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천 리포트

2011 국태민안 종로 굿 축제

愚悟 2011. 11. 13. 20:39

 

가을이 저물어 가는 2011년 11월 1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종로 국악로에서 사단법인 한국전통예술발전협의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와 사단법인 서울전통문화예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신명나는 굿판이 펼쳐졌다. 

지금까지 많은 굿 공연이 있었지만, 이날은 달리 전국 5개시도를 대표하는 굿을 한잘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한 굿은 서울을 대표하는 서울새남굿에서 활동하는 이옥선 만신이 펼친 천신굿과, 경기도 의정부에서 활동하는 장동순 이사장(사단법인 한국전통굿보존진흥회)이 펼친 의순공주진혼제, 대전시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충청도 앉은굿의 명인 신석봉 법사의 앉은굿, 저 멀리 전남 순천에서 활동하며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순천삼설양굿의 박경자 만신, 그리고 황해도굿의 김기찬 박수가 제 각각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주를 맘껏 펼치며, 청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신명나는 시간이었다. 

 

 

 

 

 

 

 

 

 

 

 

 

 

축제의 기본은 제사와 난장이다.

이날 5개의 대표굿이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의식을 진행하고, 또한 국악로에 펼쳐진 난장들은 우리 축제의 원형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다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움이었다.

 

당초 계획과 달리 국악로 전체를 공연장으로 삼아 청중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신명나는 한판을 펼치려고 하였지만 관계당국의 비협조로 규모를 줄여 국악로 거리 중 사용 가능한 공간을 빌려 텐드를 쳐 무대를 대신하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인파가 비록 몰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의순공주 진혼제 공연팀은 나름대로 무대를 설치하고 청중들과 어울리며 신명나는 굿판을 펼치려고 노력한 결과 청중들로 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으며, 마지막 뒷풀이에서는 외국인을 비롯한 청중들이 참여한 무대가 마련되어 신명나는 뒷풀이로 마감하였다.

 

이번 행사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알차고 많은 청중들이 참여하는 축제가 되기 위하여 몇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5개팀이 한꺼번에 공연을 하다보니 청중들이 분산되고 집중이 되지않았다. 

필자도 역시 이곳 저곳을 다니느라 아주 힘이 들었다.

 

둘째 각자 공연을 하다 보니 옆 공연의 장단이 방해가 되어 굿을 하는 출연자들이 집중하기 힘들었다.

황해도 굿의 장단 소리가 방해가 되어 충청도 앉은굿과 삼설양굿은 잠시 중단하기도 하였다.

 

셋째 주최측의 홍보부족으로 좋은 공연을 준비하고도 관계자를 비롯한 절대 소수만 참여한 공연이었다.  

이날 참석한 관객은 5개팀 모두 합하여도 300명이 되지 않아, 전남 순천에서 서울까지 힘들게 온 삼설양굿과 충청도 앉은굿 공연장에는 관계자를 비롯한 10여명 정도여서 그분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날 출연한 분들은 관객의 수에 연연하지 않고 모두 열심히 자기의 굿에 열중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미신이라고 치부하는 우리 전통굿이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공명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전통공연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들이었다.

오후들어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세게불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공연에 임해주신 출연자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