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할미 이야기

동짓날과 크리스마스

愚悟 2013. 12. 19. 00:00

동짓날과 크리스마스

 

 

 

 

24절기 중 동지는 한해를 마무리 하는 마지막 절기이면서 다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는 때라고 여겨 예로부터 중요한 날로 삼았다.

우리 조상들은 음양관에 의해 동지는 낮이 짧고 밤이 가장 긴 탓으로 음陰이 극에 도달한 날로 여겼다. 그리고 동지를 지나면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여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다시 말하면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받아들였다.

 

이렇게 일 년 중, 해가 가장 짧아졌다 동지를 기점으로 해가 다시 길어지는 것은 해가 다시 부활한 것으로 여겨 동짓날을 새해 첫날로 삼아 작은설이라는 뜻으로 아세亞歲라고 불렀다.

이런 관계로 동짓달을 일 년 열두 달 중 태양이 다시 부활한 달이기에 자축하는 의미로 동짓날에 천제를 드리고 해를 맞이하는 굿을 하는 것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 설화는 바로 동짓날이 배경이 된 이야기로 무교의 마지굿을 비롯하여 년 초에 온 국민이 열광하는 해맞이의 기원이 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렇게 동짓날은 낮이 짧고 밤이 가장 길었기에 태양이 정기를 잃었다고 생각하여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민족들이 태양의 부활을 기원하는 축제를 벌였다는 기록이 있다.

 

먼저 로마에서는 세터날리아(Saturnalia)라고 불리는 토속 종교 축제를 12월7일부터 24일까지 벌였다. 이 기간에 축제를 벌이는 이유는 잃어가는 태양의 정기를 회복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축제가 끝난 12월 25일부터 다시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터날리아> 축제가 끝난 다음날인 12월 25일은 고대 로마 달력으로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은 우리의 동짓날이라는 것이다.

 

유럽인들은 겨울 중 가장 어두운 날에 빛과 생명의 탄생을 기리는 축제를 열었다.

이 축제를 <율>이라고 하는데, 12월 21일 동지 무렵에 12일 동안 꺼지지 않고 탈 수 있는 가장 큰 통나무를 집으로 끌고 와 불을 지폈다.

이 통나무의 불꽃은 태양을 대신한 것으로 온 마을을 비춰주며 활활 타는 동안 마을에서는 긴 겨울 탓에 풀이 부족하여 기를 수 없는 가축을 잡아 큰 잔치를 벌였다.

 

또 독일을 비롯한 북유럽에서는 <오딘>이라는 신이 축제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독일인은 <오딘>이 밤에 내뿜는 불빛에 의하여 이듬해 농사가 결정된다고 믿었기 때문으로 오딘이 내뿜는 불빛은 바로 다음해 태양의 일조량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인 남반구에 위치한 페루의 잉카에서는 북반구의 동짓날이 그들에게는 일 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태양이 자기들의 마리 바로 위에 와 있음을 경축하는 제사를 하늘의 도시라는 ‘미추픽추’에서 지낸다.

 

우리의 소도와 같은 곳인 ‘미추픽추’에는 태양을 묶는 기둥이란 뜻을 가진 ‘인티와나타’라는 돌기둥이 있다. 그들은 이 돌기둥에 태양을 묶어 영원히 자기들 머리 위에 있어 줄 것을 기대하면서 제사를 드렸다.

이렇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낮의 시간이 짧아지는 것은 바로 태양이 정기를 잃었다고 생각하였으며, 그런 현상을 인간들은 재앙으로 여겼다.

 

그러기에 인간들은 태양의 본성을 회복하기 위한 기원의 의미가 담긴 축제와 더불어 태양이 다시 본성을 되찾은 것에 대한 감사의 축제를 벌였던 것이다.

 

 

본성을 되찾는 다는 것은 낮의 길이가 다시 길어지는 것으로 밤이 짧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당시 밤이 길고 낮이 짧은 것을 태양이 정情을 잃었다고 본 것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 설화도 역시 태양의 본성本性대로 낮이 길어지고 밤이 짧아지기를 원하였기에 신라 ‘아달라왕’이 영일현에서 해맞이 제사를 올린 것이다. 영일현迎日縣이라는 뜻도 태양을 맞이하여 매달았다는 뜻이다.

