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소서노" 이천년만의 부활

愚悟 2006. 9. 20. 11:44

“소서노”이천년만의 부활


요즘 드라마 주몽을 방송하면서 이천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한 여인이 있다

그 여인이 바로 추모왕을 도와 고구려를 건국한 철의 여인 소서노召西弩다.

소서노는 졸본부여의 부족 중의 하나인 계루부 부족장 연취타발의 딸로 동부여에서 온 도망자 거지 추모를 자신의 재력과 군사력을 동원하여 그 시대의 영웅으로 만들고 고구려를 세우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추모왕과 부부가 되었으나 추모의 아들인 유리가 동부여에서 아버지인 추모를 찾아 고구려에 나타나자 고구려를 포기하고 자신의 두 아들인 비류와 온조를 데리고 소래 통하여 한성으로 들어와 백제와 십제를 건국한 철의 여인이다.

이렇게 한 여인이 두 나라는 물론 세 나라의 건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기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소서노 한 여인뿐이다.

그러면 소서노는 어떤 인물인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노고담은 소서노를 한문풀이에서 무당이라고 주장을 한다. 그 이유는 소召자가 입에 칼을 물고 있는 형상의 글자로 바로 무당이 입에 칼을 물고 굿을 하는 형상을 나타낸 글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군웅거리와 장군거리, 작두거리에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 말에 동감을 하며 요즘 유행어가 된 신녀라고 불리지는 않았지만 신녀와 다름없는 능력을 지닌 여인이라고 생각한다.

철의 여인 소서노召西弩는 자신의 이름에 자신의 삶과 운명을 다 담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전 여인 “소서노”의 삶과 인생 역경을 이름에서 한번 엿보기로 하자.

소召자는 노고담 선생의 말처럼 무당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도 보통 무당이 아닌 비수를 타는 무시무시한 힘과 능력을 지닌 여장군을 모신 무당이라는 의미이다. 또 소召자의 뜻풀이도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한다. 부르다 는 뜻으로 사용한다.

즉 소서노는 무당으로서 어떤 결과를 얻어내는, 큰일을 성취되도록 신을 부를 수 있는 아주 영검한 무당이라는 뜻이 이 글자에 담겨있다.

서西자는 당연히 소서노가 온 곳이 서쪽인 발해에서 왔다는 의미다. 소래의 옛 이름이 미추홀이라는 것이 증명한다.

그러나 서西자의 의미와 상징성을 알고 나면 소서노가 어떠한 여인 이였으며 어떻게 살아 왔는지 2000년이 지난 지금 유추해 볼 수는 있다.

西는 오행으로 금金이다. 금이란 부富를 의미하고 철의 여인임을 상징한다. 이 금력과 군사력을 있었기에 세 나라를 건국할 수 있었다. 

성질은 수렴과 결실을 의미하므로 그 당시 소서노가 한 일은 많은 사람들을 수하로 거느리고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대장부를 능가하는 큰 가슴의 너그러움과 큰 덕을 지니고 있었다는 의미와 무슨 일이든 일을 시작하면 반드시 신의 도움으로 좋은 결실을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는 가을로 메마름이다. 이것은 소서노 살아 온 삶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외견상 나타나는 그녀의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마음속에 항상 간직한 외로움과 쓸쓸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일찍 남편 우태와 사별한 청상과부, 추모와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두 아들의 반목,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한 비참한 죽음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서西의 기운은 혈血이다. 이 기운이 있었기에 여인으로서 추모와 아들을 위하여 두 나라, 백제와 십제十濟를 건국할 수 있었다고 볼 수가 있다. 또한 이 기운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반하면 참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였을 것이다. 그 결과 우태와 추모의 두 아들이 자신의 의사와 반하게 서로 반목하고 화합하지 못하니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다 비류의 부하들에게 죽게 된 것이다.

사단은 의義를 의미하니 의리와 신의를 중요시 여긴다는 의미이다. 추모와 헤어지게 된 것도 추모가 자신과의 사랑과 같은 정치적인 동지로서의 의리와 신의를 생각하면 당연히 소서노와 추모의 아들인 온조로 후계자를 삼아야 하나 그렇지 못하고 첫 째 아들인 유리를 후계자로 지목하였기에 과감하게 추모 곁을 떠나 온 것이다.

또 서西의 창조와 덕성은 이利다. 이 말은 소서노는 정체되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여 모험을 즐기는 불같은 성격과 면도칼 같이 날카로운 여인이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화합을 잘하고 어디든 통하는 방법을 아는 여인으로 그 결과물이 고구려와 백제, 그리고 십제까지 세 나라를 건국하게 되었다고 여겨진다.  

서西의 욕심은 탐욕을 의미하므로 새로운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았기 때문에 여인으로 거침없이 고구려, 백제, 십제 세 나라를 건국하였다고 볼 수 있다. 

