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창 칼럼

신 내림굿이란 명칭에 대하여...

愚悟 2018. 10. 1. 12:43

신 내림굿이란 명칭에 대하여...

 

무당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꼭 내림굿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내림굿을 하지 않고도 활동하는 무당들이 많이 있다. 소위 무불통신(無祓通神)이라고 이야기 한다. 즉 신 내림굿이란 의식을 그치지 않고 신과 통신을 하여 무당이 되었다는 말이다. 이 무불통신도 무당이 기도를 할 때 신과 통신 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명칭이었지만 지금은 혼자 무당이 된 사람을 일컫는 말이 되어 버렸다.

필자는 내림굿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저렇게 힘들게 뛰어야만 신이 오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입에 단내가 나고 종아리에 쥐가 날 때까지 뛰어야만 신들이 내려오는가?

삼산을 돌면서 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통신을 못했는데, 내림굿 현장에서는 신이 내릴 수 있을까? 왜 수 천만 원을 주고 내리지도 않는 신을 받아 무당이 되겠다고 싸서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신을 내림받았다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신이 솟구쳤다는 말을 사용했다. 또 내림굿이란 용어 대신 천하세품이라고 하여 천하솟음 · 길솟음 · 재솟음이라 했다. 이렇게 세 번의 의식을 통하여 완전한 무당이 탄생된다고 하였다. 이런 기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 내림굿이라 부르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세습무들이 사용하던 용어가 아닌가 한다.

 

세습무들이 자식들에게 무업을 물려주기 위하여 시작한 의식이 내림굿이 아닌가 한다. 즉 부모의 단골판을 물려받기 위하여 단골들에게 믿음을 주고 내 뒤를 이어 자식이 단골판을 이어받는다는 알림이 바로 내림굿이 아닌가 한다. 내림굿을 통하여 단골로서 자격이 부여되고 마을주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내림굿이 강신무들 사이에 전파되고 또 세습무들의 관습대로 신 내림을 해준 무당을 신어머니로 모시게 되는 것이다.

 

그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 내림굿이란 용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 내림굿이란 신을 내려준다는 의미로 대부분 하늘에서 신을 내려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 지금의 잘못된 내림굿으로 모두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되는 것이다.

신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내 머리 속에서 솟구쳐 올라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민족경전인 삼일신고 신훈편에 <자성구자 강재이뇌自性求子 降在以腦>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신은 하늘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내 뇌 속에 자리 잡고 계시니 스스로 본성을 일으키고 깨우쳐서 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본성을 깨우치면 뇌 속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신()인 것이다.

그럼 내림굿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민족경전에 전계(佺戒)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완전한 사람이 받는 계명이라고 한다. 즉 전계(佺戒)란 완전한 사람이 받는 계명 또는 신선이 되기 위한 계명, 또는 신선이 내려 준 계율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또 조심하고 주의하며 고쳐서 회개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전계의식(全戒儀式)이란 명칭이 신 내림굿 명칭보다 훨씬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

 

전계의식(全戒儀式)이란 명칭은 민족경전인 삼일신고와 참전계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무교의 정체성과 품격을 나타내는 명칭이다. 또 전계의식의 근본은 일신강충(一神降衷)으로 본성(本性)을 발현하여 스스로 본성을 영성(靈性)으로 높여가는 것이므로 민족종교의 사제로서 무당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세이며 사명인 것이다. 이렇게 신 내림굿의 명칭을 전계의식(全戒儀式)으로 바꾸면 완전한 인간 또는 신선이 되기 위한 의식이라는 뜻이 되어 무당이 된 후 마음가짐과 자세가 지금보다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