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망치를 내려친 무속인

愚悟 2011. 7. 11. 23:35

 

 

어떤 무속인이 손님이 없어 다른 무교인 집에 점을 보라 갔다 “신이 허공에 떴다.”라는 말을 듣고 그 말을 취소하라고 다툼을 벌이다 급기야 망치로 머리를 여러 번 내려쳐 살인미수로 구속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무속인에게 “신이 허공에 떴다”라는 자신이 모시던 신이 떠났다는 이야기로 더 이상 점을 볼 수 없어 무속인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운동선수가 갑자기 회복할 수 없는 큰 부상을 당해 그라운드를 떠나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사건에서 우리가 참고하여야 할 교훈적 사실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한번 무당이 되면 영원히 무당으로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참신을 모신 무당이 아니더라도, 파리 죽은 귀신이라도 붙었으면 죽을 때까지 무당 노릇을 하고 싶어 한다.

그 이유는 속된 엉터리 무속인들은 스스로 너무 쉽게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세치 혀만 잘 놀리면 수 천만 원을 받고 굿도 할 수 있는 것이 무당이라는 직업이다. 그렇게 좋은 직업을 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아쉽겠는가?

예전에는 무당 되기를 죽기보다 더 싫어하였지만 지금은 스스로 무당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이 없으면 배워서라도 무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만큼 무당에 대한 인식도 좋아졌지만 경제적으로 수입도 만만찮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대목이다. 그러다 보니 엉터리 함량미달 무당들이 넘쳐나 돈만 밝히는 악질 장사꾼 같은 무속인들이 넘쳐나 그 피해가 만만찮은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무당은 정년이 없어 자기하기에 따라 나이 팔십이 넘어도 한 달에 몇 백만 원은 거뜬히 벌 수 있는 신이 내린 직업이다.

그런데 갑자기 신이 허공에 떴다라고 하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그러나 왜 신이 허공에 떴는지는 스스로 더 잘 알 것인데, 다른 무교인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여 망치로 사람 머리를 내려쳤으니, 그 무속인은 귀신이 홀린 것이 분명하다.

다른 무교인이 신이 허공에 떴다고 한다고 떠날 신명도 아니지만, 그런 신명을 모시는 무당들은 엉터리 무속인 임이 분명하다.

이런 무속인들 때문에 참된 무교인들까지 욕을 먹고 무교인들을 이상한 집단으로 전락하여 사회에서 지탄을 받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요즘 점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자신의 앞날에 대한 조언을 듣기보다 자신에게 좋은 말을 해주기를 바라면서 온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에게 좋은 소리를 하지 않는 무교인을 엉터리 악질 무당으로 모함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마음여린 무교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있다.

하긴 무속인도 자기의 신이 허공에 떴다고 하였다고 망치로 머리를 내려치는 세상이니 이 정도는 약과인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는 무교인들도 점을 볼 때 예전처럼 상담자의 기를 죽이고 의욕을 잃게 하는 막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담자를 무시하는 말투로 비아냥거리듯 상대방의 아픈 곳을 건드리는 태도는 옛날 무당들이 많이 하던 태도로 바람직한 상담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 번째는 무속인들 대부분은 자신의 잘못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

부정이 들면 누구 탓이고, 손님이 안 들어도 남을 탓을 한다. 손님이 안 들면 신령님께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를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뒤 돌아봐야 하지만, 대부분의 무당은 남의 탓으로 돌린다.

 

무속인의 신이 허공에 떴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조상신명을 모셨다가 어느 날 갑자기 조상들이 가버리는 경우다. 처음부터 조상귀신을 모시지 말고 좋은 곳으로 보냈으면 무당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인데, 잘못된 무속인들의 장난으로 시한부 무속인이 되어 쉽게 돈 버는 것부터 배웠으니 무당을 못한다는 소리에 얼마나 충격이 크겠는가?

 

두 번째는 신명을 모시고 무당이라는 탈을 쓰고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하였으면 신이 떠나겠는가?

무당으로서의 본분을 잊고 돈만 밝히는 악질 장사꾼이 되어 세치 혀로 많은 사람들을 속여 왔으니 신령님들도 참다못해 떠나셨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무교인들은 믿을 곳은 돈 밖에 없으니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돈이라도 있어야 주변에서 대접을 해주고, 돈의 힘으로 작은 행세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악질 장사꾼이 되어 돈만 밝혀서는 안된다.

신령님들은 절대 한꺼번에 많은 재물을 벌어주시지 않는다. 참된 무교인으로 신령님들만 믿고 오직 외길로 묵묵히 사제의 길을 검소하게 가다보면 조금씩 재물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무교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어머니들에게 생활의 지혜를 제공해 온 민족종교로, 우리 민족의 심성이며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소명을 송두리째 까먹고 돈만 밝히는 무속인들이 넘쳐난 결과가 바로 망치를 내려쳐 살인미수로 구속되는 무속인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또 한 망치로 머리를 맞은 무속인 역시 어떻게 하였기에 그런 변을 당하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끔찍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다음에는 도끼를 내려치는 무속인이 나오지 말라는 경우는 없다.

 

무교인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돈을 밝히는 무속인으로 살지 말고 하늘의 뜻을 전하며, 아픈 이웃과 함께하는 참된 무교인이 되자.

돈에 현혹되어 내림굿을 하지 말고, 상담할 때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진정 함께 아파하는 참된 민족종교의 사제가 되었으면 한다.

무교가 바로 서야 민족의 정기가 바로 선다. 민족정기가 바로 서는 그때 비로소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