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상 차리기
굿상을 차리기 전에 먼저 마지를 띄워야 한다.
마지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띄우는데 보통 성수님, 일월성신, 일월도신장의 순서로 모시고 마지막에 영산마지를 띄운다.
마지를 띄울 때는 명도 위에 길게 접은 종이를 한 장씩 거는데, 이를 ‘명도에 길지를 준다.’고 한다. 이것은 신령님께 예단을 바치는 것으로, 굿을 하는 제가집은 여기에 돈을 걸어준다.
일월명도는 성수마지 위에 걸고, 솟을명도, 칠성명도, 부인명도, 신령님명도 순으로 건다.
마지막으로 서낭명도를 서낭마지 위에 거는데 대신발과 함께 건다.
마지띄우기가 끝이 나면 굿상 즉, 전물상을 차린다.
전체적인 굿상은 시작하기 전에 차려놓고 끝이 나면 치우지만, 굿거리에 따라 작은 상을 따로 차리기도 한다.
예전에는 전체적인 굿상을 차리지 않고 거리마다 상을 따로 차려서 굿을 하였다고 한다.
굿상에는 안쪽부터 성수시루, 안시루, 감흥시루, 대감시루(천신대감, 소대감, 대감시루), 성주시루, 업양시루(도태업시루, 긴대업시루), 장군시루(임장군시루, 먼산장군시루), 부귀제석시루, 도산말명시루, 대신마누라시루, 별상시루, 조상시루(시집조상시루, 친정조상시루, 신조상시루) 등을 놓는다.
굿하는 마을에 무당이 있으면 무당몸주시루를 굿상 끝에 놓아 무당의 몸주신을 대접했다.
대부분의 시루는 흰쌀가루로 찌지만, 감흥시루와 천신대감시루는 수수와 쌀을 층층이 번갈아 놓고 찐다. 도태업시루는 콩을 썩어서 찌며, 대감시루와 대신마누라시루, 별상시루는 팥을 위에 얹어 찐다.
업양시루와 소대감시루를 제외하고는 각 시루마다 조기 한 마리, 술 한 잔, 동그래이, 수수반데기, 입쌀반데기, 조반데기, 인절미를 한 접시 담아 놓는다.
조상시루 옆에는 작은 양푼에 술을 담아 국자를 띄워 놓는다.
작은 상을 준비하여 흰 종이를 깔고 수수반데기, 조반데기, 입쌀반데기를 하나씩 번갈아 상 앞쪽에 두 줄 정도 쌓아놓고 그 위에 인절미를 상 길이에 맞춰 잘라 놓는다.
쌀은 양푼(불기)에 담아 상위 가운데 떡 뒤쪽에 놓고 애기부채를 꽂은 다음, 그 앞에 화경을 꽂고, 쌀을 놋그릇에 한 식기를 담아 쌀 양푼 위에 놓는다. 이것을 애기씨반이라고 하고 떡시루를 놓고 가운데 올려놓는다.
그리고 밥그릇 세 개에 쌀을 가득히 담아 흰 종이로 싸서 상 밑에 엎어 놓는다.
이것은 우환이 있는 집안에 상문동법을 잡는 것으로 굿이 끝나고 상을 치울 때 종이를 풀어 보아서 쌀의 일부가 없어졌으면 동법을 잡았다고 한다.
시루 아래쪽으로는 고사리, 숙주, 도라지, 호박고지, 녹두청포, 두부한모, 정한수를 놓고, 그 앞줄에는 오색 또는 칠색 과일을 차리고, 이어서 술잔, 촛대를 놓는다.
굿상을 중심으로 오른쪽 벽에는 감흥꽃, 조상꽃 순으로 장식하고, 굿상 앞쪽에는 작은 상을 놓고 백미 한 말을 밀박에 담아 놓는다. 이를 감흥마령이라고 하며, 백미 위에 향로를 올려 놓는다. 그리고 그 옆에 감흥병주를 놓고 장군, 부귀대감, 재물대감, 몸주대감, 도산말명, 만조상 감흥천을 굿상 옆에 둘러 깐다.
굿상 옆에는 조라술을 각기 몫 지어 담아 놓은 감흥병주, 상산부군병주, 장군타살병주, 조상병주를 놓고 술을 항아리 채 갖다 놓는다.
굿을 시작하기 전 ‘팔낭패살’이 있거나 삼재가 들어있는 집은 쌀 한 주발을 담아 수수깡에 삼색천(빨강, 노랑, 초록)으로 기를 매어 주발에 꽂고 나물 세 접시, 술 석 잔, 밥 세 접시를 키에 담아 용마루에 갖다 올려놓는다.
‘팔낭패살’은 용마루를 넘나다니다 장고 소리가 나면 안방으로 들어와 사람을 해치는 살인데, 이렇게 하면 첫 장고소리가 나도 용마루에 차려 놓은 음식과 색 헝겊에 눈이 팔려 방안으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팔낭패살’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식구 중에 삼재가 들었으면 소지로 기를 세 개 매고 삼색천으로 기 셋을 더 매어 반데기 하나, 팥떡, 수수떡, 나물 등 준비한 음식을 약간씩 덜어내어 작은 상에 담아 장독대에 갖다 놓으면 삼재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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