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터 순례

북한산 영취사

愚悟 2008. 6. 8. 18:20

대강 25년 전 쯤 인연이 있어 간 적이 있는 북한산 영취사를 갔다.

정릉에서 올라가는 산행길부터 예전의 모습과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 무질서하던 당시의 모습만 기억하고 있던 나는 맑은 개곡물과 잘 가꾸어진 숲에 절로 마음이 즐거워졌다.

제법 가파른 산행 길에 온몸이 땀에 젖고 숨이 턱밑에 까지 찰 무렵이면 목마른 사람들이 목을 적시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영취천이 나온다.

깊은 산속의 바위 속에서 스며 나오는 영취천의 약수는 지친 이들이 잠시 쉬어 목을 적신다음 다시 힘을 얻어 대성문으로 오를 수 있게 하는 약수로 예전에 영험스러운 수리(매)가 와서 물을 먹었다고 한다. 

영취천에서 잠시 쉬면서 목을 적신 후 다시 가파른 길을 400미터 정도 오르면 영취사가 나온다.

25여년 전 기억만을 간직하고 마지막 계단을 오르자 영취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감로수 앞에서 부처님의 자비로움을 체험하고, 한켠에서는 절에서 제공하는 비빔밥을 맛있게들 먹고 있었다.

 

            영취천 약수터                                                       영취사 경내

 

 

         영취사 경내에 있는 9층석탑                                  마음씨 고운 공양주 보살님

 

 

         정성이 가득한 영취사 비빔밥                                     영취사 용왕당

 

 

                       대웅전                                                           삼성각

 

 

                                                         허공기도터

 

영취사靈鷲寺는 어느시대에 창건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절 마당 한가운데 서있는 구층석탑이 천년 세월을 말해주는듯하다.

하늘에서 내려 오는 물이라는 뜻의 감로수 한편에 자리 잡은 용왕당에 인사를 드리고 다시 대웅전으로 향하여 인사를 드렸다.

대웅전에는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 그리고 왼편에는 지장보살님, 그리고 우측에는 관세음보살님이 모셔져 있었다. 영취사 신도분 몇사람이 앉아서 기도를 하거나 불경을 외우고 있었다.

이어서 항상 사찰에 가면 가장 관심있게 보는 산신각으로 옮겼다. 산신각은 대웅전 뒷쪽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삼성각으로 되어 있었다. 

산신각이라고하지 않고 삼성각이라고 하였는 그 연휴를 물어 보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웠지만 마땅히 물어 볼 사람이나 스님이 눈에 띄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각이라면 황해도 구월산의 삼성각과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우리 민족의 국조이신 한인천제, 한웅천왕, 단군왕검을 모신 곳이 삼성각이다.

그러나 삼성각 안에는 산신님과 동자 동녀만 모셔져 있지 다른 절과 달리 독성님과 칠성님은 모셔져 있지 않았다. 

영취사라는 이름에서 유추해 본다면 이 절은 단군시대의 팔가 중 응가鷹加들이 세운 절이 아닐까 한다.  

응가의 鷹자가 바로 영취사의 鷲와 같은 의미인 수리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 산신각 역시 삼성각이라고 하면서 산신님만 모신 것이 47대 고열가 단군이 산 속에 들어가 산신이 되었다는 의미에서 유추할 수 있으니, 영취사란 이름에서 우리의 역사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또 靈자는 신령스럽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鷲는 매를 의미하므로, 영취라는 말은 신령스러운 매와 관련이 있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예전엔 사찰이기 전에 분명 巫와 관련이 있는 영험한 기도터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산신각 뒷에 자리 잡은 큰 바위 밑에 자리잡은 기도터는 아주 안성마춤이었다.

산행하기가 좀 어렵고 힘들지만 오르면서 자신을 뒤돌아 보고, 오르고 난 뒤 감로수로 부처님의 자비를 느끼고, 기도터에서 자신의 업장을 소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으로 서울 부근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곳이라 생각한다.

공양시간이 좀 지났지만 늦게 올라 온 등산객을 위하여 마음씨 고운 공양주 보살님이 비빔밥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렇게 시장끼를 느낀 것은 아니지만 힘든 산행 끝에 산사에서 제공하는 공양은 별미일 것 같아 비빔밥 두그릇을 받아들고 같이 산행을 했던 이와 맛있게 �었다.

예전엔 영취사 마당 끝 바위 위에 올라서면 서울시가 한눈에 펼쳐 보였지만 지금은 나무가 우거져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조금씩 비가 뿌리는 탓에 더 이상 산행을 진행하지 못하고 서둘러  하산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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