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만신 모시기와 당 매기-2

愚悟 2010. 11. 7. 10:00

만신 모시기와 당 매기

 

 

 

예전에는 요즘처럼 만신에게 무꾸리 하는 도중 굿 날을 잡아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가집에서 굿 날을 잡고, 만신를 정하여 모셔 오는 형식으로 이루어 졌다.

그러나 미리 제가집과 만신 간에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진 후에 제가집에서 굿할 날을 잡고 제물의 준비를 마친 후 만신을 모셔오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굿에 사용할 제물 준비가 끝이 나면 가족들이 의논궁리를 한 끝에 굿을 주관할 경관만신을 정하였다.

경관만신은 그 고을에서 이름이 난 무당으로 유능하고 덕망이 높고 뒷물이 맑은 만신으로 정하여 굿 하는 당일 모셔 온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만신이 영검하면서도 덕망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만신의 덕망은 아예 살펴보지도 않고, 또 뒷물이 맑은지 알아보기도 전에 방송이나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유명세만 타면 최고로 여기고 있으니 굿하고 뒤집어졌다는 소리가 나온다.

 

굿할 날이 되면 제가집의 남자가 지게를 지고 만신 집을 찾아 소리친다.

“금일 신사 드리는 00동 00네 댁에서 신명님을 모시러 왔습니다.”

그러면 모든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던 만신은

“ 민성수님들, 금일 00가중 신사를 00일에 신사를 드리러 갑니다. 만복주시고 곱게 잘 도와주시고 오십시다.”

라고 하면서 신포(신복)와 신기물을 지개에 지우고 제가집으로 향한다.

 

이어 제가집에 도착하면 안주인에게

“신령님들 명복 받으실 준비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라고 인사를 한다.

그러면 안주인은 “신령님 복 주러 힘든 길 오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답한다.

이렇게 만신과 제가집 안주인 사이에 예의를 갖추고 난 후 신복과 신기물들을 안으로 모셔간다.

이때 신복과 신기물이 가는 길을 잡인들이 가로 질러 가지 못하게 주의한다.

방안으로 들어가서도 신복과 기물들을 함부로 바닥에 놓지 않고 방 한가운데 미리 준비해 둔 상위에 신복과 신기물을 안주인이 받아 정성스럽게 내려놓는다.

 

예전에는 신북과 신기물을 모실 때 이렇게 엄중하게 하였지만, 요즘은 신복을 함부로 들고 옮기고 바닥에 내려놓고 한다. 심지어 신복을 타넘고 다니는 만신들도 있으니 신령님 모시는 정성이 이래서야 어찌 만신이라고 할 수 가 있을까?

이어서 신복 앞에 정화수를 떠다 놓고 안당주인이 삼배를 올린다. 이때 만신은 두 손을 비비며 축원 덕담을 한다.

“00시 00동 00가중이 00일에 신사를 대접하오니 신령님들이 신사덕을 입혀 주시옵소서”

그리고 만신과 악사(장구와 징)들에게 식사 대접을 한다. 이때 만신들과 악사들이 숟가락을 먼저 드는지 젓가락을 먼저 드는지 유심히 살핀다.

숟가락을 먼저 들어야 농사지을 때 논두렁 물꼬가 터지지 않고 우물번개, 마당번개가 없겠다고 좋아한다.

 

이어서 식사를 마치면 굿청을 맨다.

굿당을 보통 마당에 차렸는데 이것을 ‘당 맨다.’라고 하였다.

당은 안당과 밧(바깥)당으로 매고 이어서 타살군웅굿에서 사용할 뚝대를 만든다.

이 뚝대는 다른 지방 굿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것으로, 뚝대라는 말은 도깨비대라는 말로 도깨비를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도깨비는 귀신을 쫒는 힘을 가졌기에 귀면와나 장승 등으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군웅거리로 험악하게 간 조상들의 넋을 달래고 도깨비를 상징하는 뚝대로 온갖 잡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다.

요즘은 제가집 식구들의 내의로 뚝대를 만들지만, 예전에는 제가집 대주 윗도리, 안주인 치마저고리를 나뭇가지에 입히고 흰종이 한 장, 삼베, 소창 한 자 반을 길게 접어 씌운 후 큰 군웅방을 두 개를 단단히 묶어 맨다.

콩이나 보리쌀을 동고리짝에 담아 서낭맞이 아래 놓고, 뚝대를 꽂아 세워 놓는데 이것을 뚝대백기라고 한다.

여기에 칼과 삼지창 등 신칼 등을 꽂아 놓으면 칼백기라고 한다.

 

장구백기는 자루에 벼나 콩을 담아 장구 칠 때 움직이지 말라고 밑에 고여 놓는 것을 말한다.

안등신(집안에 모시는 신)을 모시는 당인 안당에 무신도를 띄우고 왼쪽에 선반을 매고 흰종이를 깔고 만감흥당(모든 신령님)을 모시는데, 입쌀반데기, 수수반데기, 차좁쌀반데기 등의 감흥 반데기와 음식을 골고루 조금씩 올려놓고 술 한 잔씩 부어 놓는다.

밧당도 같은 형태로 당 입구 왼쪽에 선반을 매고 굿당 밖의 조상님과 바깥신을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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