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네티즌에 울고 웃는 세상

愚悟 2009. 2. 22. 13:45

네티즌에 울고 웃는 세상

 

요즘은 인터넷시대라 모든 여론을 인터넷이 좌지우지한다고 봐야 한다.

지난번 광우병 파동 때 보여준 촛불집회 등 각종 현안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급속히 여론이 확산되고 재생산되어 온 국민의 이슈로 등장하곤 한다.

물론 이러한 인터넷 여론이 올바른 사회를 만드는데 일정부분 공헌을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진실을 왜곡하거나 개인의 감정이 개입될 때는 그에 따른 피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포털사이트에는 “용한점집”을 표방하는 카페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주로 20~30대 네티즌이 중심이라고 여겨지는 이러한 카페는 각 지방별로 점집이나 역술인을 방문한 후 그 느낌과 소감을 추천과 비추천으로 올리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가입 조건도 까다로워 정회원이 되지못해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대부분 점을 보고 난 뒤의 소감이라고 할 수 있다.

 

점을 보고 난 뒤 자신에게 좋은 이야기를 하였으면 적극 추천을 하고, 자신이 좀 듣기 싫은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들었으면 비추천, 엉터리라고 매도해 버리니, 그래서 용한점집을 찾을 수가 없다.

우리가 점집이나 역술인을 찾는 이유는 앞날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불확실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런 점집이나 역술에 의존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 이 시대의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방송국 조사에 전 국민의 85%이상이 점을 본 경험이 있다고 하는 통계가 발표되었으니 점은 이제 우리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겠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점을 보고 있는데 누구를 찾아가야 정확하게 자신의 앞날을 조언 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인터넷 상의 “용한점집” 카페들이다.

그러나 인터넷 카페들은 상당히 위험한 여론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점이라는 것이 자신이 듣기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하여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앞날에 닥쳐올 안 좋은 일이나, 자신이 타고난 운명을 바로 알고 그 운명을 개척하려는 의지와 용기를 얻기 위하여 찾아간다.

비가 온다면 우산을 준비하고, 폭풍우가 몰아친다면 잠시 쉬었다 가고, 황사가 몰아친다면 황사대비를 단단히 해야 하듯, 우리들이 점을 보는 이유가 바로 우리 인생의 일기예보를 듣기 위하여 가는 것이다.

자기의 앞날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고 간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진로와 운명을 많은 노력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본래 타고난 사주팔자는 바꿀 수 없어도 운영은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잘못타고 난 내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확한 앞날에 대한 예언과 그에 상응하는 자신의 노력으로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사주가 똑 같은 사람 중에 거지도 있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사주팔자가 내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들은 점집을 찾을 때는 자신에게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해주었으면 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듣기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뭐 때문에 점집을 찾나? 본래 예부터 바른 소리는 귀에 거슬린다고 하였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이야기를 귀 담아 듣지 않고, 듣기 좋은 소리만 귀담아 들으려고 하니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친구와 같이 점집을 갔는데 친구에게는 “돈 복이 많다, 사주를 잘 타고 났다. 크게 되겠다.” 는 등 좋은 소리만 늘어놓고, 자신에게는 “박복하니, 인복이 없다. 살이 끼었다” 는 등 이야기를 한다면 그 점집은 분명 나쁜 이야기를 들은 친구에게는 엉터리 잘못된 점집으로 매도당할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다녀 보고 난 뒤 평가를 내려야 정확한 것이지 한 두 사람이 다녀오고 난 뒤 자신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황당하다, 엉터리다, 애매하다는 등 매도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신의 제자로, 신의 매개체로, 신의 대리자라고 할 수 있는 무교인을, 네티즌이 한번 다녀와서 평가하고 매도한다는 것은 무교인 입장에선 상당히 억울하고 분통터질 노릇이다.

백사람이면 백사람 다 만족할 만큼 맞출 수 없다. 얼마나 신중하게 그 사람과 함께 앞날을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진실 된 자세가 중요한 것이지, 지나봐야 알 수 있는 앞날이 좋고 나쁨에 기분이 좌우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날이 좋다고 방심하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것 보다 나쁘다는 이야기 듣고 조심하고 노력하여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어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 상담이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점을 본 결과가 나쁘고 좋은 것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앞날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는 생각으로 나쁘면 더 열심히 해서 반전의 기회로 삼고, 좋으면 더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을 배가 시키겠다는 신념으로 살아간다면 점을 보고 난 뒤 그다지 기쁜 나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나 현재의 자신의 상태로 맞추지 못하는 엉터리 점사를 보면서 돈이 되는 굿이나 부적을 하라고 강요한다면 문제가 있다.

 

예전에는 없던 엉터리 가짜무당이라는 말은 생긴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러한 말은 무당들이 스스로 초래한 결과에서 비롯되었다.

무당을 하지 않아도 될 사람을 무당을 만든 죄, 무당이 돈 잘 번다고 하니 배워서라도 무당을 만든 죄, 사제라는 사명감을 망각하고 돈 버는 장사꾼이 되어 버린 일부 몰지각한 무당들, 매스컴이나 언론을 이용한 과대광고로 돈벌이만 몰두하여 많은 피해를 입힌 일부 덜 떨어진 무당들 때문에 생겨난 용어다.

이러한 무당들 때문에 일반인들은 어떤 무당을 찾아가야 올바르게 자신의 앞날을 상의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잘못 찾아가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무당에 대한 정보를 찾고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카페가 생기게 된 것이다.

 

무당이 무슨 사기꾼도 아닌데, 무당집 잘못 찾아가면 금전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무당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 무교인들은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무당들이 스스로 저질러 논 결과들이 가짜 엉터리 무당이라는 말을 일반인들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한 점사를 본 뒤 정성을 들이거나 부적을 권하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면 처방을 받아 약을 먹든지 치료를 하든지 하여야지, 진찰만 받고 치료를 하지 않으려면 병원에 간 의미가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무당집에 찾아가면 때에 따라서 굿을 하거나 치성, 또는 부적을 하라고 권할 때가 있다. 이것은 진찰 결과 나온 처방이므로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정성을 드려도, 부적을 지녀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즉 치료 방법이 없다면 그 만큼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에 힘이 들기 때문에 권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반대로 현재 처한 상황에 따른 처방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처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너무 돈에 집착하여 무당들이 돈을 벌려고 굿이나 부적을 권한다고 생각한다면 무당 집에 다니지 말아야 한다.

 

병원에 가면, 진찰 후 치료를 하듯, 점사를 보고 난 뒤 굿이나 부적을 권하는 것도 역시 현재 처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치료나 같은 것으로,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