 

동짓날과 예수의 탄생일로 여기는 크리스마스는 3일 간격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일이 아니다.

12월 25일은 바로 미트라교에서 태양이 부활한 것을 감사하기 위한 축제의 날이다.

12월 22일 동지에 일어나는 자연현상으로 하지에서 동지로 가면서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추워진다. 북반구에서 관찰하면 태양은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점점 작아지고 빛은 약해지는 것이다,

동지가 가까워지면서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시들어 가는 작물들을 보고 인간들은 바로 태양의 죽음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또 태양이 하지를 지나고 6개월 동안 계속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12월 22일 동지가 되면 가장 낮은 지점에 위치하므로 태양이 가장 작아진 것처럼 보인다.

이때부터 사흘 동안(22일, 23일, 24일) 남쪽으로 이동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 즉, 태양의 죽음이다.

정지된 사흘 동안 태양은 ‘남쪽 십자별자리(Southen Cross 또는 Crux) 에 머문다.

이렇게 3일 동안 태양이 움직이지 않고 십자별자리에 멈춰있는 시기를 기독교에서 예수가 십자가에 목 박혀 죽은 것으로 이야기 한다.

 

이후 12월 25일이 되면 낮 시간이 증가하며 온기가 느껴지고 봄을 예기하며 태양은 북쪽으로 1도씩 이동한다.

다시 정리하면 태양은 남쪽 십자별자리에서 3일 동안 죽은 상태에서 머무르다 3일 후인 25일 다시 부활하여 승천하는 것을, 기독교에서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후 3일 후 부활하는 것으로 바꿨다.

십자가에 못 박힘, 3일 간의 죽음 후 부활 이라는 동일한 콘셉트는 서양 신화에 전해지는 많은 구세주들의 공통점이다.

 

여기서 태양이 다시 북쪽으로 1도씩 이동하면서 봄으로 오는 것을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구원’이라 부른다. 기독교에서는 빛을 구원으로, 어둠은 악마를 의미한다.

하지만 기독교에서 춘분 또는 부활절이 오기 전까지 태양의 부활을 축하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춘분이 지나야 낮이 밤의 길이보다 길어지면서 어둠의 악마를 물리쳤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둠의 악마를 물리치고 다시 봄이 올 수 있는 조건을 다시 부흥시킨 것을 감사하는 의식이 바로 부활절이다. 부활절을 춘분이 지난 후 첫 번째 보름달이 뜬 다음에 오는 일요일로 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기 밤하늘에 뜨는 동쪽의 밝은 별 ‘시리우스’는 밤하늘의 가장 밝은 별로 12월 24일 오리온자리의 밝은 별 3개와 일직선을 이룬다.

오리온자리 별 3개는 세 명의 왕 이라고 여긴다.

12월 25일이 되면, 세 명의 왕과 가장 밝은 ‘시리우스’는 모두 태양이 뜨는 위치를 향한다.

세 명의 왕, 즉 오리온자리는 일출(태양의 탄생)을 가르치기 위하여 시리우스 뒤를 따른다.

이때가 바로 미트라교에서 태양의 부활을 축하는 축제가 열린다.

이것을 기독교에서 받아들여 12월 25일, 태양이 부활하는 시기에 맞춰 예수가 탄생한 날이라고 기독교에서는 정하였다.

 

요즘 세간에는 2012년 지구 대변혁설이 난무하다.

마야의 장기력에 의하여 많은 예언자들이 2012년 12월 21일을 지구의 대변혁이 일어나는 시점으로 잡고 있다.

마야력은 5번의 대주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한 주기가 5,125년으로, 2012년 12월 21일은 마야력에 의한 마지막 제5번째 태양주기가 끝나는 날이다.

과연 2012년 12월 21일이 지나 태양이 은하계의 중심과 일직선을 이루는 동짓날에 지구가 어떠한 변화를 나타낼지 기대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