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이 가지는 의미
무교인은 내림굿을 한 후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신당을 모시는 일이다.
그러면 신당은 왜 모시는 것일까?
점을 보고 돈을 벌기 위한 영업장을 여는 것일까?
사람들이 그 앞에 와서 절을 하라고 모시는 것일까?
아니면 무당이 되었으니, 기본을 갖추기 위하여 그냥 모시는 것일까?
이 말도 틀린다고 할 수는 없지만 너무 세속적인 이유로 좀 더 그럴듯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렇게 무교인이면 누구나 모시고 있는 신당을 왜 모시는지 정확하게 그 의미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럼, 신당이 가지는 의미에 대하여 논리를 세워보자.
무교인들은 신당을 모셨으니, 신령님을 극진히 받들고 모시기 방편으로 아침저녁으로 옥수를 갈고 절을 하며, 또 기도를 올린다.
이것으로 신당에 대한 예의와 용도는 끝이라고 생각하는 무교인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3대 경전 중 하나인 『참전계경』을 살펴보면 왜 무교인들이 신당을 모셔야 하고 신당에서 어떤 자세로 임하여야 하는가를 이야기하였다.
첫째 형체가 없는 신명을 늘 지극한 정성으로 공경히 모시기 위함이다.
둘째 신령님을 높이 숭배하기 위함이다.
셋째 몸과 마음이 부끄러움이 없이 항상 곧고 바르게 행동하기 위함이다.
넷째 천지조화의 이치를 깨닫고 인간의 본성인 선청후(善淸厚)를 회복하기 위함이다.
다섯째 신령님의 은덕에 감사하고 항상 함께하심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여섯째 모든 유혹과 욕망에 대한 집착을 끊고 마음을 말게 하여 맑은 기운을 얻기 위함이다.
일곱째 극진한 예를 갖춤으로 공손함을 배우고 스스로를 낮추기 위함이다.
이렇게 크게 일곱 가지의 큰 의미를 지니는 곳이 바로 신당이라 할 수 있다.
일곱 가지가 가지는 공통된 것은 바로 스스로 낮은 자세로 임하고 겸손을 실천하고 몸에 익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노자의 《도덕경》 8장에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최고로 선한 것은 물과 같다는 구절로 항상 낮은 곳으로 향하는 물의 겸손함을 배우라는 뜻으로, 무교인들이 명심해야 할 덕목이다.
무교인들이 신령님을 모실 때 높이 숭배함과 정성으로 모심은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늘 몸과 마음에 습관처럼 베여 있어야 하며, 그렇게 했을 때 신령님의 감응을 받을 수 있으며 그곳이 바로 신당이 중심이다.
그러니 신당은 신령님을 정성으로 숭배하고 늘 마음에 새겨 잊지 않고자 모시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신당을 모시는 장소는 정결하여야 하고, 높고 습기가 없어야 하고. 냄새나는 것과 더러운 것을 금하고, 시끄러운 것을 차단한 곳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 지나치게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것을 피하고, 필요 이상의 신상을 세우거나 높이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인 삼신을 우러러 모시고 높이 숭배하는 장소인 신당에 임하는 무교인들의 자세는 바로 삼신이 인간에게 내려주신 본성인 선청후(善淸厚)를 가지는 것이다.
이것을 삼진(三眞)이라 하며, 무교인이 이 본성을 지키고 있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대신하는 민족종교 무교의 사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신당에 받쳐진 재물을 뭇 중생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니 그 재물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무교의 정신인 生生之生을 실천하는 길이며 하느님인 삼신의 가르침에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신당에 바쳐진 재물 등을 가치 있게 사용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인간 본성인 선청후를 일깨워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주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방송 등을 타며 잘 나가던 무속인들은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 돈에 대한 가치와 용도를 알지 못하고 허영과 사치를 부리다 대부분 쪽박을 차고 소식도 없이 사라졌다.
무교인들이 신당 등에 받쳐진 재물은 개인 재물이 아니라 신령님의 재물이므로 신령님의 뜻에 따라 가치 있게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였으면 한다.
'삼신할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교의 시각으로 풀어 본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의 해석 (2) | 2024.04.23 |
---|---|
무교에서 뱀을 금기시하는 이유 (3) | 2024.04.13 |
솟대에 앉은 오리 세 마리 (2) | 2024.01.26 |
해맞이가 가지는 의미 (6) | 2023.12.30 |
무당집 깃발의 유래와 의미 (1) | 2023.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