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터 순례

영인산 할배굿당

愚悟 2012. 5. 19. 12:26

영인산 할배굿당

 

 

 

충청남도 아산시 염치읍 서원리 영인산 자락에 자리잡은 할배 굿당은 필자가 20년을 넘게 굿당과 기도터를 다녀보았지만 가장 깨끗하게 꾸며져 있는 것이 당주 내외분들의 무교인을 대하는 마음 씀씀이를 알 수 있다.

보통 굿당들을 살펴보면 너무 지저분하고 더러워 좀 점잖은 제가집을 모시기가 무교인 스스로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할배굿당은 진정으로 무교인들을 맞이하기 위하여 준비된 굿당이라 생각한다.

또 할배굿당은 아산지방의 명산인 영인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여기서 굿을 하면 영인산의 기운과 어금니 바위와 아기업은 바위(부아암) 그리고 부처 바위의 기운으로 모두가 편안하게 소원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 한다.

 

할배굿당이 자리잡은 영인산은 아산시 영인면과 염치읍 · 인주면에 걸쳐 있는 아산지방의 명산이다(고도364m). 산이 가파르고 매우 험준하지만 지금까지 이 산에서 다친 사람이 없다는 것은 바로 영인산이란 명칭이 편안하고 인자한 산이라는 뜻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산꼭대기에 우물이 있어서 정상을 오른 사람들이 목을 축일 수 있게 배풀어주는 영험한 산이라는 뜻도 있다.

아산에서는 가뭄이 들 때 이 우물에 기우제를 지내면 매우 영험하였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신성산(薪城山-삽재산의 뜻)이라 수록되어 있고 "산마루에 옛성 두 개를 연해서 쌓은 신성산성이 있는데, 그 북쪽 성은 돌로 쌓은 것으로 주위가 480척에 높이는 10척이며, 안에 우물 하나가 있는데 날이 가물면 이곳에 비를 빈다. 그 남쪽 성은 흙으로 쌓은 것이 주위가 480척에 높이가 4척인데, 옛날에 평택 사람이 난리를 피하여 우거한 사실이 있어 평택성(平澤城)이라 이름 했다."라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영인산(寧仁山)'으로도 표기되어 있다. 산 정상에 옛날 기우제를 지내던 용샘이 있고 산 중턱에 신라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는 세심사(洗心寺)가 있다. 이 산 남쪽 줄기가 동심산(東深山)으로서 고려 공민왕의 태를 봉안했던 곳인데, 뒤에 태를 영남의 금산으로 옮겼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 터가 명당이라 하여 탐을 냈으므로 그 후 이 지방에 가뭄이 들면 공민왕 태가 모셔졌던 자리를 파서 그곳에 누가 묘를 몰래 썼는지 확인하였다고 한다.

 

특히 영인산 북동쪽에는 바위가 300m쯤 쭉 벌어져 있는데 그중 가장 큰 바위가 부처처럼 생겼으므로 불암(佛岩) 또는 부처바위라고 전한다.

조선지형도에 영인면 · 음봉면 · 염치면의 경계에 부아암(負兒岩)이 표기되어 있다.

한편, 이 바위를 어금니처럼 생겼다 하여 어금니바위라 하는데, '아산(牙山)'이라는 고을 이름이 이 바위로 인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또 이 바위는 아기 업은 바위, 또는 부아암(負兒岩)이라고도 하는데, 바위가 마치 아이를 업은 형상처럼 보이기 때문이며 여기에는 저주받은 장자집 며느리의 설화가 전해진다.

산 아래 염치읍 송곡리에 장자못이라는 큰 연못이 있는데 이 못은 "스님에게 시주를 하지 않고 거름을 퍼 준 어느 부자의 집터로서 저주를 받아 그 집이 연못이 되었고, 며느리만 중의 말을 듣고 아이를 업은 채 중을 따라가다가 이곳에서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이 바위가 되었으므로 아기 업은 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바위는 그 모양이 기괴하여 고을 수령은 어리석은 미치광이가 되고, 아산고을 아전들은 흉악하고 간사하다 하였으며, 3년 동안 고을 사또 다섯이 바뀌었으므로 1459(세조 5) 아산 땅을 나누어 온양 · 평택 · 신창의 세 고을에 붙였다가 1465(세조 11) 임금이 온양온천에 거둥할 때 다시 건의하여 고을이 복구되었다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다.

 

 

 

신성한 신령님을 모시고 의식을 치루는 장소가 최소한 할배굿당 만큼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많은 굿당 주인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하여 굿당 환경을 개선하는데 인색하기에 무교인 스스로 굿당의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깨끗하게 정리정돈이 잘된 굿당을 이용하고 널리 소개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올려본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도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많은 무교인들이 찾았으면 한다.

 

연락처 : 041-544-7751 010-9019-3342 (당주 김순옥)

주소 : 충남 아산시 염치읍 서원리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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