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이야기

성수거리

愚悟 2011. 7. 23. 06:54

성수거리

 


황해도 만신들은 신령님들을 성수라고 부른다. 성수거리는 만신이 모신 신령님들을 청배하여 집안의 안전과 복을 기원하는 거리로 <제거리>라고도 한다. <제거리>의 의미는 당주 무당이 모신 신령님들을 청배하여 놀리기 때문에 굿을 잘하던 못하던 자기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통 성수거리에서 장군을 놀면서 작두를 타는데 본래 비수거리가 따로 있기에 후에 서술하겠다.

상차림은 쌀 한말(성수마령)과 그 위에 쌀 한 주발을 올려놓고 새 술을 바치고 명전을 놓는다.

만신은 홍치마에 남치마를 덧입거나 옥색치마 남쾌자를 입는다. 그리고 옥색도포 위에 검은 쾌자를 입고 실띠를 띠고 토인갓(방갓)을 쓰고 손에는 큰 부채를 들고 만세받이를 하고 춤을 춘다.

토인 갓을 쓰고 노는 신명이라고 하여 성수거리를 토인성수라고도 호명한다.

 

<만세받이>

모여라오 모여라오 토인성수님 모여라오

토인성수님 모실 적에 삼정승에 육판서요 원로대신들이야

돋아오는 일만국에 져 가시는 화산국에

해 밑으론 기말씨요 달 밑으론 호정씨 별 밑으론 이성기씨

서자동궁 새별상에 새별상에 좌우청 팔랑신은 육대신은 향노씨

아홉명두 팔성수님 열일곱은 도성수님

천이 넘는 성수님들 만이 넘는 대신마누라

범같은 신령님들 우뢰같은 장군님들

사기같은 신명님들 신장님 장군님들 모여라오

해 나는 날은 일산 속에 비오는 날은 우산 속에 일산 우산 더위 잡아

무지갯발 횃불삼아 밝은 샛별은 등불 삼아

동서사방 놀날 없이 불려줘요

 

만수받이가 끝나면 부채를 들고 거상춤을 멋들어지게 추고 다시 신장칼을 들고 연풍을 돌고 난 후 흘림공수를 준다.

 

만조백관 신의 청배야 옥경에 출입하고 토인에 거동하시어 어전 문에 거동하시고토인문에 송구 놓고 좌우에 기생 앉혀 놓고 시조 삼장을 받으시던 성수님들이 와전 내전 정경부인 상전님 아니시더냐, 액 사나운 거 막아달라는 이 정성이더냐 신령님들 모셔놓고 인물 자랑이더냐 구본서 오염대신들께 소원 이뤄 달라는 정성이더냐 돕고 살펴본다고 여쭈어라

 

이렇게 만수받이가 끝나면 만신과 장고는 다시 재담을 하면서 술을 권한다.

이어서 옥색도포와 토인 것을 벗고 신장복(삼동달이옷)을 입고 전립 쓰고 연풍을 돌면서 춤을 춘다.

그리고 다시 신장 흘림공수를 준다.

 

산마신장 신마신장 천지일월도신장 상통하달 지리천문 육도삼략 무불통달하시고 질러내는 지름은 구천뇌성보화신장님 아니시더냐, 위엄 많으신 신장님 욕심 많으신 신장님 이십팔만 제대신장 황금역사 금의신장 육정육갑 둔갑신장 액운 도액 막아낼 제 상문에 동법도 질러낸다더라

 

이어서 장군님을 놀린 후 다시흘림공수를 준다. 이때 삼현장단에 맞춰 장구 앞에 앉아 삼현 춤을 추다 일어나 제가집을 청하여 술을 권하며 함께 춤을 춘 후 장고와 재담을 하고 덕담 공수를 흘림공수를 주고 난 뒤 반드시 일 년 도액을 막는다.

이때 도액을 막을 때는 놋그릇에 쌀을 가득 담은 고사반을 크게 넘기고 난 후 타령을 한다.

 

일 년 홍수를 막아줄 때

정월달에 드는 홍수 정월 대보름날 오곡잡곡밥으로 막아내고

이월 달에 드는 홍수 이월 한식 성묘 차례로 막아주고

삼월 달에 드는 홍수 삼월 삼짇날 강남 갔다 돌아오는 제비 한 쌍이 지지배배 막아주고

사월 달에 드는 홍수 사월 초파일 절간마다 켜 놓은 인등불로 막아주고

오월 달에 드는 홍수 오월 단오일에 이 도령 춘향이 오랜 만에 만나서 그네 줄로 왔다 갔다 막아내고

유월 달에 드는 홍수 유월 유두자리 병아리 한 쌍 잡아 막고

칠월 달에 드는 홍수 칠월칠석날 견우직녀 만날 때 까막까치가 다리 놓아 막아주고

팔월 달에 드는 홍수 팔월 추석 한가위 달과 송편 떡으로 막아주고

구월 달에 드는 홍수 구월구일 산신님 제사로 막아주고

시월 달에 드는 홍수 시월 시제 날 조상님 차례로 막아주고

동짓달에 드는 홍수 동짓날 동지팥죽 쑤어 동지 팥떡으로 막아주고

섣달에는 드는 홍수 섣달 그믐날 가래떡으로 막아준다.

일 년하고 열두 달 삼백육십오일 모진 수를 막아낼 제 일직성 월직성 회직성 수직성 목직성 금직성 토직성 재왕직성 남자직성은 열두 직성 여자직성은 아홉 직성 남녀 어린아이 직성은 일곱 직성 액 사나운 것도 풀어내고 수 높은 것도 제쳐 내어 산에 가면 산신덕에 동서사방 길재수 열어가며 물에 가면 용궁감응 입혀주고 천기 운기 열기 향차 막아주고 온갖 질병 다 거둬다가 의주월강 소멸 한다 불으면 꺼질세라 물으면 째질세라 고사반 곱게 넘기고 일 년 홍액 다 막아주니 쌀 산을 받으시오

 

이어서 날 만세받이를 하고 굿을 마친다.

에라만세/ 제대로 놀고/ 만부신청/ 물 밝혀요/ 공수천에도/ 물 맑혀 줘요/ 바라는대로/ 섬겨줘요/ 축원대로/ 도와줘요/ 놀고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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