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에 자리 잡은 방아다리 약수터는 위장병에 특효가 있는 약수터로 유명하다.
많은 약수터들이 오염으로 신음하다 음용수 부적격 판정으로 폐쇄되는 것에 반하여 방아다리 약수터는 오대산 깊은 산 속에 위치하고 있어 아직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 약수터다.
이 방아다리 약수터 바로 옆과 뒷산에는 용왕을 모신 용신당과 산신을 모신 산신각이 자리 잡고 있어 무교인들이 많이 찾는 기도터다.
특히 이 방아다리 약수터는 말문이 제대로 못 연 무교인이나 가리가 잡히지 않는 무교인들이 찾아서 기도를 드리면 효과가 있어 많은 祈子들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어제도 오대산을 지나다 방아다리 약수터를 들렀다.
위장에 좋다는 약수도 한 대접 마시고, 용왕과 산신께 잠시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철분 함량이 맞아 녹 냄새가 물씬 풍기면서 톡 쏘는 약수를 한 대접 마시고 나면 정말 용왕님의 위력으로 위장이 깨끗이 세척되는 듯 온 몸이 찌릿하다.
이어서 용신당에 인사를 드리려고 하니 당 앞에 놓여있는 소주병과 막걸리 병이 눈에 거슬린다. 소주병 3개와 빈 막걸리병 2개를 집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인사를 드린 후 다시 뒷산 산신각으로 올라갔다.
산신각 앞에는 기도드릴 때 아마 세 명의 무교인이 다녀갔는지 쌀과 북어, 사과, 배, 감, 귤 그리고 소주와 막걸리병 등이 그대로 널려 있었다.
또 산신각 옆을 보니 버려진 소주병과 눈 속에 파묻힌 소주병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순간 화가 치민다. 이런 쳐 죽일 년 놈들이다. 한번 오고 다시는 안 오겠다는 심보다.
이 소중한 기도터를 이렇게 한다면 분명히 약수터 입구 관리사무소에는 “무속행위 금지”라는 팻말이 붙을 것이며 무교인들이 기도하는 것을 금지시킬 것이다.
우리들이 기도 다니는 소중한 터전에는 어김없이 기독교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비껴가지 못한 방아다리 약수터도 관리인이 기독교인으로 바뀌었고, 약수터 뒤편에 기도원이 들어섰다는 현실은 우리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우리를 배척하려는 세력들이 존재하는 곳에서 우리들을 쫓아내고 출입을 금지시킬 빌미를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우리들의 터전을 우리가 아끼고 깨끗이 사용하지 못한 탓에 우리는 마음대로 다닐 수가 없다. 어디를 가도 ‘무속행위 금지’라는 팻말이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심지어 배낭을 메고 들어가면 검사까지 하는 곳도 있다.
이런 수모와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자중하고 조심해야 한다.
오색천을 찍어 나무에 거는 행위, 촛불을 켜두고 오는 행위, 제물은 방치하고 오는 행위, 돼지머리를 강물이나 바다에 꼭 버리는 행위, 껍질을 벗기지 않고 사탕을 버리는 행위, 술병을 그냥 버리고 오는 행위 등 기도나 정성을 드리고 난 뒤 너무나 많은 행동들이 자연을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기도를 한 후 제물들은 본인들이 다시 챙겨서 가져가야 한다. 그 자리에 그냥 두고 간다고 용왕님이 드시고 산신님이 드시겠는가?
여름에는 부패하고 겨울에는 얼어 터져 아무도 먹지 못한다. 또 지금은 살기가 좋아져서 그런 것을 먹는 사람도 없다, 그러니 그대로 두면 분명 자연환경을 오염시켰다고 손가락 짓을 받을 것이다.
심심하면 한 번씩 나오는 환경보호 방송에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자연을 훼손하는 주범으로 인식되어 온 우리 무교인들의 이러한 행위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우리들이 영험을 받는 기도터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다행이 날이 추워서 아직 공원관리사무소 직원이나 기독교관리인이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일행들과 비닐봉지와 쌀을 담았던 포대에 과일이며 북어 그리고 버려진 술병 등을 주워 담았다. 만약 혼자 갔으면 엄두도 못 낼 양이지만 일행 3명과 나눠 들고 방아다리 약수터를 나왔다.
언제까지 이런 행동들을 계속할 것인지?
언제까지 한경오염의 주범으로 취급받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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