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들의 무속관련 방송에 대한 단상
요즘 TV 맛집의 뒷거래,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그리고 브로커와 식당들이 연계된 검은 커넥션을 폭로한 영화 ‘트루맛쇼’(감독 김재환)가 시중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방송에 등장하는 많은 부분에서 이런 커넥션은 이미 예전부터 있어 왔다.
예전에 모 방송국에서 무당들을 다루는 시사프로를 방영할 때 그 방송은 족집게 무당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유명했으며, 거금 1,000만원이 왔다 갔다는 뒷말이 있었다.
요즘 케이블 TV에서 경쟁적으로 무속관련 내용들을 방영한다.
예전에 공영방송에서 귀신을 다루는 소재를 방영을 하였다가 기독교들의 거센 반발로 많은 시청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도중하차한 방송물들이 하나 둘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면 세상이 많이 변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또 공영방송과 달리 케이블방송은 철저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상업적인 방송이라는 점도 한 몫을 하였지만 그래도 세상이 많이 변하였다.
무속에 관한 내용들은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신비로워하는 측면이 있다. 또 내면 깊숙이 무속인들의 생활이나 귀신세계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호기심과 신비감을 방송에서 놓칠 리 없다. 케이블 TV 몇 곳에서 앞을 다투어 비슷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경쟁적으로 방영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들이나 PD 등 관련자들이 무속에 대한 이해와 상식이 부족하게 때문에 무속의 깊은 사상과 철학 등 무속의 내면과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기보다 일반인들의 궁금한 점과 신비감, 공포감 등 코믹 괴기물처럼 제작하여 방송하고 있다.
이렇게 괴기스럽고 신비함만 추구하는 프로를 제작하다보니 제작진 스스로 지루함을 느끼는 것 같아 더욱 자극적이고 괴기스러운 방송을 위하여 노력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무속인들과 퇴마사들의 눈에만 보이는 귀신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귀신이 여기 있다, 어떻게 생겼다는 등의 방송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수없이 울려먹은 이야기들로, 아직도 무속을 미신이라고 폄하하고 매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구실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다.
특정 퇴마사나 무속인을 홍보하기 위하여 그들이 중심이 되어 그들의 눈에만 보이는 귀신들이야기가 아니라 시청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방송을 제작하여야 한다.
또한 어느 특정인을 광고하는 듯 한 방송제작과 프로그램 제작 상 편리만을 생각하여 다양한 무속인을 섭외하지 못하고 특정 무속인들만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 프로의 신선함과 관심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
지금의 방송들은 특정 무속인을 족집게 무당, 훌륭한 능력을 가진 무당으로 오인할 소지가 많다.
특히 방송 중에 그 퇴마사나 무속인의 이름을 수없이 나오는 것은 방송작가가 그렇게 원고를 작성할 수 도 있지만 그렇게 노골적으로 그 퇴마사나 무속인의 이름을 거명한다는 것이 왠지 묘한 냄새를 나게 한다.
이 방송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 방송에 출연한 무당들이 갑자기 많은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 관계로 무속인이면 너도 나도 나가고 싶어 한다.
그러면 당연히 검은 커넥션이 작동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지금 시중에 뜨거운 감자인 ‘트루맛쇼’ 와 같이 검은 커넥션에 의하여 제작된 방송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게 하는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방송을 보고 찾아갔다 금전적으로 피해를 본 일반인들은 누가 보호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방송을 보고 그대로 믿은 순진한 사람들이 무속인이나 퇴마사를 찾아가서 금전이나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본다면 그 때는 어찌할 것인가?
지금 시중에 심심찮게 방송을 보고 찾아갔다 피해를 본 사례들이 나돌고 있다. 또 방송에 출연한 무속인들의 형편없는 능력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물론 방송에 나갔다고 해서 다 형편없다는 말은 아니다.
이런 피해자들이 방송국을 상대로 집단 소송이라도 해야 하지만 대부분 점을 봤다는 것을 아직은 비밀스럽게 생각하고 남에게 이야기하기에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혼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방송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전달 수단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케이블 TV 제작진들은 특정인의 홍보를 하는 듯 한 방송은 지양해야 하며, 또한 호기심과 신비함만 강조하는 방송들도 지양하여야 한다.
이런 방송들은 무교가 민족종교로서 많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미신이라고 매도당할 수 있으며 또 무교의 발전과 무속인들의 신뢰감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귀신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식의 방송은 귀신의 존재를 우습게 여기는 것으로 귀신을 모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부디 방송 제작진들은 이렇게 호기심과 신비함만 강조한 방송들만 제작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무속인들의 인간적인 삶이나 내면 속의 갈등 등 무속인들이 겪는 인간으로써의 갈등과 고통, 그리고 어려움 등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수준 있는 프로들을 제작하였으면 한다.
이런 필자의 바람을 알고나 있듯 지금 모 케이블에서 무속인들의 진솔한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방영하고 있다.
필자가 무속방송을 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은 무속인들도 신을 모신 사람이기 전에 한사람의 어머니로, 한 남자의 아내로, 평범한 여자로서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무속인에 대한 신뢰를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렇게 무속인들의 진솔한 삶을 보여주는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방영되었으면 한다.
'삼지창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치를 내려친 무속인 (0) | 2011.07.11 |
---|---|
케이블 TV들의 무속관련 방송에 대한 단상 (0) | 2011.06.09 |
100일 기도의 시작과 금기사항 (0) | 2011.04.22 |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할 실증사학자들의 만행 (0) | 2011.04.13 |
KBS소비자 고발에 대한 단상 (0) | 2011.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