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동지맞이 굿의 기원과 의미

愚悟 2006. 12. 5. 19:07
 

동지맞이 굿의 의미와 기원

 

굿에 대한 기록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어 굿의 기원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문헌으로 전하는 가장 오래된 종교적 제의로는 <삼국지/위지 동이전>에 전하는 부여의 영고와 고구려의 동맹, 예의 무천 같은 제천의식을 들 수 있으며 이러한 제천의식들이 굿의 원형들이라고 생각한다.

한인천제, 한웅천왕, 단군왕검 세 분의 시대에 종교행사는 하늘을 살피고 교신을 하는 제천의식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많은 주문(사설)을 낭독하고 큰 동작으로 몸짓을 하여 원하는 바를 전달하려고 했을 것이다. 즉 무당이 흰 쇠꼬리를 쥐고서 흔들면서 춤을 추었다고 볼 수가 있다. 우리 속담에  「쇠꼬리 쥔 놈이 임자」란 말이 있다. 이 말은 그 당시 쇠꼬리를 쥔 사람이 임금이라는 말일 것이다. 또 이 말은 천제를 드릴 때 <산해경>에 기록되어 있는 모우旄牛라는 흰 소를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풍물패들이 사물놀이에서 전립의 꼭대기에 흰 깃털을 달고 상모를 돌리는 것도, 그 당시 무당이 손에 쥐고서 춤을 추던 것을 지금은 모자 위로 올라갔기에 상모上旄 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의식은 철 따라 춘분마지, 하지마지, 추분마지, 동지마지로 이어졌다. 이런 연유로 우리는 지금도 봄에는 꽃맞이, 여름에는 유두맞이, 가을에는 햇곡맞이, 겨울에는 동지맞이 굿이라 한다.

천제를 지낼 때 춤을 추었다는 것은 <예>의 무천舞天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무천은 하늘을 향하여 춤을 춘다는 의미로 무당이 춤을 추는 것이다. 무당이 춤을 추는 것을 무무巫舞 라고 한다. 무무는 도무跳舞와 회무回舞를 기본으로 한다. 지금의 무당들이 뛰거나 돌면서 춤을 추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영고迎鼓는 북을 치며 마지를 한다는 의미로, 맞이한다는 의미로 마지굿이 나온다. 북을 치며 맞이하는 행위는, 대동굿이나 마을 굿을 할 때 제일먼저 하는 골매기, 산매기, 또는 세경돌이 등에서 길 굿의 형태가 나타난다. 

동맹東盟은 동쪽하늘에 뜨는 해와 달에게 제물을 올리는 행위로 물동이 위에 올라 굿을 하는 것을 <일월마지>라고 한다. 물동이 위에 올라 굿을 하는 것은 우리가 동이족임을 밝히는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굿거리이다. 

이렇게 동맹과 영고 그리고 무천을 합하면 해와 달이 뜨는 동쪽을 향하여 제물을 차리고 북을 두드려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면서 해와 달이 뜨는 것을 맞이했다는 것이 된다. 이것이 오늘날 굿의 기원이며 지금도 행하고 있는 대동굿이다.

그 당시 굿은 반드시 큰 산 바로 아래 봉우리에서 굿을 하였다 한다. 또 굿을 할 때에는 반드시 모旄라는 기旗을 꽂고 반드시 춤을 추었다. 이 모를 꽂는 풍속이 지금도 남아 있다. 바로 굿을 할 때 무당들이 떡시루에 서리화를 꽂는 것이다.

<단서대강 삼황개국기檀書大綱 三皇開國紀/이고선 > 에

「한인천제는 11월인 子月을 상달로 삼고, 太白의 天帝이신 삼신상제가 내려오시는 곳에 신단을 쌓고, 天神을 주인으로 모시고 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이 9천여 년 전에 굿을 하였다는 문헌상 최초의 기록이 된다.

한인천제가 천제를 지낸 신단인 천제단天祭壇은 바로 삼신三神을 의미하고, 삼신의 사상을 담고 있는 원방각圓方角을 함축하는 최초의 신단神壇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태백산과 마니산의 천제단, 그리고 원구단과 방구단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한인천제는 한국桓國의 천제로서 최초로 하늘에 제사 지냈다.

이때가 11월 이었고, 우리 선조가 나라를 세우며 지낸 첫 천제가 바로 동지마지굿이다.

동지 때는 해가 짧아졌다 다시 길어지는 달로, 해가 다시 길어지는 동짓날을 새해 첫날로 삼았다. 이런 관계로 동짓달을 일 년 열두 달 중에서 새해 첫 달이 열리는 달로 여겼다. 그래서 이 동짓날에 천제를 드리고 마지굿을 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낮은 태양으로 양陽을, 밤은 달로 음陰으로 인식한 음양관에 의해 동지는 음陰이 극에 도달한 날이지만 이후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여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다시 말하면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받아들였다.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날을 아세亞歲 즉 작은 설날로 생각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조상들이 동지 날을 새해 첫날이라고 삼았듯이 동지 날 해맞이를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동짓날 팥죽을 끓여 집안에 뿌리며 액을 물리친다. 즉 다가오는 새해에도 집안의 평안과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그리고 팥죽을 먹으며 그 속에 든 새알심도 함께 먹는다.

동지 팥죽에 새알심을 넣어 먹는 것 이유는 금문학회에서는 염제 신농의 자손이라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염제炎帝는 불의 임금, 해임금, 밝은 임금이란 뜻이다. 즉 우리는 태양족이며 염제의 후손들이며‘불의 씨’, ‘불의 알’들이다. 우리가 무심코 말하는‘부랄, 불알’이라는 말이 바로 염제 신농의 후손이라는 말이다. 염제는 남쪽을 뜻하며 남쪽을 대표하는 동물은 봉황을 닮은 주작朱雀이다. 즉 새알심은 동이족 중에서도 새족鳥族이라는 뜻으로 새알심을 먹는다고 한다. 이런 연휴에서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박혁거세, 가야의 김수로왕 등 모든 건국신화가 알에서부터 시작하는 난생설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곡식의 알이든, 남자의 성기 알이든, 새의 알이든, 알은 생명탄생의 전前과정이다. 이것은 풍요의 의미도 있지만 동지가 바로 새알과 같이 죽었든 해가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에서 팥죽에 새알심을 넣어 먹음으로서 우리가 한 살을 더 먹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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