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서기란 굿판이나 치성을 드릴 때 제가집 사람이나 구경온 사람들 중에서 자기도 신적인 경험을 하고 싶을 때 아니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 신나게 한번 뛰고 싶을 때 하는 것으로 보통 무당들의 진적굿에서 많이들한다.
무감을 서서 신명나게 한바탕 놀고 나면 재수가 있다고(和解同心) 하여 예전에는 굿판에선 반드시 제가집 중 한사람이 무감을 섰다.
또 어떤 이는 무감을 서면서 조상을 실려서 같이 훔뻑 놀아야 재수를 보고 하는 일이 잘풀린다고 하여 무감을 서기 위하여 굿을 하는 사람도 있다.
무감서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의식은 있어서 내가 왜 이러나 하는 생각에 동작을 멈추려고 하여도 멈춰지지가 않았다. 스스로 눈을 뜨고 내 동작을 바라보면서 멈추려고 하지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작은 계속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과학적으로는 트랜스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왜 이런 현상이 오는 것인지에 대하여는 설명하지 못한다.
어떤 이는 무감을 설 때 조상이 실려 공수를 주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다 무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감서기를 많이 하면 무당된다는 속설이 있지만 지노귀 굿에서는 많이들 무감을 세운다.
경상도지방을 비롯한 아래지방에서는 <대잡이>라고도 하는데 진도 씻김굿이나 동해안 오구굿에서는 반드시 대잡이를 하여 죽은 망자를 몸에 실어 이승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함께 붙잡고 울면서 이별을 슬퍼했다.
특히 시골로 굿을 가서 할 때는 제가집 사람이나 동네 아줌마들이 무감서기(대잡이)를 하는데 예전에는 많이들 조상이 실려 고웃도 주고 울고 웃고 놀다 가는 그런 현상이 많았다.
<루이스>의 고전적인 주장에 의하면,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신들림 의례에서 여성이 우월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여성 무당과 신들림 현상은 한국적 특수성이자 문화적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엘리아데>의 정의에 따르면, 샤머니즘을 ‘엑스타시의 기술’로 설명하고 있지만 ‘엑스타시’와 유사한 개념으로 ‘트랜스(trance)’와 ‘포제션(possession)’ 개념을 들 수 있다.
모두 샤머니즘의 제의 양식에서 결정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들인데, 엑스타시가 탈혼 현상이라면 포제션은 빙의(憑依) 상태의 신들림 현상이며, 트랜스는 일시적 신내림이나 신오름에 의한 망아 현상이다.
이 세 가지 현상은 지역과 민족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아프리카의 샤머니즘적 종교 현상을 ‘포제션’이라는 용어로 통칭하고 있고,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경우는 ‘엑스타시’라는 말로 표현하며, 발리 섬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이러한 일시적인 신들림 현상을 ‘트랜스’라는 용어로 나타낸다.
한국 무당굿의 특징은 포제션에 가깝지만, 무당 없는 굿 이를테면 마을굿은 트랜스에 가깝다.
어느 경우도 엑스타시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
어제 치성을 드리는 장소에 잠시 갔다 무감서기에서 트랜스 현상을 일으키는 제가집의 모습을 잠시 동영상으로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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