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도당굿 답사기
<봉화재 도당 모습과 당집에 모셔진 여산신>
삼짇날엔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도당굿이 두 곳에서 열린다.
한 곳은 중량구 봉화산도당굿이고, 또 하나는 우이동 삼각산도당굿이다.
오늘은 봉화산도당굿을 다녀왔다. 160미터밖에 되지 않는 야산이지만 운동부족으로 무척 힘들게 산을 올랐다.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몇 번 다녀가고 지정된 후론 이번이 처음이니 약 10년은 족히 된 것 같다. 새로 비봉각飛峰閣도 짓고 당집도 말끔하게 새로 단장하여 보존회원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중앙대 민속학과와 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인파가 몰려 봉화산도당굿의 인기를 말해주고 있다.
봉화산도당굿은 400년 이상 된 당집으로 광무4년(1900년)에 당집을 수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당으로 특히 다른 당집과 달리 여산신을 모셨다는 것이 특이하다.
지금 봉화산은 주변이 개발되어 아파트촌으로 군락을 이루었지만, 예전에는 봉화산을 중심으로 서씨가 많이 살았던 서촌마을과, 황씨가 많이 살았던 황촌마을(지금의 상봉동)과 최씨가 많이 살았던 최촌마을(중화1동), 파평윤씨 집성촌이었던 피울(지금의 신내동) 등 4개 마을의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산으로 4개 마을이 중심이 되었고, 주변의 먹골과 면목리의 현씨마을이 참가하여 봉화산 여산신을 위하는 도당굿을 이끌어왔다.
봉화산은 예전에 봉화를 피우던 곳으로 북쪽의 한이산에서 봉화를 받아 목멱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다.
봉화산도당굿은 2005년 서울시무형문화재 34호로 지정되어 신위행 만신과 김광수 선생이 보유자로 지정받아 제자들을 열심히 양성하며 모범적으로 보존 전승되고 있는 마을굿으로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되는 곳이다.
<상산거리와 악사들>
<무형문화재 보유자 신위행 만신, 보유자 김광수 선생 그리고 하효길 한국무속학회 전 회장님>
<하효길 회장님은 서해안풍어제와 남이장군도당굿 등 많은 마을굿들을 조사하여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분으로, 봉화산 도당굿 역시 처음으로 현장조사하여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신분이다.>
봉화산도당굿의 재차는
1. 죽동부정: 일명 거리부정이라고도 하며 선부정이라고도 한다. 본전인 도당에 잡귀 잡신의 부정이 들지 못하게 막아주고 풀어준다. 도당에 들어서는 산길에서 한다. 2. 불사주당(주당물림): 제당(당집) 안의 부정을 가시고 청정하게 하며, 굿당에서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주당을 맞지 않도록 하는 굿이다. 막걸리와 나물 같은 제물을 약간 밖에 버린다. 3. 당할머니거리(불사거리): 봉화산의 신령을 대표하는 산신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위해주는 굿으로서, 이 불사할머니굿에서 천궁불사 또는 사해용왕불사라 하여 용궁(물동이)타기를 한다. 당 안에서도 주민들에게 공수를 주지만, 당집 문 밖에서도 물동이를 타면서 주민에게 공수를 내려주고 축원을 해준다.
4. 도당부정가망청배: 굿청의 부정을 가시며 신을 청하는 굿으로 앉아서 장구를 치며 신을 청하는 무가를 부른다. 주민들은 상에 돈을 놓고 술잔을 올리기도 하며 절을 한다. 무녀는 이들을 위해 축원해 준다.
5. 제례 및 진적: 도당굿의 굿청은 당집이 아닌 그 아래쪽에 꾸며져 본굿이 진행되는 굿청에서는 제례 및 진적부터 시작이 된다. 이 제례는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이 헌작(獻爵), 배례(拜禮), 독축(讀祝) 등으로 유식 형태의 제례를 올린다. 초헌관이 세 번 절하고 아헌관이 두 번, 종헌관이 두 번 절하여 모두 일곱 번 절하고 각각 술잔을 올리며 제관 중 한 명이 축문을 읽는다.
