려온다는 의미를 가졌다.
그러면 우리 무당집에 꽂는 깃발이 가지는 의미도 몽골이나 만주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우리는 깃발이 가지는 의미를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몽골에서 사용하는 ‘하닥’의 색깔은 본래 오방색이 원칙이다.
적색은 피, 황색은 태양, 청색은 달, 백색은 은하수 물, 녹색은 푸른 초원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무당집에 꽂는 깃발들의 색깔을 보면 대부분 적색과 흰색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태양의 기운이 은하수 무지개를 타고 내려오라는 기원이 담긴 뜻이 된다.
그러나 음양의 기운을 다 받아야지 양의 기운만 받아서는 안된다. 그러니 깃발을 달려면 푸른 천도 반드시 달아야 음양의 기운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온 곳이 되고 그 기운을 받아 조화롭게 사용하는 사람이 바로 무당인 것이다.
그리고 깃발을 꽂으면 무당 집은 하늘과 땅에 제사지내는, 즉 굿을 하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즉 한웅천왕 시절 때부터 천제를 지내는 신성한 곳으로 여긴 소도라는 표시인 것이다.
이렇듯 소도에 세운 모가 오랜 세월이 지나 지금은 대나무에 걸린 천 조각으로 변형이 되었지만 그 숭고한 뜻은 알고 세워야 한다.
깃발을 다는 순간 무당 집은 일반 사람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백성들을 교화하고 오상의 계를 닦는 아주 중요하고도 신성한 소도의 성격을 가지는 중요한 곳이 된다는 의미 인 것이다.
즉, 한웅천왕시절 최고기관은 소도(蘇塗)가 되는 것이다.
소도는 제사를 지내고, 백성에게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가르치며 천제를 올린 곳이다.
또한 소도에 서면 언제나 참전계경이란 계(戒)가 있어 충 ․ 효 ․ 신 ․ 용 ․ 인 오상의 도를 닦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깃발을 세운 의미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旄)기에서 시작된 깃발의 유래와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스스로 반성을 하여 오계의 도를 닦고 언행에서 모범을 보이면 무당집도 성당이나 사찰과 같이 성역화 된 장소로, 아니 옛날의 소도로 돌아가 나라의 중심이 되는 날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그리고 의미도 모르는 이상한 깃발을 세우는 대신 솟대를 세우는 것이 삼신신앙을 이어가는 우리들에게는 더욱 성스러운 일이며 우리의 정체성을 알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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