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복과 굿의 종류
우리의 무당은 점을 보고 굿을 띄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점을 보러 오지만 무슨 점을 보러 오는지 정확하게 알지를 못한다. 그냥 지금 하는 일이 안 되니까, 아니면 앞으로의 운세가 어떤지, 아니면 승진이나 영전을 할 수 있을지, 그것도 아니면 개업을 하는데 장사가 잘될 것인지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런 것들이 무슨 점이라고 하는지 일반 사람들도 모르고 무당들도 모른다. 기껏해야 신수점, 사주점 정도로만 알고 있다. 우리가 보는 점은 정확하게 말해서 11가지의 종류가 있다. 그 종류를 알아보도록 하자.
사주점 : 본인의 평생 운수를 알아보는 점.
운수점 : 앞으로 몇 년간의 운세를 알아보는 점.
신수점 : 당년의 길흉을 알아보는 점.
단시점 : 앞으로 몇 일간의 재수를 알아보는 점.
멸액점(滅厄) : 나쁜 액운이 들었을 때 액운을 퇴치하기 위하여 보는 점.
절초점(折草) : 질병이 들었을 때 그 치료 방법을 알아보기 위한 점.
관송점 : 송사에 휘말렸을 때 재판의 승리 여부를 알아보는 점.
택일점 : 개업, 출산 등 길일을 알아보는 점.
관운점 : 승진, 영전, 합격, 당선 등을 알아보는 점.
실물점 :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그 행방을 알아보는 점.
구심(救尋)점 : 사람의 행방이나 생사를 알아보는 점.
그러니 앞으로 무꾸리하러 오는 손님이 계시면 어떤 점을 보러 왔는지를 정확하게 묻고 괜히 쓸데없는 말들을 늘어놓다가 밑천 드러나는 망신은 당하지 말기 바란다.
그리고 점을 본 뒤 굿을 해야 할 집은 굿을 시킨다. 그 굿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황해도 굿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운 마지 굿 : 그 집안에 운이 들어 왔을 때 운을 맞이하지 못하면 그 운이 비운이 되어 좋지 못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운을 잘 받아주어야 하는데 그때 하는 굿이 운 마지 굿이다. 운 마지 굿은 또 재수굿이라고도 하는데 보통 일반적인 굿과 소를 잡고 며칠을 계속하는 대탁굿으로 나눈다.
진혼귀 굿 : 진혼귀 또는 지노귀라고도 부르는데 경상도 지방에선 오구굿, 전라에서 씻김굿이라 한다. 이 굿은 죽은 망자를 위로하여 망자의 넋이 구천에서 헤매지 말고 저승으로 빨리 들어가 다시 환생하도록 기원하는 굿이다. 그러나 이 굿의 참뜻은 죽은 자와 산자의 마지막 연결고리를 이 굿을 통하여 모두 끊고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산자를 위한 굿이라고 봐야 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하여 지노귀굿을 함으로써 후손으로서의 임무를 다했다는 안도감과 망자와 연결된 인간의 정을 끊어 줌으로써 후손들이 망자를 빨리 잊어버리고 평시로 돌아가 본인들의 생업에 열심히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고 하겠다.
퇴송굿 : 퇴송굿은 집안에 우환이 있어 몹시 아픈 환자가 있을 때 쾌유를 비는 뜻으로 천지신명님께 기원하는 굿이다. 이 굿은 우리 민족의 유머와 재치를 엿볼 수 있는 굿으로 헛장을 치러서 저승사자를 속이는 굿이다. 즉 저승사자가 아픈 사람을 저승으로 데리고 가려고 왔다. 이미 그 사람이 죽어 장사를 치루는 것을 보면 실망하고 그냥 돌아간다는 의미로 그렇게 하면 죽을병에 걸린 사람이 살아난다는 우리 민족의 심성이 담겨 있는 굿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 이 굿을 할 줄 아는 무당이 얼마 남지를 않았다. 지금 노 만신 몇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이 굿은 영영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의학이 발달하여 이 굿을 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우리의 전통문화라는 차원에서 계속 계승되도록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신 내림굿 : 신 내림굿이란 무당이 되기 위하여 반드시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인 굿이다. 예전에는 신가가 넘쳐흘러야만 신엄마를 잡고 내림굿을 하였지만 지금은 무당이 돈 잘 번다는 소문에 웬만하면 신을 받아 밥벌이 하겠다고 뛰어들다보니 가격도 수천만 원이 넘어가거니와 가짜가 많이 배출되고 있다.
가리굿 : 내림굿을 받은 무당이 잘 불리지를 못하고 점사도 잘 나오지를 못할 때 다시 신의 가리를 잡는 굿인데 엉터리 무당에게 내림을 받으면 몇 번씩 가리굿을 하여야 한다. 이 가리굿을 하다가 집안 망한 무당들이 부지기수다.
진적마지굿 : 진적마지란 무당이 본인이 모신 신령님들을 대접하는 굿이다. 이 마지란 아주 옛적에 우리 조상님들이 춘․하․추․동 사계절을 맞이하여 천지신명님께 제를 올렸던 풍습으로 신라시대까지 이어져 왔다. 여기서 마지란 말이 나왔으며 봄에는 꽃마지, 여름에는 칠석마지, 가을에는 햇곡마지. 겨울에는 동지마지 굿이라 하게 되었다.
여탐굿 : 여탐굿이란 처녀가 시집을 가기 전에 시집을 가서 집안을 일으키고 서방님 모시고 화목하고 건강하게 잘 살라는 뜻으로 하는 굿이다. 특히 여탐굿은 첫 번째 부인을 맞이할 때보다 부인과 사별하고 다시 결혼할 때 많이 한다. 조선조 말 순종의 비 민씨가 죽고 윤씨를 맞이할 때 대궐에서 여탐굿을 며칠을 계속하였다는 기록을 볼 수가 있다.
강화도 김포 통진 이 지방의 처녀들은 여별상이 강하다고 하여 시집가기 전에 반드시 여탐굿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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