6. 도당거리(본향거리): 일명 산거리라고도 한다. 먼저 산신을 위한 축원을 드리고 이어서 산말명, 대신할머니, 산제장, 굴막제장 할아버지를 놀리는 굿으로 윗대의 만신, 당지기를 비롯하여 돌아가신 모든 분들을 즐겁게 놀려주면서 공수를 주고, 각자의 씨족 후손들과 태어난 곳을 위해 보살펴 달라는 굿이다. 곧 조상거리와 같은 굿이다.
7. 상산거리(장군거리): 일명 상산마누라 또는 장군거리라고도 한다. 상산거리는 원래 상산의 높은 산신님(이곳에서는 도당님인 산신할머니격)을 맞이하여 대접하고 잘 보살펴 달라며 기원하는 굿인데, 봉화산도당굿에서는 상산거리 내용이 장군거리를 겸하고 있다. 곧 나라를 지키던 여러 장군들을 청하여 놀아주고 마을을 잘 보살펴달라고 기원하는 내용을 함께 한다.
8. 별상거리: 별상거리에서 별상은 마마신(홍역마마)을 이르는 말이다. 이 굿에서는 별상님을 위해주며 마을 주민의 병을 막아주고 마을을 평안하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굿 중간에 삼지창과 월도로 사슬을 세운다.
9. 신장거리: 산신장이나 도당신장을 위해주고 잡신들을 다스려 인간들을 해하지 못하도록 기원하는 굿이다. 이 굿에서는 오방기를 뽑게 하고 공수를 주며 복을 준다.
10. 대감거리: 도당대감, 살륭대감, 군웅대감, 봉화산미륵대감을 청해서 위해주고 마을을 잘 돌보아 달라고 기원하는 굿이다. 신장거리에 이어 기를 뽑게 하고 복을 준다. 주민들은 굿판에 나와서 무복을 걸치고 무감(무관)을 서기도 한다. 끝에는 제당과 굿청 주위를 돌며 술과 떡 따위를 조금씩 버린다.
11 산제석거리: 마을의 모든 부정한 것을 막아주고 주민들의 무병장수와 만복을 기원하는 굿으로서 재수굿에 해당한다. 이 굿에서는 바라를 팔고 계면떡을 판다. 바라팔기는 무당이 바라를 들고 주민의 신수를 가려주며 돈을 받는 것을 말하며, 계면떡팔기는 떡을 나누어주고 떡값을 받는 것을 말한다.
12. 용신거리: 도당으로부터 30여 미터 아래에 있는 옛 우물터에서 우물용왕님을 위하는 굿이다. 옛날에는 이 우물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우물이 사용될 때에는 물이 늘 맑고 깨끗하며 물이 잘 나오도록 기원했었다. 현재는 우물을 사용하지 않으나 옛 우물터인 만큼 굿을 해주고 산가뭄이나 산사태를 없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용신거리> <신장거리>
13 창부거리: 광대신인 창부님을 모시고 대접하며, 한 해 동안 마을과 주민이 무사하게 지내고 또 안락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원하는 굿이다.
14 군웅거리: 군웅은 장수신으로 모시는 신령이다. 이 굿에서는 여러 장수신을 모셔 대접하고 마을과 주민에 잡귀를 물리고 해가 없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굿이다. 신칼 위에 쇠머리를 얹어 가슴에 받치고 놀다가 사실을 세운다. 쇠머리를 얹은 신칼이 바로 잘 서면 굿을 잘 받는 것으로 여긴다.
15 대놀림거리(순력돌기): 우물터에서 용왕굿을 마치고 도당의 굿청에 올라와 한 쪽에서 대를 잡힌다. 마당에 제물상을 하나 차리고 그 옆에서 대잡이가 대를 잡으면 무녀의 축원과 빠른 악기의 반주 소리에 대가 흔들리고 신이 내리면 그때부터 대를 앞세우고 제물상을 들려 도당을 중심으로 산허리를 한 바퀴 돌아온다. 중간 중간에 상을 내려놓고 축원을 하며 마을을 위해준다.
16 뒷전: 도당굿의 마지막 절차로 온갖 잡귀를 풀어먹이는 거리이다. 끝에 술과 음식을 조금씩 버리고 이어서 칼을 던진다. 이때에 칼끝이 바깥쪽을 향해야 된다. 이것은 잡귀와 모든 부정한 것이 밖으로 나갔다는 의미이다.
이 뒷전거리를 마지막으로 봉화산도당굿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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