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천 리포트

귀신 잡는 무당

愚悟 2010. 2. 3. 11:13

어느 내림굿에서 벌어진 생생한 장면이다.

케이블TV 무속 방송에서나 볼수 있는 그런 장면이었다.

내림굿을 하기 전에 앉은 고장을 치는 과정에서 별안간 일어난 일이다.

각본도 연출도 없는 그냥 그대로 일어난 리얼이다. 

필자는 많은 굿을 보아 왔기에 이런 현상들이 당황스럽다거나, 신기하다거나, 의심스럽지도 않는  그냥 늘 있는 그런 일이다.

요즘 방송에서 귀신쫓는 사람으로 알려진 퇴마사도 아닌 바로 우리 무당들이 신내림굿을 받으려는 제자 몸 속에 들어 있는 약 먹고 자살한 귀신을 빼내고 있는 과정이다.

국어사전에도 없는 퇴마사라는 용어는 방송국에서는 무속과련 방송을 위하여 새로운 용어를 찾던 중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던 명칭을 수입하여 사용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방송국 작가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 무당들과, 우리 무속행위와  다르게 보여지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더 많은 흥미를 유발할까 궁리 끝에 수입한 단어가 바로 퇴마사라는 용어다.

그러면서 귀신을 쫓는 일은 퇴마사들만 할 수 있는 것 같이 왜곡하고 있다. 

그 결과 함량미달인 무당들이 너도 나도 퇴마사라고 간판을 걸고 있다.

퇴마사라고 하면 무당들보다 격이 높아 보이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퇴마사라고 하면 무당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 지닌 것처럼 일반인들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퇴마사가 필요없다.

우리들 이웃에는 수천년 전부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아플 때나 늘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고 기쁘해주는 무당이 있기 때문이다.

자칭 퇴마사라고 하는 무당이나 법사가 있으면 그 사람이야 말로 자신이 함량미달이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귀신 쫓는 사람들의 명칭이 서양에서는 엑소시스터가 되며 일본에서는 퇴마사가 되지만, 우리는 무당이라고 한다. 

우리 무당이 엑소시스터와 퇴마사와 다른 점은 이승을 떠도는 귀신일지라도 마구잡이로, 힘으로 귀신의 의사에 반하여 쫓아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무당들은 귀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귀신들과 대화하여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사연을 들어 살아 생전 가슴에 품고 있는 그 한을 듣고 풀어줌으로써 귀신이 스스로 물러가게 하는 것이 그들과 다른 점이다. 

힘으로 밀어부쳐 강제로 쫓아내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행위가 바로 굿을 할 때 마지막에 하는 조상거리나 뒷전거리라고 할 수 있다.

이거리들은 바로 이런 귀신들을 위한 거리로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는 해원상생解寃相生의 거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