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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동문사三冬文史

愚悟 2012. 12. 8. 14:06

 

 

 

 

임진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올해는 많이 바쁘게 보낸 한 해같다.

가장 보람된 일은 巫의 날을 제정 선포한 것이라 생각한다.

巫의 날 제정선포는 정말 무교의 위상에 아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며 역사에 기록될 사건이다.

巫의 날 제정 선포로 민족무교가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날 팔도에서 참가해 주신 무교인들에게 정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날의 생생한 영상과 사진들을 담아 책으로 만들었다.

그날 고생하신 무교인들께 무두 무료로 하나씩 드렸음 좋겠는데 여의치 못하다.

 

또 한가지 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충청도 설경을 상품화 하였다는 것이다.

아직 마켓팅부분이 미흡하여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쪽의 전문가와 협의 중이니 곧 좋은 성과가 나타날거라 믿는다.

단순히 돈을 버는 목적보단 무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를 알리고 그 콘텐츠를 이용하여 한류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작한 첫번째 시도다.

 

또 한가지는 잘못된 무속인들로 인한 피해를 줄여보자는 취지로 가칭<무속피해신고센터>를 설립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미완성이다.

구성원들과 마음과 뜻을 모아야 하는데, 이 센터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깨하려는 이들이 있는 것 같아 다시 판을 짜야할까 생각 중이다.

정말 <무속피해신고센터>는 시민의식을 가지고 어떤 사심도 없이 시작하여야 한다.

 

그 외에도 <굿힐링페스티벌> 공연은 굿문화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깨는 획기적인 공연이었다.

많은 이들이 굿의 유료 공연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굿이 가지고 있는 힐링의 기능을 부각하여 시도한 <굿힐링페스티벌> 유료화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번 것은 절대 아니다.

저와 해설을 맡은 양종승박사, 사회를 본 이원섭 소설가는 30만원을 받고 일을 했다.

 

연출, 기획 그리고 입장권까지 팔려다니면서 30만원을 받는 것은 내 스스로 생각해도 미친짓이다. 하지만 굿의 공연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돈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즐겁게 할 수 있었다.

금년에 2회에 거쳤지만 내년부터는 좀 더 세밀한 기획과 연출을 하여 더큰 성원을 얻을 수 있는 공연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굿도 K팝처럼 관중들이 열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에 더욱 자신있게 내년 공연을 준비한다.

 

그리고 광화문 앞에서 11월 18일 가진 굿공연,

무녀가 광화문 앞에 단독으로 굿을 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압구정도당굿 이분임 회장이 주축이 되어 단군맞이 천신굿을 펼쳤다.

이 행사 역시 무교 역사에 남을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광화문 안 옛날 중앙청 자리에서 나라굿을 계획하고 있다.

 

임진년은 이렇게 정신없이 보냈다.

이렇게 바쁘게 지내다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나니 허전함 마저 든다.

대선이 눈앞이라 여야에서 이런 저런 유혹이 들어 온다.

무교인들을 모아서 자당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면 어떠냐고 넌저시 떠본다.

무교의 발전에 어떤 도움을 약속한 것도 아니면서 괜시리 정치권의 장단에 춤 추고 싶지는 않다.

확실한 정치적인 이념이나 사상도 없이 등 떠밀려 인형극처럼 노는 것은 절대 사양한다.

 

바쁘게 보낸 한해에 비하여 스스로 내실을 기하는 일엔 아주 게을러졌다.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삼동문사三冬文史가 생각난다.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닌데 정말 공부를 못했다.

책보는 것이 낯설어졌다.

예전에는 일주일만 책을 보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했는데, 지금은 아예 책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다시 예전처럼 차분하게 공부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지금까지 해 온 공부를 멈출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4년째 붙잡고 있는 굿에 대한 해석과 상고사의 연관 관계를 마무리 지어 출판해야 한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조금 모자라더라도, 더 나은 자료와 훌륭한 해석은 다음 사람에게 맡기고 내 능력껏 완성해 봐야겠다.

 

부고를 받았다.

요 며칠 사이 부고가 너무 많다.  

이런 저런 사연으로 굿문화사랑회 회원 두 분이 얼마가시더니 오늘은 절친 형의 부친이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 형이 핸드폰을 분실하는 바람에 연락처가 없어 대충 내가 부고를 전하였다.  

오늘 오후에 병원으로 출발하여 장례식장에서 밤을 새워야 할 것 같다.

부친께서 연세도 90세가 넘어 호상이라고 하지만 그 형은 효도를 제대로 못해서 무척 가슴 아플 것이다.

불효자들이 많이 운다고 하는데, 옛날 아버님 별세 때 너무 많이 울었던 내 생각이 불현듯 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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