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순하지만 고집에 세고 어리석은 <양>
양은 십이지 동물 중의 하나로 개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동물이다.
보통 양이라고 말하면 우리와는 거리가 먼 동물로 생각한다. 양이 우리나라 토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은 옛날 상고시대부터 우리 민족이 저 넓은 들판인, 만주와 연해주 등에서 많이 길렀던 동물이었으나. 한반도로 밀려오면서 한반도의 지형과 환경이 양을 사육하기에 맞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양이 야생하고 있지만 그것은 염소의 일종이라고 한다. 양은 다른 동물과 달리 속담이나 이야기가 별로 없다. 그 이유는 양을 집에서 가축으로 키운 사례가 별로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양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온순함이다. ‘양의 털을 쓴 늑대’라는 말도 양의 온순함에서 나왔다. 또 양의 걸음걸이는 힘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죽음을 앞둔 사람의 걸음걸이를 ‘죽으러 가는 양의 걸음걸이다.’ 라고 하기도 한다. 또 양이 빠르게 걸을 때의 모습은 방정맞게 걸어가는 것 같아 여기서 나온 풍속으로 전라도 지방에서는 첫 번째 양날에는 출어를 하지 않는다. 이 날 출어를 하면 해난사고가 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또 제주도에서는 이날 약을 먹으면 효과가 없다고 하여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첫 번째 양날은 보통 길일로 여겨 아무 일을 하여도 탈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양은 소와 같이 뿔이 달린 짐승이다. 이 뿔이 달린 짐승은 제물로서 많이 사용된다. 상고시대를 거쳐 고려와 조선조 까지 양은 청명과 백중날, 그리고 시월 초하루 날에 제사를 받아먹지 못한 귀신을 위한 제사에 제물로 사용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길렀다고 한다.
중동과 유럽 등 기독교의 제사의식에는 반드시 양을 잡아 제사를 올린다. 여기서 소와 양이 제사에 쓰이는 이유는 한자 해解자에 나와 있다. 하늘의 노여움을 풀기위해선 뿔 달린 소를 잡아 하늘에 받쳐야 한다는 것을 한자를 파자해 보면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중동을 비롯한 유럽 쪽은 흔히 많이 기르는 양을 받쳤다. 그 예로 기독교의 번제의식에서 양을 잡아 피를 뿌리고 하늘에 받쳤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제사의식은 상고시대 우리 민족이 하던 계불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계불禊祓이란 소도蘇塗 제천행사(神市, 朝市, 海市)를 지내기 전에 먼저 목욕재계하는 유습으로 아직도 우리 민족의 제사의식에 남아 있다. 또한 신시시대에 인간들이 어육魚肉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인간으로 하여금 반성하고, 조상에 대하여 기른 공을 보답하기 위하여 희생제犧牲祭를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이 희생제를 올릴 적에는 피에 손가락을 꽂아 생명을 성찰하고, 땅에 피를 부어, 기른 공을 보답하게 하였는데, 여기에는 물체物体가 대신하여, 오미五味의 과過에 보상함으로써 재앙을 멎게 하려는 육신고충肉身苦衷의 고백이라고 한다.
양은 이렇게 하늘에 받치는 동물이다 보니 신성하게 여겨 무덤의 호석이나 양석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양羊자와 관련된 한자어로는 羊과 大자가 합쳐진 아름다울 미美자가 있고, 羊자와 말씀 言자가 합쳐진 선할 선善자가 있다. 또 羊자와 나 아我자가 모여 의義가 있으며, 귀신을 뜻하는 시示에 羊자를 붙여 상서롭다는(祥) 뜻이 되었다. 그 외 무리를 뜻하는 군群과 기른다는 양養과 거짓을 뜻하는 佯양자가 있다.
양띠 생은 보통 역마살이 많다고 하여 한 곳에 안정되게 살기보다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한다. 양과 같이 푸른 초원을 마음껏 뛰어 놀기를 원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
돼지띠와 토끼띠, 그리고 말띠와는 궁합이 잘 맞아 무슨 일이든 같이 하여도 좋다. 이런 띠와 부부의 연을 맺으면 금실이 좋아 행복하게 잘 산다고 한다. 그러나 소띠와는 개띠, 그리고 쥐띠는 양띠와 서로 맞지 않아 항상 충돌하거나 원수처럼 지내게 된다고 한다.
양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이 양들이 여름이 되면 서로 붙어 지내다가 겨울이 되면 서로 떨어져 지낸다. 이러한 습성은 양털이 다른 털보다 차기 때문에 여름엔 붙고 겨울엔 떨어져 지낸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양띠 생들은 양들의 습성을 따라 여름에 만났다가 겨울에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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