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축귀逐鬼)거리
난곡의 <무당내력> 열 번째에 나타난 굿거리는 축귀거리다.
축귀란 귀신을 쫓는다는 말이다.
그림에는 전물상은 없고 무녀가 흑전립을 쓰고 붉은 저고리에 녹색치마를 입고 검은색 쾌자를 걸치고 양손에는 오방기를 들고 서 있는 모습으로 봐선 지금의 신장거리가 분명하다.
굿거리 설명을 살펴보면,
『오색기로써 지휘하는 오방신장은 일체 잡귀 잡신과 제반 살격을 물리치라고 한다. 근일 병 치성에서 많이 행하여지는데, 어느 시대부터 나온 것인지 알지 못한다.』
라고 한자로 기록되어 있다.
여기 <무당내력>의 기록으론 신장거리는 재수굿 보다 치병 굿에 많이 하는 굿거리로 여겨지지만 지금은 모든 굿에 신장거리를 하면서 집안의 잡귀 잡신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을 불러들여 복을 기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무교인들은 오방신장과 오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며, 또한 구분하지도 않는다.
오제五帝는 하늘의 다섯 방위를 관장하는 신이며, 오방신장은 땅에서 다섯 방위를 관장하면서 귀신을 쫓아내는 신이다.
<태백일사/삼신오제본기>에 나오는 오제와 오방신의 기록을 보면
북방의 사명을 태수(太水)라 한다. 태수는 크고 윤택하게 하는 것을 말하며 그의 다스림은 흑(黑)이니 그 호를 현묘진원(玄妙眞元)이라 한다.
그를 보좌함을 한인이라 하고 소류(蘇留)의 하늘에 계시며 이를 대길상(大吉祥)이라 한다. 이를 달리 흑제(黑帝)라 하며 생명의 다함을 주관한다.
동방의 사명을 태목(太木)이라 한다. 태목은 무엇을 지어서 이루는 것을 말하며 그의 다스림은 청(靑)이니 그 호를 동인호생(同仁好生:차별없이 공평하게 어진 마음으로 은혜를 베푸는 것을 말한다.)이라 한다.
그를 보좌함을 대웅(大雄)이라 하며 태평의 하늘에 있으니 이를 대광명(大光明)이라 한다. 이를 달리 청제(靑帝)라 하며 낳아 기름을 주관한다.
남방의 사명을 태화(太火)라 한다. 태화는 녹이고 익히는 것을 말하며 그의 다스림은 적(赤)이니 그의 호를 성광보명(盛光普命)이라 한다.
그를 보좌함을 포희(庖犧)라 하고 원정(元精: 하늘의 정기, 도가에서는 인신의 고유의 정기)의 하늘에 있으며 이를 대안정(大安定)이라 한다. 이를 달리 적제(赤帝)라 하며 빛과 열을 주관한다.
서방의 사명을 태금(太金)이라 한다. 태금은 재량, 측량하여 자르는 것을 말하며 그의 다스림은 백(白)이니 그의 호를 청정견허(淸淨堅虛)라 한다.
그를 보좌함은 치우(治尤)라 하고 구화(鉤和)의 하늘에 있으며 이를 대희리(大喜利)라 한다. 이를 달리 백제(白帝)라 하며 성숙을 주관한다.
중방의 사명은 태토(太土)라 하며 대토는 씨뿌림을 주관하며 그의 다스림은 황(黃)이니 그의 호를 중상유구(中常悠久)라 한다.
그를 보좌함을 왕검이라 하며 안덕(安德)의 하늘에 있으며 이를 대예락(大豫樂)이라 하며 이를 달리 황제(黃帝)라 하며 조화를 주관한다고 하였다.
또한 오방에 각기 사명이 있으니 하늘에서는 제라 하고 땅에서는 대장군이라고 한다.
오방을 감독하고 살피는 자를 천하대장군이라 하고 지하를 감독하고 살피는 자를 지하여장군이라 하였다.
북쪽의 용왕현구(龍王玄龜)는 선악을 주관하며, 남쪽의 주작적표(朱鵲赤熛)는 목숨을 주관하며, 동쪽의 청룡령산(靑龍靈山)은 곡식을 주관하며, 서쪽의 백호병신(白虎兵神)은 형벌을 주관하며, 중앙의 황웅여신(黃雄女身)은 병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요즘은 오방기를 뽑혀서 여러 가지 점을 치기도 하고 길흉을 가려내기도 한다.
그러나 오방색은 본디, 흑, 청, 적, 백, 황이니 근거도 없는 녹색의 오방기는 흑색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무교가, 굿거리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역사, 그리고 우주의 이치를 담고 있는 민족종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