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고깔을 쓴 사기꾼

 

무당 고깔을 쓴 사기꾼

 

예전과 달리 요즘은 무교인들에게 살판이 난 세상이 되었다.

그 이유는 굿을 하고 난 뒤 의뢰자의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기로 고소를 당할까 늘 불안해하던 부분이 말끔히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1991년 5.28일 서울지법 서부지원에서는 “이른바 내림굿을 통하여 무당이 되게 하여 주기로 한 목적이 달성되지 않은 경우, 불법행위의 성립되지 않는다.”라는 판결과,

2008.5.22. 서울동부지법에서 “무속행위를 통하여 원하는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그 시행자인 무당의 기망행위를 불인정한다.”고 판결하였기 때문이다.

이 판결은 바로 무교인들이 하는 그 어떤 목적의 굿도 사기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다.

 

이 판결 덕에 요즘 무교인들은 단군 이래 가장 좋은 세상에서 마음 편하게 무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무교인 스스로 굿을 하면 모든 것이 100% 이루어 질 수 없음을 잘 알기에 항상 가슴 조이며 불안해하며 마음 한편에 걸리던 부분들이 말끔히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판결은 진정 민족종교의 사제로서 올바르게 살아가는 무교인들에게는 환영할만한 판결이지만, 두 팔을 걷어붙이고 사기를 치겠다는 못된 무속인에게는 고기가 물을 만난 격이다.

그 결과 무속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각종 언론과 방송에서는 무속으로 인한 사기 피해를 방송하면서 올바른 무교인들까지 도매금으로 사기꾼으로 몰릴 지경에 이르렀다.

 

부산에 거주하는 일명 바*공주라는 무속인은 2011년 년 초에 2억 원이 넘는 금전을 갈취하였다고 10여명으로부터 사기로 고소를 당하였지만 위의 열거한 판결들 덕분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고소내용들을 살펴보면 올바른 무교인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정말 황당한 점사로 굿을 시켰지만 어리석은 피해자들은 영악한 무속인의 감언이설에 속아 금전을 날려버렸다.

굿을 하고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사기로 고소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처음부터 엉터리 점사를 보고 공갈과 협박으로 상담자를 속이고 굿을 시켜 금전을 갈취하였다는 것이 더 큰 잘못이다.

 

하지만 위의 판결 덕분에 그런 나쁜 짓을 하고도 법망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기꾼 무속인에게는 다행이지만 무교 발전을 위하여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 저기 사기 당하였다고 하소연하는 일반인들의 사연들을 다 열거하자면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렇게 무당의 고깔을 썼기에 사기를 쳐도 법망은 피할 수 있다하지만 그들이 모신 신명이 진짜 신명이라면 과연 용서를 하시겠는가?

무당은 과연 사제인지 사기꾼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정말 요즘 무당은 神이 내린 직업이다.

첫째, 무당은 자기관리만 잘하면 정년이나 명퇴가 없는 아주 훌륭한 직업으로, 하기에 따라 신도들로부터 존경과 추앙을 받을 수 있고 수입도 보장되니, 무당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 결과 없는 神이라도 만들어서, 아니면 억지로 내림굿을 하고 배워서라도 무당을 하겠다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죽지 못해 한 무당이 지금 이 시대에는 촉망받는 안정된 직업이 되었다.

 

둘째, 무당은 정년이 없다, 건강관리만 잘하면 나이 80세가 넘어서도 얼마든지 한 달에 기백만 원을 벌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요즘 노인 일자리 문제가 청년실업 못지않게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데 무당들은 정말 신神들의 도움으로 잘 먹고 잘산다.

 

셋째, 무당이 되고 나면 전국 명산과 경치 좋은 곳은 기도를 다닌다는 명목으로 한없이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것도 젊은이들에게 큰 매력이다.

물론 기도터를 오염시키고, 자연을 훼손하는 것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

 

넷째, 가장 좋아진 부분이 바로 위에 열거한 판결덕분이다. 예전에는 굿을 하고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경찰에 사기로 고소만 하면, 온라인 통장으로 돈을 입금한 사실만으로 사기로 수사를 하였기에 무교인들을 벌벌 떨며 굿 값을 돌려주고 잘못을 빌던 시대가 있었다.

아니 굿한다고 신고만 하면 잡아가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떠한가?

굿을 하고 몇 천만 원 피해를 보고 고소를 하여도 경찰서에서부터 난관에 부딪친다.

법원 판결을 근거로 무속인에게 피해를 입은 돈은 고소를 해도 받지 못하니 고소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으며 난관에 부딪친다.

아무리 사기를 쳤다고 주장을 해도 영적인 부분을 증명할 수 없으며, 위의 판결도 있어 사기 친 무속인들은 법망을 피해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또 민사로 소송은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무교인들에게 좋은 세상이 왔다.

예전에는 굿을 하고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양심적인 무교인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하였다. 자신들이 신神이 아니기에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좋은 세상이 와도 양심적이고 올바른 무교인들은 함부로 굿을 남발하지 않고, 사람들 위에 군림하지 않고, 또 겁을 주지 않고,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며, 용기와 희망을 주며 묵묵히 지내고 있다.

 

그러나 사기꾼 무속인들은 다르다.

모든 사회적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시대에 한탕 하지 못하면 바보라는 생각으로 마구잡이로 공갈과 협박을 일삼아 거액을 굿을 띄면서 금전을 갈취하고 있다.

굿이나 정성을 들여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사기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은 대단히 명확하고 올바른 판결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 판결을 보고 그 당시 필자가 걱정 한 것이 바로 사기꾼 무속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기 때문이었다.

 

필자의 걱정은 적중하여 지금 곳곳에서 사기를 당하였다고 아우성치는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처럼 이렇게 피해자들이 늘어난다면 법원의 판결이 다시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다시 우리 무교인들은 굿을 하고 난 뒤 늘 불안하게 살아야 한다.

수천 년 내려온 우리 무교의 행위가 사기라고 법적으로 제재를 다시 받게 된다면, 무교인 전체가 사기꾼이란 오명을 뒤집어쓴다면 천지신명님들께 볼 낮이 없을 것이다.

부디 좋은 세상 만났을 때 모든 행동을 자중하여, 민족종교인 무교와 사제인 무교인들이 사회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도록 서로 감시하고 노력하였으면 한다.

또한 사기 치는 엉터리 무속인을 영원히 이 바닥에서 퇴출시킬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노력과, 모든 무교인이 힘을 결집시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은 것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