오성五聲은 상商을 의미한다. 소서노가 상단을 이끌고 천지를 다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다.

서西의 오수五數는 구九를  의미하기 때문에 자신을 포함한 열을 의미하는 십제十濟라는 나라를 건국하였다.

西의 오미五味는 매운맛辛을, 감정은 슬픔悲을 의미하므로 소서노의 삶은 절대 즐겁고 화려한 삶이 아닌 고달프고 슬픈 삶을 고독하게 지켜 온 여인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西의 정신은 백魄을 의미하므로 소서노는 달빛과 같은 포근함과 외로움, 그리고 차가움을 지닌 여인이며 넋과 대화할 수 있는 무당이였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노弩자의 의미는 쇠노라는 의미로 활이나 돌을 잇달아 쏠 수 있는 의미를 가졌다. 소위 요즘 말로 자동소총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그 당시 활이나 돌을 여러 발 잇달아 쏠 수 있는 활을 가진 여인이 바로 소서노로 그가 강력한 힘을 지닌 철의 여인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 弩자는 소서노가 정복자였음을 알려주는 글자로 자신이 직접 정복하고도 자신이 나서지 않고 추모나 아들인 비류와 온조를 앞세워 나라를 건국한 것은 바로 자신은 제사장으로 무당이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당시 소서노가 주변지역을 정복하고 백제와 십제를 건국할 때 소서노가 정복한 지역을 매소홀현買召忽縣이라고 불렀다. 여기서도 소서노가 추모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이 힘으로 정복한 땅이지만 그 땅을 추모로부터 돈을 주고 매입한 땅이라고 말을 하였던 것으로 노고담은 풀이하고 있다. 어쩌면 추모가 소서노가 주변지역을 정복하고 세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묵인한 결과로 그렇게 붙였는지도 모른다.

우리 역사상 소서노 이전에 아주 큰무당 있었다면 바로 항영과 하백녀라고 할 수 있다.

이 항영은 한인천제의 부인으로 오이족 출신이다. 이 항영 집안에서 태양속의 세발 달린 까마귀, 즉 삼족오를 탄생시킨 여인으로 최초의 무당이라고 볼 수 있다.

하백녀는 은하수를 다스리는 물의 여신이라 한다. 그러나 하백녀는 비서갑을 지낸 하백의 딸로 단군왕검의 부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백녀는 무교에서 물애기씨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들의 뒤를 이은 큰 무당이 바로 소서노라고 볼 수가 있다.

바로 이들 여인은 우리의 조상인 마고의 뒤를 이은 여인으로 이들의 부활은 이들만의 부활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정신인 우리 조상인 마고의 부활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의 역사를 쫓아 올라가면 바로 마고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소사노가 마고와 관련된다는 것은 백제를 다른 말로 고마固麻라고 불렀다는 것에서 나타난다. 고마는 바로 마고의 다른 말로 곰 시조 신화의 주인공인 단군을 거쳐 우리의 조상인 마고라는 뜻이다.

<南齊史> 기록을 보면

“북두칠성은 그 음이 백제어로 곰이다. 한자로 고마固麻로 풀어 쓴다. ”

라고 기록되어 있다.

고마는 우리 말 곰을 한자로 바꿔 쓴 것으로 보인다. 백제는 고조선을 승계한다는 의미로 단군왕검의 둘째 아들인 부여를 수도 이름으로 사용하였다.

왕궁의 두시 산 이름을 부소로 한 것도 역시 단군왕검의 넷째 아들 이름에서 따 온 것이라고 노고담은 풀이하였다.

곰이라는 말에서 웅진熊津이라는 지명이 생겼고 웅진은 곰나루터가 되는 것으로 지금의 공주이기도 하다

또 백제의 수도를 한성으로 정한 것도 역시 소서노 자신이 하백녀의 뒤를 이어 물을 다스리는 여인, 즉 무당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겠다. 한성이 은하수를 나타내는 말이므로 백제는 바로 천신들이 다스리는 나라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예전부터 일찍이 우리 역사에서 부각되어 화려한 조명을 받아야 할 철의 여인, 마고의 후손 소서노가 2000년이 훨씬 지난 오늘에서야 한 방송국의 드라마를 통하여 새롭게 부활하게 되었다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 여겨진다.

또한 소서노를 신으로 모시는 무당이 나타나고, ‘소서노기념사업회’도 생겨 2000년 전에 가슴에 한을 묻고 숨져간 철의 여인 소서노를 기리고 그의 진취적인 정신을 이어 받자는 운동들은 바람직한 움직임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세계열강들과 다투어 좋은 성적을 내는 것 역시 마고를 비롯한 항영, 하백녀, 소서노 같은 불굴의 의지로 살아 온 훌륭한 여인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명지대 한재규 교수의 "소서노" 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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