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대감거리

愚悟 2005. 5. 19. 22:34

대감거리

대감거리는<무당내력>을 보면 대거리라고 되어 있다. 대감은 단군왕검을 말하는 것으로 감군이라고도 하였다. “왕검은 속어로 말하면 대감이니 땅을 관리하고 지키며 포악함을 제거하여 백성들을 돕는다.”라고 하였다. 대감거리의 무가에서 대감이라는 말을 왕검으로 바꾸어 부르면 우리 무당의 정체성이 나타낸다고 하였다. 


대감 만신 몸주 : 왕검 무당 몸주

대신 대감 산신 대감 : 큰 신 왕검 산신 왕검

도당 대감 : 마을 사당에 모셔져 있는 왕검

건양(乾陽)대감 : 팔괘에서 건은 하늘이며 양이므로 하늘이신 왕검

만조상에 제장(祭長)대감 : 천제를 올리던 많은 조상 중에 가장 으뜸인 제사장인 왕검

앞뜰에서 놀던 대감 : 집안의 안녕을 책임지고 복을 주던 왕검

외양간으로 쇠머리 서낭 말머리 서낭 : 서낭은 성황(聖皇)이므로 왕검을 뜻하고 그 당시 천재를 올릴 적에 쇠머리나 말머리를 올렸다.

문간으론 수문장 대감 : 문 앞에 수문장이 되어 집안에 나쁜 잡귀의 침범을 막아 주던 왕검

문밖으론 부군(府君)대감 : 마을에 잡귀신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던 왕검.


이와 같이 대감거리 속에는 단군왕검께서 백성들을 아끼고 사랑하시어 항상 염려하시는 참마음이 나타난다. 단군왕검의 선정으로 백성들이 아무 탈없이 잘살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한 백성들은 단군왕검께서는 항상 백성들과 함께 하시기 때문에 백성들을 보살피고 항상 지켜주신다는 말이다.

곧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천하신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에 따라 많은 임금들의 선정과 폭정이 번갈아 가면서 펼치게 되니 그 밑에서 일을 맡은 대감들의 횡포 또한 심해지니 그 시대의 욕심 많고 탐심 많은 대감들을 풍자하여 대감거리 무가에다 삽입하다 보니 오늘날 대감거리의 무가로 변하지 않았나 한다.

지금의 대감거리 무가와 굿은 우리의 단군왕검을 모시는 거리로는 격이 맞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단군왕검과는 거리가 있는 표현과 춤으로 이루어졌다.

‘욕심 많고 탐심 많은 대감(왕검)’이라고 하면서 고기를 이고 지고 신명나게 놀아댄다.

그러나 무교가 시대 상황에 따라 옷을 갈아입고 그 시대의 상황을 풍자하여 무가를 바꾸어 부르고 대감들의 실상을 굿으로 표현함으로써 그 당시 대감들에 대한 불만과 힘든 생활에 지쳐 있는 백성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여 줌으로써 내일을 준비하는 데 활력소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디 대감거리가 단군왕검이 펼치신 큰 덕을 기리는 거리라는 굿의 의미만 안다면 비록 단군왕검과 격이 맞지 않는 굿의 형태라고 하더라도 지금 대감거리의 무가와 굿을 바로잡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우리 무교와 굿은 백성들 속에서 자라고 있으니 그 시대 백성들의 마음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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